아주짧은영화평/2004년 아짧평

[프리키 프라이데이] - 짜증을 잠시나마 잊을 수 있게 해준...

쭈니-1 2009. 12. 10. 17:33

 



테스(제이미 리 커티스)와 애나(린제이 로한)는 눈만 뜨면 서로 티격태격하기 바쁜 모녀지간입니다. 모녀라는 사실이 믿기지 않을 정도로 닮은 점이라고는 전혀 없는 이 두사람은 급기야 테스의 재혼 리허설날과 애나의 락그룹 오디션날이 겹치는 바람에 크게 싸웁니다. 그러자 놀라운 일이 일어납니다. 테스와 애나의 몸이 서로 뒤바뀐 것이죠. 이제 테스는 애나가 되어 고달픈 학교생활과 10대 사춘기 소녀의 사랑 고민을 맛보게되고, 애나는 테스가 되어 끊임없이 울리는 전화와 자신에게만 매달리는 환자들 앞에서 정신과 의사의 수행을 훌륭하게 해내야 합니다. 이제 테스의 재혼일이 다가오고 그 전에 두 사람은 이 수수께끼와도 같은 일을 원상태로 돌려놔야 합니다. 언제나 그렇듯이 서로 이해하기만하면 되는 것이죠. 하지만 그건 그리 쉬운 일이 아닙니다.
[프리키 프라이데이]는 상대방과 몸이 서로 뒤바뀌며 일어나는 에피소드를 통해 영화적 재미와 메세지를 전달하려는 영화입니다. 솔직히 이런 류의 이야기는 역사가 깁니다. 우리가 잘 알고 있는 동화 '왕자와 거지'가 그 원조라고 할 수 있겠군요. 제 기억에는 이반 라이트만 감독, 케빈 클라인 주연의 [데이브]가 가장 완벽하게 '왕자와 거지'이야기를 현대판으로 각색하였으며, 바람둥이가 여자의 몸으로 환생하여 벌어지는 소동을 그린 알렌 바킨 주연의 [스위치]도 '왕자와 거지'에서 파생되었다고 할 수 있으며 정준, 김소연 주연의 우리 영화 [체인지]도  그런 류의 영화중에선 대표격이죠.
단지 [프리키 프라이데이]는 이 '왕자와 거지'이야기에 엄마와 딸의 이야기를 끼워놓습니다. 그리고 그러한 익숙함 속엔 제이미 리 커티스라는 늙었지만 귀여운 ([트루 라이즈]에서의 그녀는 그 누구보다도 귀여웠습니다.) 중년 아줌마와 린제이 로한이라는 신선한 느낌의 젊은 배우를 전면으로 내세워 새로운 재미를 안겨줍니다. 그 결과 이 영화는 2시간동안 충분히 웃고 즐길만한 영화가 되었습니다. 게다가 [스쿨 오브 락]처럼 락 음악이 양념 역활까지 해주니 보고 즐기며 마음속에 쌓인 짜증을 잠시나마 잊을 수 있게 해줍니다.  
단지 이런 류의 영화가 그렇듯이 짜증을 잠시나마 잊을 수 있게 해줄수는 있을지언정 짜증을 완전히 날리게 할 수는 없다는 것이 문제이죠. 하긴 짜증을 잠시라도 잊을 수 있게 하는 것도 대단한 일이죠. 최소한 [못말리는 이혼녀]나 [아메리칸 러브홀릭]처럼 오히려 짜증을 가증시키지는 않았으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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