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짧은영화평/2003년 아짧평

[냉정과 열정사이] - 가을에 어울리는 멜로 영화.

쭈니-1 2009. 12. 10. 16:53

 

 



[냉정과 열정사이]는 가을과 많이 닮아있는 영화입니다. 비록 이 영화의 계절적 배경은 언제나 봄이지만, 옛 사랑을 잊지못하고 방황하는 준세이(타케노우치 유타카)나, 사랑의 상처를 내면 깊숙히 감추고 거짓 행복속에 숨어버린 아오이(진혜림)의 모습은 스산한 바람속에서 외로움에 떨었던 예전 제 모습과 많이 닮아있습니다.
[냉정과 열정사이]... 이 영화는 작년부터 제 마음을 사로잡은 영화입니다. 왠지 슬픈 감정이 느껴지는 제목에서부터 이탈리아 피렌체, 밀라노의 매력적인 풍경, 그리고 엔야의 잊을 수 없는 선율까지... 이 영화의 짧은 예고편은 솔로로 한참 외로움에 청승을 떨고 있는 제 마음을 사로잡기에 충분했습니다.
전 이 영화를 제대로 보기위해 몇년만에 영화의 원작 소설을 샀으며 책속에 빠져서 마치 내가 준세이라도 되는 마냥 괜히 센티멘탈해지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그렇게 기대를 했건만 정작 영화는 1년이 지난 며칠전에서야 볼 수 있었습니다. 아마도 너무 기대가 커서 오히려 보는 것이 두려웠는지도 모릅니다.
암튼 이 영화의 개봉 소식을 듣고 그제서야 본 [냉정과 열정사이]는 이 가을에 너무나도 잘 어울린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매혹적인 멜로 영화였습니다. (저보다 이 영화를 먼저본 구피는 실망했다고 그러더군요. 아마도 가을이 아닌 다른 계절에 이 영화를 봐서 그런가 봅니다. ^^;) 예고편에서 봤던 그 매력적인 풍경과 음악 그리고 배우들의 매력까지... 이 영화는 그 모든 것을 고스란히 갖추고 있었습니다. (예고편보다 재미없는 영화들이 얼마나 많은지...)
하지만 이 영화에 실망한 부분은 영화가 소설과는 달리 '블루'와 '로소'로 나눠지지는 않았다는 겁니다. 원작소설은 남자 작가가 준세이의 이야기인 '블루'를 맡고, 여자 작가가 아오이의 이야기인 '로소'를 맡으며 각자 준세이와 아오이의 세밀한 내면과 일상을 잡아냈습니다. 결국 이 두 소설은 두권의 소설이 하나의 아름다운 사랑이야기가 되는 특이한 구성을 가지고 있는 겁니다.
하지만 이 영화는 두편으로 나눌 생각이 애초에 없었는지 '블루'와 '로소'를 하나의 영화에 합쳐버립니다. 결국 [냉정과 열정사이 2]가 있었어야 마땅한 영화를 하나의 영화로 만들어버린 겁니다. 그렇게 함으로써 스토리 전개가 스피드해지는 장점이 있기는 하지만 원작과는 달리 준세이와 아오이의 진솔한 내면과 일상에 대한 이야기는 많은 부분이 생략이 되었습니다.
그리고 이 영화는 원작과 달리 준세이와 아오이를 일찌감치 만나게 합니다. 원작에서 이 두사람의 만남이 마지막인 피렌체의 두오모에 가서야 이루어지는 것과는 달리 감독은 두사람을 영화 초반에 서로 마주보며 서게 만듭니다. 감독의 의도가 어떤지는 잘 모르지만 슬픈 사랑 매니아인 저로써는 이 두사람의 빠른 재회가 조금 아쉽더군요. 아슬아슬하게 스쳐지나가다가 마지막에 만남을 클라이막스로 배치했다면 더욱 좋았을텐데 하는 아쉬움이 듭니다.
그 외에도 이 영화는 원작의 상당 부분을 수정하였습니다. 그것은 아마도 소설과 영화의 어쩔수없는 차이일 겁니다. 하지만 이 영화가 원작에서 바꾸지 않은 것은 준세이와 아오이의 사랑 이야기이며 이 두사람을 10년이라는 세월속에 엮어놓은 진실한 약속의 힘입니다.
이 영화를 보고난 후 저는 구피에게 준세이와 아오이처럼 약속을 합니다. '돈벌면 꼭 피렌체의 두오모로 여행 가자.' 하지만 구피의 못미더운 표정... 저도 준세이처럼 아오이처럼 10년후쯤엔 이 약속을 지킬 수 있지 않을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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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피의꿈
작년 이맘때쯤에 컴으로 회사에서 본 것 같네요. '당신이 잠든 사이에'라는 영화에서 산드라 블록이 무척이나 가고싶어 하던 피렌체를 저 역시 무지무지 가고 싶었답니다. 이 영화를 보고나서 더욱 더 가고싶은 마음이 커진것을 신랑은 아는지...모르는지...  2003/10/16   
쭈니
알았어
10년만 기다려.
데려가줄께. ^^;
 2003/10/16   
투야
정말..이영화를 보며..얼마나 실망했던지..
지금도 일분문학을 좋아하지만..
일본 문학에 빠지게 된 계기를 만들어준 책이었습니다.
일본영화를 보게 만든 계기기도 했구요.
근데.. 우선.. 저같은 경우엔 로소에 너무 빠져..
아오이역에 진햬림이 나오자..그만..초반부터...
대실망을 하고야 말았답니다.
그리고 쥰세이의 여자친구로 나온 이름이 기억이 안나에..
여튼 그 여자도..너무... 미스여써여...ㅡㅡ;
그리고 그 이탈리아 친구!! 그 친구도 책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진 않지만..원체 책을 좋아했떤지라..
모든 배역에 캐스팅을 기대한 저로서는..
쥰세이 빼고 모두에게 실망했답니다!!
(아..쥰세이 복화 샘은 잘 어울렸네요.)
그리고 쭈니님 말처럼.. 분명 책으로만 봐선...
이 영환 블루와 로소로 나뉘어야 합니다.
그러나 그걸 무너뜨림으로써.. 책을 먼저 읽은 제겐
실망감을 너무 크게 줬어여~~ㅠ.ㅠ
그러나.. 책을 보며 꾸준히 상상하게 만든..
피렌체와 두오모를 볼수 있다는 것 만으로...
그리고 다케노우치 유타카를 발견한것 만으로..
어느정도...맘을 달랠 수 있었답니다.

이 영화는.. 역시나 원작과 영화 둘중 하나만 봐야 한다는
통념을 여지없이..그대로 실현시킨 그런영화랍니다..제게는.
 2006/06/07   
쭈니 저 역시 책이 재미있어서인지 영화는 솔직히 기대이하였습니다.
물론 그럼에도 불구하고 볼만은 했지만... ^^
 2006/06/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