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짧은영화평/2003년 아짧평

[대한민국 헌법 제 1조] - 코미디와 드라마 사이에서 길을 잃다.

쭈니-1 2009. 12. 10. 14:34

 



윤락녀가 국회의원에 출마한다면... 아마도 송경식 감독은 이 영화의 모티브를 이탈리아의 포르노 배우가 국회의원에 출마하여 당선된 사건에서 영감을 얻은 것이 분명합니다. 송경식 감독은 이 영화를 흥행에 비교적 안정적인 코미디 영화로 만들기를 바랬던 것처럼 보이며, 그러면서도 윤락녀의 인권이라는 사회적으로 민감한 문제를 건드리기도 바랬던 것처럼 보입니다. 하지만 이 영화는 바로 이러한 송격식 감독의 욕심으로 인하여 스스로 길을 잃고 코미디도, 드라마도 아닌 어정쩡한 영화로 전락하고 말았습니다.
일단 이 영화는 코미디라고 하기엔 전혀 웃기지 않습니다. 영화의 주인공이 윤락녀인 까닭에 영화는 간간히 관객의 눈요기거리를 제공하며 섹스 코미디로 영화를 이끌어가려 하지만 전혀 웃기지 않는 이 영화의 성격탓에 섹스는 있지만 코미디는 없는 형국에 되어 버렸습니다.
하지만 관객들이(특히 남자 관객들이...^^) 잔뜩 기대를 모은 섹스씬도 영화가 후반 윤락녀들의 인권문제를 중점적으로 들먹이며 완전히 사라집니다. 그리고 그 자리엔 '대한민국은 민주주의 국가이며 모든 권력은 국민에서 나온다. 그리고 윤락녀도 대한민국의 국민이다.'라는 민감한 문제제기가 차지하고 앉습니다.
하지만 그러한 문제제기마저 여의치 않습니다. 그 이유는 이 영화가 심각한 사회 드라마라고 하기엔 영화의 캐릭터가 너무나도 과장된 코미디적인 요소에 파묻혀 있기 때문입니다. 너무나도 코미디스러운 정치인들의 캐릭터는 이 영화가 사회 드라마에 접근하는 것을 번번히 방해합니다.
결국 송경식 감독은 둘중의 하나만을 선택했어야 합니다. 만약 이 영화가 코미디 영화이기를 바랬다면 조금은 가볍게 영화를 진행시키며 심각한 문제들은 살짝 제쳐두고 무조건 관객들을 웃겼어야 하며, 이 영화가 사회 드라마이기를 바랬다면 코미디적인 요소들은 철저하게 배제하고 좀더 사실적인 캐릭터와 윤락녀의 인권이라는 문제에 심도있게 접근했어야 합니다.
종종 신인 감독의 과도한 욕심이 괜찮은 영화 소재를 망치는 경우가 있습니다. [대한민국 헌법 제 1조]는 바로 이러한 대표적인 영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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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
요즘 우리나라 감독들 추세가 두마리 토끼인가 봅니다;;
봉준호감독이후로는 썩 맘에 드는 영화가 안나오네요^^
 2003/06/15   
쭈니 그래도 기대되는 신인 감독들이 꾸준히 데뷰를 하고 있어서 우리 영화계의 미래는 밝습니다.
단... 욕심만 부리지 않는다면... 좀 더 괜찮은 데뷰작을 만들 수 있을텐데...
송경식 감독도 두번째 영화에서부터는 뭔가 괜찮은 영화를 만들겠죠.
 2003/06/15   
아랑
오오.. 저 여주인공 피자집에서 봤는뎅~  2003/06/19   
쭈니 에지원이요?
뭐 별로 좋아하는 배우는 아니지만...
그래도 실제로 보니 어떻던가요?
실제로도 그렇게 짜증나게 생겼나요? ^^;
 2003/06/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