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짧은영화평/2004년 아짧평

[내츄럴 시티] - 이 영화에는 없는 세가지, 그러나 이 영화에 있는 한가지.

쭈니-1 2009. 12. 10. 17:18

 



[내츄럴 시티]엔 세가지가 없습니다.
첫번째는 블럭버스터를 이끌어나갈 스타가 없습니다. 유지태, 서린, 이재은, 윤찬, 정두홍이 이 영화에 출연한 주요 배우들입니다. 하지만 유지태, 이재은은 블럭버스터를 이끌어나가기엔 힘이 부족해 보이고, 서린, 윤찬은 신예에 불과합니다. 정두홍은 무술 감독으로는 유명하지만 배우로는 아직 초보에 불과합니다. 간혹 우리나라의 블럭버스터 영화들을 보면 제작비를 아끼기 위해서인지 스타급 배우보다 신예급 배우로 채우는 경우가 많습니다. 물론 영화만 좋다면 신예급 배우이건, 스타급 배우이건, 큰 문제가 없지만 아직 한국형 블럭버스터들이 우리 관객에게 그리 신임을 얻지 못한 상황에서는 스타급 배우들로 관객의 시선을 잡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헐리우드 블럭버스터들이 배우 캐스팅으로 제작비의 거의 절반을 쓰는 것은 그만큼 스타급 배우의 캐스팅이 흥행에 민감할 수 밖에 없는 블럭버스터 영화의 안정된 흥행을 이끌어내기 때문일 겁니다.
두번째는 새로움이 없습니다. 한국형 블럭버스터의 가장 큰 문제는 전혀 한국적이지 못하다는데 있습니다. 우리의 분단 현실을 블럭버스터로 재생산해낸 [쉬리]와 반일 감정을 블럭버스터로 만들어낸 [2009 로스트 메모리즈]가 흥행에 성공했던 것은 그 영화들이 헐리우드는 만들어낼 수 없는 한국이기에 가능한 새로운 스토리를 구축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내츄럴 시티]는 전혀 그러한 새로움을 구축하지 못합니다. 이 영화가 개봉하기전부터 비교 대상이었던 [블레이드 러너]때문에 결국 이 영화는 헐리우드의 아류작이라는 평가를 받아야만 했습니다.
세번째는 캐릭터가 없습니다. 이 영화의 캐릭터는 무척이나 단선적입니다. 영화의 주인공인 R(유지태)은 사이보그인 (리아)의 사랑만이 이 세상의 모든 것입니다. 이유는 필요없습니다. 단지 사랑하기 때문입니다. MP인 노마(윤찬)은 사이보그에게서 도시를 구하는 것이 유일한 삶의 목표이고, 싸이퍼(정두홍)는 모조건사람을 삶의 목표처럼 보입니다. 이 영화의 캐릭터들은 단 한가지만 알고 있습니다. 그것이 없다면 그들은 살아갈 가치가 없다는 듯이 죽기살기로 매달립니다. 그렇기에 이 영화의 캐릭터들이 비장하다고는 하지만 현실적일 수 없으며 현실적이지 못한 캐릭터는 결국 관객이 영화속에 몰입하는데 어느정도의 한계를 안겨줍니다.
하지만 이 영화는 한가지가 있습니다. 그것은 진일보된 특수효과입니다. 그동안 우리 영화가 만들어낸 SF 영화중에서 이 영화는 가장 진일보된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비록 헐리우드 영화와 비교해서는 한참이나 미흡하기는 하지만 1년전 만들어진 [예스터 데이]와 비교한다면 엄청난 발전을 이루어낸 셈입니다.
그렇기때문에 전 이 영화가 좋습니다. 코미디 영화 일색인 우리 영화에서 SF 장르는 결국 위험한 장르일 수밖에 없습니다. 제작비도 많이 들고, 관객들도 어설픈 SF 영화보다는 확실하게 웃기는 코미디 영화를 더 좋아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누군가 SF 영화를 시도하지 않는다면 우리 영화는 코미디 영화에 파묻혀 공멸할지도 모릅니다. 결국 누군가는 위험을 무릅쓰고 SF 영화를 만들어야 하는 겁니다. 그것을 민병천 감독이 해내고 있습니다. [유령]에 이어 [내츄럴 시티]까지... 비록 흥행에 성공하지 못해서 민병천 감독의 입지가 더욱 좁아지긴 했지만 전 믿습니다. 이러한 실패들이 언젠가는 헐리우드를 뛰어넘는 어마어마한 성공을 가져올 수 있으리라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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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피의꿈
난 이 영화 포스터를 만든사람이 너무 궁금해...대단한 사람 같거든. 내용이고 흥행을 떠나서 포스터만으로 영화를 보고싶게 하거든. 물론 졸면서 볼정도로 실망스러웠지만...  2004/01/14   
쭈니 넌 요즘 무슨 영화를 봐도 졸잖아.
이 잠꾸러기야~
 2004/01/14   
꼬마천사
구피의꿈님의 말씀처럼 이 영화는 포스터나 예고편만으로는 너무나도 보고 싶은 영화였습니다. 그래서 봤죠. 저두 한가지는 좋았습니다. 특수효과면에서는 정말 발전을 많이 했더군요. 영상은 죽이는데 반해 내용은 도대체 관객을 끌여들이는 맛이 없는것 같더군요. 스토리만 좋았더라면, 세계적으로 성공할만한 영화였던것 같네요..정말 아쉬운 영화에요.  2005/04/03   
쭈니 우리 영화의 숙제는 이제 참신한 아이디어의 발굴입니다. 기술력은 어느정도 수준에 올라갔지만 아직 아이디어는 헐리우드 따라가기에 급급하죠. 그런 수준이라면 영원히 우리 블럭버스터는 성공하기 어려울 겁니다. 그것이 안타까운 영화였습니다.  2005/04/05   
엘잠
세간에선 '뇌출혈 시티'라고들 했죠. ㅎㅎㅎㅎ  2007/11/06   
쭈니 네 기억나네요. 뇌출혈 시티... ^^  2008/02/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