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짧은영화평/2003년 아짧평

[지구를 지켜라] - 홍보 담당자는 사퇴하라!!!

쭈니-1 2009. 12. 10. 16:28

 



우리 영화의 점유율이 50%를 넘어서며 사상 최고의 호황을 누리고 있는 2003년... [장화, 홍련]에 이어서 [첫사랑 사수 궐기 대회]가 연속으로 국내 박스오피스 정상를 차지하며 썸머시즌을 겨냥한 헐리우드 블럭버스터를 연달아 격침시키고 있는 2003년... 우리 영화는 이러한 흥행적인 성공과 더불어 젊고 유능한 감독들에 의해서 질적인 성공도 거두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 중에는 흥행성과 작품성을 동시에 인정받은 [살인의 추억]과 같은 영화도 있었지만 [지구를 지켜라]와 같은 저주받은 걸작도 있었습니다. ([지구를 지켜라]는 모스크바 영화제에서 감독상을 수상했다는 군요. 그런데 장준환 감독은 감독상 트로피를 잃어버렸다는 웃지못할 뉴스가... ^^;)
[지구를 지켜라]... 비평가들로부터 만장일치로 저주받은 걸작 판정을 받은 이 영화는 여러모르보나 [살인의 추억]으로 기록적인 흥행기록을 세우고 있는 봉준호 감독의 첫번째 영화인 [플란다스의 개]를 연상시킵니다. [플란다스의 개]는 흥행에서 승승장구를 거두던 배우 이성재와 한참 주목받고 있던 신인 여배우 배두나를 캐스팅했음에도 불구하고 철저하게 관객들에게 외면을 당했었습니다.
저주받은 걸작... [플란다스의 개]와 [지구를 지켜라]의 공통점은 비단 그것 뿐만이 아닙니다. 엉뚱한 상상력, 그것이 바로 [지구를 지켜라]를 보며 [플란다스의 개]를 연상케 했던 가장 큰 이유였습니다.
개도둑을 잡겠다며 비장한 표정을 짓던 배두나의 모습이나 외계인으로부터 인간을 지킨다며 웃지못할 해프닝을 벌이는 신하균의 모습이 너무나도 닮았으며 (우연인지 몰라도 배두나와 신하균은 얼마전까지만해도 연인사이였죠? 지금도 사귀고 있는지 모르겠네요. 잘 어울리던데... ^^;), 유치하며 말도 안되는 코미디속에 사회를 풍자하는 그 넉살도 닮았습니다.
하지만 [플란다스의 개]와 [지구를 지켜라]는 굉장히 다른 영화이기도 합니다. 그것은 [지구를 지켜라]가 외형적인 모습과는 달리 매우 치열하고 엽기적이기까지한 스릴러의 외형을 띄우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렇기에 [지구를 지켜라]를 보며 느끼는 관객의 배신감은 [플란다스의 개]와는 비교도 되지 않습니다. [플란다스의 개]가 엉뚱한 상상력을 결코 심각하지 않은  코미디안에 풀어 놓았다면 [지구를 지켜라]는 거의 무뚝뚝한 사회 드라마로써 풀어나가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영화의 홍보는 마치 [지구를 지켜라]가 코미디처럼 포장이 되어 있습니다. (이 영화의 포스터를 보며 이 영화가 코미디가 아니라고 생각하는 관객들이 과연 몇이나 될까요?) 아마 코미디 영화가 흥행이 잘 된다는 생각에서 그런 전략을 선택했는지 모르지만 코미디 영화를 보러 온 관객들이 심각한 사회 드라마성 스릴러인 [지구를 지켜라]를 보며 느끼는 배신감은 아마 너무나도 컸을 겁니다.
[지구를 지켜라]는 제가 보기엔 굉장히 잘만든, 그리고 나름대로 재미있는 영화입니다. [플란다스의 개]보다는 심각하고, [복수는 나의 것]보다는 약간 덜 엽기적인 신인 감독 특유의 재기발랄한 상상력이 돋보이는 영화입니다. 그러나 이 영화는 관객과의 소통에 실패하였습니다. 그리고 저는 그 첫번째 이유가 바로 잘못된 이 영화의 홍보 전략이라고 생각합니다.

