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짧은영화평/2003년 아짧평

[데이비드 게일] - 당신은 사형제도를 지지하는가?

쭈니-1 2009. 12. 10. 16:44

 

 



간혹 영화가 쉽게 결론내릴 수 없는 문제에 대해서 관객에게 질문하곤 합니다. 생명 존중이라는 이름아래 여성의 삶을 구속하는 낙태는 정당한 것인가?, 혹은 정의라는 이름아래 합법적으로 치뤄지는 사형은 또다른 살인은 아닐까? 등등...
이러한 질문을 던지는 영화가 가져야 할 가장 중요한 미덕은 바로 중립성이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어느 한쪽의 의견에 치우치지 않고 그 중립적인 자세를 유지함으로써 관객에게 대답을 강요하며 유도하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생각하고 대답할 수 있는 시간을 마련해주는 것... 그러한 미덕이야말로 어려운 질문을 내포하는 있는 영화의 미덕이라고 생각하는 겁니다.
하지만 그것은 그리 쉬운 것이 아닙니다. 관객들은 주인공에게 쉽게 동화고, 그렇기에 주인공의 의견을 쉽게 수용하며, 자신 스스로 생각하는 것보다 주인공이 생각하는 정의를 믿고 따르게 되기 때문입니다. 그 대표적인 영화가 바로 [더 월]입니다. 낙태가 금지된 시대에 살았던 여성들이 그로인하여 얼마나 고통을 당했는지 보여주는 [더 월]은 관객에게 적극적으로 낙태의 정당함을 설명하며 설득하려합니다. 바로 반대편의 의견은 철저히 무시하고 말입니다.
그렇다면 [데이비드 게일]은??? 이 영화는 사형제도를 반대하는 데이비드 게일(케빈 스페이시)이 동료의 강간 살해법으로 체포되어 사형당하며 벌어지는 사건을 그린 영화입니다. 이 영화는 게일이 기자인 블룸(케이트 윈슬렛)과 사형전 마지막 인터뷰를 자청하고, 게일의 무죄를 믿는 블룸이 사건의 진상을 캐면서 범죄 스릴러의 외형도 갖추고 있습니다. 하지만 소재가 소재인 만큼 스릴러보다는 사형제도라는 민감한 사항에 대해서 이 영화가 어떠한 목소리를 가지고 있는지가 더욱 주목이 되는 영화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알란 파커감독은 사형제도라는 이 영화의 주제에 대해서 중립성을 원했던 것인지... 아니면 애초에 사형제도라는 주제보다는 범죄 스릴러가 가지고 있는 마지막 반전에 더 관심이 있었던 것인지... 영화가 후반으로 흐르면서 사형제도라는 주제는 점점 퇴색되고 사건의 진상과 마지막 반전에 집착합니다.
'당신은 사형제도를 지지하는가?' 결국 이 영화는 이러한 질문보다는 반전을 위한 반전을 통해서 영화가 끝나고나면 어리둥절한 느낌만을 전해줍니다. 케빈 스페이시의 그 뛰어난 연기에도 불구하고 말입니다. 그래서인지 이 영화가 끝나고나서도 이 영화가 제대로 던지지도 못한 질문인 '당신은 사형제도를 지지하는가?'라는 질문만이 찝찝하게 남아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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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
처절한 영화지요. 뭐..스릴러라고 하기에는 너무 뻔한 결말이어서.
차라리 심도있게 사형제도를 다루거나 스릴러로 밀어부치지..
약간 어정쩡한 이야기가 된거 같습니다.
하지만 그럭저럭 재밌게 봤습니다^^
 2003/08/31   
쭈니 네 저도요 그럭저럭 재미있게 봤습니다.
그런대 러닝 타임이 너무 길더군요.
1, 2부로 나누어 두번에 걸쳐서 봤다는...
요즘은 러닝타임이 2시간만 넘어도 왜그리 길어보이는지... ^^;
 2003/08/31   
남자
저도 담배를 대략 10개피는 핀거 같아요.
약간 루즈해 지는 경향이 자주 나오더군요.
불필요한 설명과 느릿한 전개..쩝.
뭐 100%라는 것은 없지만^^
 2003/09/01   
쭈니 ㅋㅋㅋ
알란 파커 감독의 영화가 약간 지루한 면이 있긴 하죠. ^^
 2003/09/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