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짧은영화평/2004년 아짧평

[노보] - [메멘토]의 프랑스 버전???

쭈니-1 2009. 12. 10. 17:18

 



단기 기억 상실증... 이 특이한 소재만으로도 [노보]는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메멘토]와 비교됩니다.
하지만 [노보]는 [메멘토]만큼 심각하지도 않고, 관객과의 게임을 즐기지도 않습니다. 장 피에르 리모쟁 감독은 단기 기억 상실증을 단지 한 남자가 진실한 사랑을 찾아가는 과정을 위한 단계쯤으로 생각합니다.
그렇기에 이 영화는 의외로 경쾌하고 유쾌합니다. 그래함을 이 지경으로 만든 그래함의 친구 프레드와 그래함의 단기 기억 상실증을 이용해서 자신의 성적 욕구을 채우는 직장 상사 사빈느에 대한 그래함의 복수조차도 없습니다. 오히려 그래함은 프레드와 부적절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자신의 부인에게 결별을 선언함으로써 과거에 대한 자유를 선택합니다. 그래함에겐 [메멘토]의 레너드와는 달리 과거에 대한 집착이 없었던 겁니다. 과거에 대한 집착을 벗어던지고 새롭게 획득한 이렌느와의 사랑이 마냥 즐겁기만 할 뿐입니다.
그래함과 이렌느의 사랑은 요즘 유럽 영화의 추세대로 과감한 성기 노출을 시도하며 영화적 재미를 안겨주는 동시에 이 영화를 밝게 만듭니다. 결국 이 영화의 가장 큰 재미는 특별한 사랑 이야기입니다. 단기 기억 상실증이라는 특이한 소재를 사랑이라는 단순한 결말로 이끌어가는 리모쟁 감독의 상상력이 놀라울 따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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