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들리 스콧 감독... 니콜라스 케이지 주연... 이 두사람의 이름만 보더라도 문득 떠오르는 것은 엄청난 제작비가 투여된 헐리우드 블럭버스터입니다. 그도 그럴것이 리들리 스콧 감독의 최근 연출작들이 [글레디에이터], [한니발], [블랙 호크 다운]처럼 흥행에 성공한 블럭버스터들이며, 니콜라스 케이지 역시 [어댑테이션], [코렐리의 만돌린]처럼 규모가 작은 영화보다는 [더 록], [페이스 오프], [콘 에어], [식스티 세컨즈], [윈드토커]처럼 규모가 큰 영화로 제 기억에 더 선명하게 남아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이 두사람이 조우한 영화는 의외로 규모가 작은 소품입니다. [매치스틱 맨]은 헐리우드의 블럭버스터와는 거리가 먼 드라마일 뿐인 겁니다.
[매치스틱 맨]을 보며 가장 먼저 생각난 영화는 니콜라스 케이지의 또다른 소품 [패밀리 맨]입니다. 저는 이런 대책없이 착한 영화에 알레르기 반응이 있는 편이라서 [패밀리 맨]을 재미있게 보지는 못했습니다. 하지만 [매치스틱 맨]은 [패밀리 맨]과 비슷하면서도 [패밀리 맨]과는 다른 영화적 재미를 추구합니다. [매치스틱 맨]은 [패밀리 맨]처럼 착한 영화이기는 하지만 그 착함을 영화적 재미로 관객앞에 내미는 순진한 영화는 아닙니다. [매치스틱 맨]은 사기꾼들을 주인공으로 내세움으로써 마치 범죄 스릴러를 보는 듯이 서로 속이고 속는 두뇌 게임을 관객에게 제시하고 그 속에서 영화적인 재미를 추구합니다. 하지만 영화의 마지막엔 착한 영화답게 착한 마무리를 함으로써 착한 영화의 본질만은 잃지않는 영화입니다.
그만큼 [매치스틱 맨]은 영리한 영화입니다. 오랜 기간동안 헐리우드의 명감독으로 자리잡고 있는 리들리 스콧 감독은 그의 노련함을 이 작은 영화에서도 유감없이 발휘합니다. 흥미진진한 범죄 스릴러를 보듯이 이 영화의 재미를 쫓아가다보면 어느새 착한 엔딩을 맞이하게 되며 아무리 착한 영화에 알레르기 반응이 있는 저같은 관객일지라도 범죄 스릴러의 영화적 재미에 빠져 착한 엔딩을 별 무리없이 받아들이게 되는 겁니다.
솔직히 이 영화의 반전은 미리 눈치를 채는 바람에 조금 김이 새버렸지만 범죄 스릴러적인 재미를 쫓다가 만난 착한 엔딩은 제게 꽤 감동을 전해줬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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