이 영화를 있는 그대로 관객들에게 홍보했다면 최소한 관객들은 포복절도의 코미디를 기대하지 않고 극장에 왔을 것이며, 어처구니없는 배신감을 느끼지 않았을텐데... [지구를 지켜라]가 저주받은 걸작이 된 이유는??? 바로 이 영화의 홍보 담당자의 책임입니다.  장준환 감독이 [지구를 지켜라]의 실패를 딛고 봉준호 감독처럼 흥행과 비평면에서 동시에 성공하는 감독이 되려면 이런 잘못된 생각을 가지고 있는 홍보 담당자부터 갈아치워야 할 것입니다. (제가 좀 과격했나요? 저도 솔직히 이 영화에게 블랙 코미디를 기대했다가 영화를 보며 어처구니없는 배신감을 느꼈거든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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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피의꿈
ㅋㅋㅋ 정말 과격한 평을 했네...비디오 가게를 몇번씩이나 오가며 힘들게 빌려봐서 더 기대를 했나봐...
흠 근데 자기야~ 윈도우 업데이트를 했더니만 크로리스창이 전체화면으로 떠버리넹...
얼른 홈페이지 손좀 보시라....시간되믄...
 2003/07/02   
쭈니
그치???
이상하네.
왜 업그레이드를 했는데 더욱 안좋아졌지???
이젠 크롬니스창도 없앨때가 왔나봐.
자갸~ 어여 내 홈좀 손좀 봐줘잉~ ^^;
 2003/07/02   
남자
저도 그래요;;;; 어찌된건지;;;
그리고 이 영화. 영화적 재미나 다른 모든것은 좋은거 같던데......
홍보담당의 실수라는 점에는 100% 동감합니다
 2003/07/03   
쭈니
'일단 관객의 시선을 잡아두는 것이 중요하다'라는 홍보 담당자의 어리석음은 입소문의 중요함을 간과하고 말았습니다.
쯧쯧쯧~
 2003/07/03   
준호
정말 이 영화 잘 만들었죠
굉장히 무게감 있는 주제를 '외계인'이라는 ㅡ 남들이 인정해 주지 않기 때문에 ㅡ 가벼운 소재 속에 녹여서 지루하지 않게하는 센스와 마지막의 반전까지...
또 하나 기억에 남는 장면은 신하균의 애인(?)으로 나오는 여자가 곡예 하다가 추락했는데 아무렇지도 않은 듯이 신하균에게로 달려가는 장면...
아무튼 이영화 보고 감독도 감독이지만 시나리오 채택한 차승재 씨 눈여겨 보게됬습니다^^
 2005/02/22   
쭈니 저도 이 영화 무지 좋아합니다. 이 영화 덕분에 신하균도 좋아졌고, 백윤식도 좋아졌고, 흥행에는 쓴잔을 마셨지만 이런 영화가 자주 나와서 우리 영화의 활력소가 되어야한다고 생각합니다. ^^  2005/02/22   
엘잠
개인적으로 국내 영화중 최고가 아니라고 말할수 없는 작품인것 같습니다.

도대체 어떻게 하면 이렇게까지 기발하고 발랄하고 애절하고 괴이하고 아름다운 물건이 나올 수 있는 것인지 기가 막힐 지경.

극장에서 봤다면 감동이 두배는 되었을텐데 말입니다.
 2007/11/06   
쭈니 최고가 아니라고 말할 수 없는...
ㅋㅋㅋ
말을 많이 꼬으셔서 최고라는 말인지 아니라는 말인지 좀 헷갈렸습니다. ^^
 2008/08/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