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짧은영화평/2003년 아짧평

[거울속으로] - 독창적인 화면, 하지만 구태의연한 구성.

쭈니-1 2009. 12. 10. 17:01

 



거울을 공포의 대상으로 삼은 [거울속으로]는 지난 여름에 개봉된 공포 영화중에서 가장 독창적인 영화로 평가받은 영화입니다. 이 영화가 내세운 거울에 의한 공포는 [여고괴담 두번째 이야기]에 출연했던 이영진이 거울에 의해 살해되는 오프닝씬에서 그 위력을 발휘합니다. 솔직히 이 장면만으로도 [거울속으로]는 한국적 공포 영화의 품격을 한단계 올려놓은 영화로 평가받을만합니다.
하지만 [거울속으로]는 영화가 진행되면 될수록 거울을 이용한 공포라는 독특한 아이디어는 점차 빛을 잃어가며 어디에서 많이 본듯한 장면과 스토리가 펼쳐집니다. 억울한 죽음에 대한 원혼의 복수라는 전체적인 스토리 라인은 안병기 감독의 [가위]와 비슷했으며 첫번째 반전(원혼의 근원이 밝혀지는...)은 역시 안병기 감독의 공포 영화인 [폰]과 비슷했습니다. 두번째 반전(원혼의 억울한 과거에 대한...)에 의한 진짜 악역이 밝혀지는 장면 역시 [가위]와 [폰]을 짬뽕한 듯한 인상을 풍깁니다. 마지막 반전(사건이 모두 해결된후 영민에 대한...)은 반전으로 유명한 [식스센스]와 [디아더스]와 비슷합니다.
이렇듯 독창적인 아이디어에서 시작한 이 영화는 다른 공포 영화에서 이미 차용한 스토리 라인을 쫓아감으로써 아이디어에 의한 신선함을 반감시키고 맙니다. 게다가 반전이라는 것이 마지막 반전을 제외하곤 쉽게 관객에게 노출되어 아쉬움을 안깁니다. (그나마 마지막 반전이 있었기에 스릴러 영화로는 최악의 점수를 면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영화적 구성과 스토리의 단점에도 불구하고 [거울속으로]는 지난 여름의 평론가들의 호의적인 평가가 인정될만큼 수작임에는 분명합니다. 김성호 감독은 스릴러적인 요소에서는 합격점을 받지 못했으나 거울을 이용하여 섬뜩하면서도 아름다운 공포을 그려내는 솜씨만은 정말 예사롭지 않습니다.
아직 지난 여름에 개봉된 공포 영화를 전부 보지는 못했지만 [장화, 홍련]과 [거울속으로]를 본 후의 제 느낌은 확실히 우리나라의 공포 영화들이 진화되고 있다는 겁니다. 3년전 [찍히면 죽는다], [해변으로 가다]등으로 무조건 헐리우드의 슬래셔 무비를 뒤쫓으며 시작된 한국적 공포 영화의 부활은 [가위], [폰]등을 통해 좀더 한국적으로 변모되더니, [장화, 홍련]과 [거울속으로]를 통해 이젠 공포뿐만 아니라 아름다움과 슬픔이라는 감정을 공포 영화속에 삽입시키는 놀라운 발전을 보여준 겁니다.
아직 [여고괴담 3 : 여우계단], [4인용 식탁], [아카시아]등 올해 개봉된 공포 영화들은 수두룩 합니다. 과연 이 영화들도 한국적 공포 영화의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줄 것인지... 정말 기대가 되는 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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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
제가 본 영화네요. 우선 소재의 참신함을 잘살리지 못한 아쉬움.
이것이 맘에 계속 걸리고 있습니다.
물론 나름대로의 재미는 있으니 결말로 치닿을수록
연출이 부실해지며 뻔해집니다. 반전의묘미는 있으나
이것도 사실 예상이 가능한 수위라서 아쉽네요.(복선이.너무 많아서;;)
하지만 분명 쭈니님 말씀데로 엄청난 발전을 해가고 있네요.
장화홍련도 그랬고.
아 그리구요. 4인용은 별로입니다....
정말..안잔것이 기적인 영화였습니다...
 2003/11/26   
쭈니
아직 [4인용식탁]과 [여고괴담 3]는 못봤답니다.
상당히 기대한 영화인데 왠지 보기가 두렵네요.
무서워서가 아니라 재미없을까봐... -.-
 2003/11/27   
꼬마천사
집에서 불끄고 혼자 보기는 좋아요...영화가 끝나기전에는 혼자 화장실 못갑니다. 그러나 영화가 끝나고 나면...별로 무서웠다는 생각이 안들어요. 마지막까지 아련하게 공포가 남아서 한동안 화장실 못가게 만드는 그럼 결말이었더라면 더 좋았을 뻔 했어요.  2005/04/03   
쭈니 우리 공포 영화의 특징이죠. 왜 우리 공포는 자꾸 슬픔이라는 감정을 공포속에 넣으려할까요? 그냥 공포 그 자체만으로도 족할텐데...  2005/04/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