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짧은영화평/2003년 아짧평

[금발이 너무해 2] - 이상과 현실사이에서...

쭈니-1 2009. 12. 10. 16:43

 

 



금발머리의 미녀는 머리가 텅비었다는 편견을 일시에 날려버리며 리즈 위더스푼을 단숨에 로맨틱 코미디의 여왕으로 등극시킨 [금발이 너무해]는 제겐 너무나도 유쾌한 영화였습니다. 단지 멍청한 금발이라는 이유만으로 애인에게 채이고, 애인을 되찾기위해 하버드 법대에 입학한 엉뚱하면서도 자기 자신에 대해서 자신만만한 엘 우즈(리즈 위더스푼)는 하버드 법대와 법조계의 편견을 이겨내고 일과 사랑에서 새로운 성공을 거둡니다.
[금발이 너무해 2]는 바로 이 시점에서 시작합니다. 이미 법조계의 스타로 등극한 그녀는 진급하여 자신의 사무실과 비서가 생겼으며, 1편에서 어렵게 이루어낸 새로운 사랑과 결혼을 앞둡니다. 이제 그녀는 더이상 좌충우돌할 필요가 없으며 세상의 편견에 힘겹게 싸울 필요도 없습니다. 다시 말해 이 상태대로라면 [금발이 너무해 2]는 존재할 수도 없는 상황인 겁니다. 하지만 속편을 위해서라면 용광로로 뛰어든 터미네이터마저도 끊임없이 재생산해내는 헐리우드에서 [금발이 너무해]의 속편을 위해 새로운 스토리를 생산해내는 것은 너무나도 쉬운 일입니다. 이제 엘 우즈는 변호사라는 직업을 버리고 국회라는 새로운 무대에서 정치인들을 상대로 다시한번 편견에 맞서 싸워야 합니다.  
이렇듯 이 영화는 탄생부터가 속편을 만들기 위한 헐리우드의 억지가 섞여있습니다. (하긴 거의 대부분의 속편 영화는 억지의 연속이기는 하지만...) 시작부터가 억지이다보니 엘 우즈가 정치인으로써 국회에 도전하는 과정도 너무 과장된 억지가 섞여 있으며, 그녀가 정치인들의 편견에 맞서 싸우며 동물 실험에 대한 위법을 정하는 법률을 통과시키는 과정 역시 억지의 연속입니다.  
전편이 이상과 현실사이에서 아슬아슬하게 균형을 이루며 유쾌한 로맨틱 코미디를 이룩했다면 [금발이 너무해 2]는 억지스로운 스토리 속에 현실을 철저하게 내버려두고 이상에 집착함으로써 전혀 현실적이지 못한 과장된 코미디가 되고 말았습니다. 아마 더이상 할 이야기꺼리가 없는 영화의 속편을 만들으려다보니 전편보다 업그레이드된 과장된 상황 설정에 매달릴수 밖에 없었을 겁니다.
리즈 위더스푼은 이 영화에서 충분히 매력적이었으며 동성연애 강아지 에피소드등 이 영화의 스토리 전개 역시 충분히 유쾌하게 웃을 수 있을만큼 재미있습니다. 하지만 현실과 이상사이에서 현실을 외면하고 철저하게 이상에 매달린 이 영화는 그렇기에 전편을 넘어서지 못한 또하나의 속편 영화라는 오명을 벗기는 어려울 것처럼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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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세기
난 개인적으로 속편이 싫다
기대하게 만들어 놓고 항상 실망만 주니-_-
특히 이 금발이 너무해2는 좀 심하다.-_-
리얼리티는 눈꼽만큼도 보여주질 않는다
 2004/12/08   
쭈니 가끔가다 발견되는 이런 오래된 답글들... ^^
저도 대체적으로 속편을 좋아하는 편은 아닙니다.
전편보다 나은 속편은 없다는 속설이 거의 맞았거든요.
 2005/01/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