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짧은영화평/2003년 아짧평

[세크리터리] - 남들과 다르다고해서 사랑이 아닌 것은 아니다.

쭈니-1 2009. 12. 10. 16:55

 



TV의 영화 소개 프로그램에서 [세크리터리]를 보았을때 정말 특이한 영화라고 생각했습니다. 자기 자신을 자해하면서 마음의 안정을 찾는 리(매기 길렌할)와 그런 리의 엉덩이를 때리며 성적인 쾌감을 느끼는 그레이(제임스 스페이더). 이 두사람의 색다른 로맨스는 분명 이 영화가 다른 로맨틱 코미디와는 완전히 다른 영화임을 보여줬습니다.
하지만 저는 이 영화가 사랑 이야기일 것이라는 생각은 하지 않았습니다. 왜냐하면 제가 보기엔 사랑하는 사람에게 고통과 상처를 주며 성적 쾌감을 느끼는 사디즘과 정신적으로 신체적으로 학대를 받으면서 성적 만족감을 느끼는 마조히즘이 사랑이라고는 느껴지지 않았으니까요. 일반적으로 우린 그런 성적 취향을 변태라는 말로 일축하며 그건 사랑이 아니라고 생각하며 살았습니다. 실제로 마조히즘과 사디즘을 소재로 한 장선우 감독의 [거짓말]을 보며 영화적인 재미보다는 역겨움만 느낀 것은 마조히즘과 사디즘에 대한 제 선입견과 상당 부분 맞물려 있었던 겁니다.
그러나 이 영화를 보기 시작한 순간 제가 변태라 부르는 그러한 행위들을 거리낌없이 자행하는 리와 그레이에게 사랑을 발견했습니다. 자신의 내면적 불안을 마조히즘으로 해소하는 리와 소심함과 외로움을 사디즘으로 분출하는 그레이가 서로를 상호보완하며 진정한 사랑을 이루어나가는 과정을 이 영화는 선정적인 장면보다는 두 캐릭터의 내면적 변화에 촛점을 맞춤으로써 변태에 대한 선입견을 없앴습니다. [거짓말]이 우리 영화 최초로 체모를 드러내는 등 선정적인 장면으로 화면을 가득 채워 관객의 호기심에 기댄 것과 비교한다면 [세크리터리]는 올바른 선택을 한 셈입니다.
마지막에 리의 사랑이 시험대에 오르는 장면을 보며 이들의 사랑을 완벽하게 이해하지는 못했지만 그래도 변태는 사랑이 아니라는 제 선입견을 이 영화는 어느 정도 깨뜨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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