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짧은영화평/2003년 아짧평

[첫사랑 사수궐기대회] - 슬픈 코미디의 진수.

쭈니-1 2009. 12. 10. 16:54

 



1. 이 영화는 슬픔과 웃음이 공존하는 슬픈 코미디입니다. 곽재용 감독의 [엽기적인 그녀]에서부터 대중적인 인기를 얻은 후 [두사부일체], [색즉시공]의 흥행 성공으로 확실한 코미디 장르로 자리매김한 슬픈 코미디는 슬픔과 웃음이라는 상반된 감정을 하나의 영화속에 융합시킴으로써 코미디에 유난히 선호하는 관객의 취향에도 맞추고, 천편일률적인 코미디라는 비난도 벗어나는 이중 효과를 얻어냈습니다. 코미디 영화이면서 진지한척하는 이런 류의 슬픈 코미디를 저는 별로 좋아하지는 않지만 [첫사랑 사수궐기대회]는 정말로 유쾌했습니다. 아마도 이 영화속 슬픔이라는 것이 갑자기 불쑥 튀어나온 것이 아니라 처음부터 어느 정도의 암시가 되어 있었기 때문일겁니다.

2. 이 영화는 경상도 사투리 영화입니다. 곽경택 감독의 [친구]에서부터 불어닥치기 시작한 이 사투리 열풍을 이 영화는 적절히 이용합니다. 사랑이라면 물불안가리는 손태일(차태현)과 깡패보다 더욱 깡패같은 선생님 주영달(유동근)의 걸쭉한 경상도 사투리는 이 영화의 재미를 더욱 풍성하게 했습니다. 하지만 서울 토박이인 저는 이 영화의 상당 부분을 제대로 알아듣지 못했습니다. 이 좁은 땅덩어리에서 어떻게 저렇게 다른 말들이 생겨난 것인지... 앞으로 사투리가 영화에 나올땐 자막이라도 나와야 하지 않을까요??? ^^;

3. 차태현은 '왜 연기 변신을 하지 않느냐?'는 한 기자의 질문에 '관객들이 제 코미디 연기를 좋아하고 저 역시 코미디 연기에 자신이 있기에 굳이 무리해서 연기 변신을 할 필요성을 못느낀다'라고 말했습니다. 저는 지금까지 연기변신을 하지 않고 정체된 이미지속에 갇혀있는 배우들을 비난하고 우려해 왔습니다. 하지만 차태현 만큼은 아직은 코미디 영화에 그가 있는 것이 휠씬 좋다고 생각합니다. 이유는 저도 모릅니다. 하지만 차태현이 나오는 코미디 영화는 언제나 믿음이 가고, 그가 만약 연기 변신을 하면 그 영화가 보기 싫을 것 같은 느낌이 듭니다.

4. 차태현의 고정된 이미지와는 반대로 손예진은 이 영화에서 나름대로 연기 변신을 이루었습니다. 언제나 착하고 얌전한 역만 맡더니만 이 영화에선 당당한 신세대 여성을 연기해서 너무 좋았습니다. 특히 손예진의 비키니 수영복이 돋보이는 수영장씬... 이 장면을 보며 나만의 배우 순위에서 손예진의 순위가 팍팍 올랐답니다. ^^;

오랜만에 본 비디오... 그리고 오랜만에 유쾌하게 웃은 코미디... 우리 아들 웅이의 방해 공작으로 그리 집중해서 영화를 보지는 못했지만 그래도 나름대로 최근에 본 영화중에서 가장 재밌게 본 영화였습니다. 앞으로도 웅이의 방해를 물리치고 꿋꿋히 영화를 보겠습니다. 음하하하~ (철없는 아빠 쭈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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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피의꿈
개봉 당시 워낙 유치해 보이는 포스터 때문에 보고 싶지 않았는데 비디오로 보니 조금 후회스럽더군요. 그냥 극장에서 봐줄걸 하는 아쉬움이...오프닝 애니매이션이 너무 사랑스러워 잊혀지지 않습니다.  2003/10/16   
쭈니
그 애니메이션을 보니 니 모습이 떠올라서...
아기에게 젖을 주는 엄마의 모습은 얼마나 성스러운지... ^^
 2003/10/16   
미니로
그러게요. 포스터가 워낙 유치했었죠.  2003/10/18   
쭈니 차태현의 파머머리...
차태현은 그걸 변신이라고 하더군요.
뭐 제가 보기엔 유치하긴 했어도 재미있어 보이긴 했지만... ^^;
 2003/10/18   
꼬마천사
저는 극장에서 봤는데...주말이라 사람이 많더라구요. 별 기대 없이 봤는데..첨부터 뒤집어졌습니다. 특히 차태현이 배위에서 선생님께 하는말에서 정말 많이 웃었어요. 너무 웃으면서 영화를 봤더니 끝나고 불켜지는데 주위에서 사람들이 다 쳐다 보더라구요..전 코미디와 공포는 극장에서 사람 많을때 보거든요.
코미디는 같이 웃어서 더 웃을 수 있어서 좋고,
공포는 다른 사람들이 소리지르는 소리에 나도 놀래거든요. 그리고 음향이 죽이잖아요.,..^^
 2005/04/03   
쭈니 지금 케이블TV에서 이 영화를 해주네요. 와이프는 열심히 시청중입니다. 저는 열심히 꼬마천사님의 글에 답글을 달아주고 있고요. ^^  2005/04/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