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짧은영화평/2003년 아짧평

[펀치 드렁크 러브] - 이 영화를 보기전에 가졌던 몇가지 의문점들...

쭈니-1 2009. 12. 10. 14:26

 

 



1. 정녕 이 영화를 폴 토마스 앤더슨의 영화란 말인가?

폴 토마스 앤더슨 감독은 [부기 나이트], [매그놀리아]라는 영화를 통해서 30대의 젊은 나이에 천재 감독이라는 칭송을 받으며 국제적으로 작품세계를 인정받고 있는 감독입니다.
물론 그의 영화들이 영화 평론가들로부터 어떠한 극찬을 받고있는지는 사실 제겐 그리 중요하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전 그의 영화를 그리 재미있게 보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부기 나이트]는 그저 그랬고, [매그놀리아]는 보는 내내 지겨워 죽는 줄 알았습니다. 게다가 러닝타임은 왜그리도 길던지...
제게 있어서 폴 토마스 앤더슨 감독은 매우 따분하고 지루한 영화의 감독에 불과합니다. 그런데 그가 로맨틱 코미디를 만들었다는 군요. [펀치 드렁크 러브]를 보기전에 과연 이 영화가 제대로된 로맨틱 코미디일지 이리저리 따져봤습니다. 하지만 영화의 제목에서부터 포스터, 그리고 광고 카피, 출연 배우, 스토리에 이르기까지 거의 무든 매체가 이 영화는 로맨틱 코미디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정말??? 정말 폴 토마스 앤더슨이라는 젊은 주제에 늙은척하며 지루한 영화를 만드는 감독이 제대로된 로맨틱 코미디를 만들었다는 말인가? 이젠 애늙은이짓은 그만 두려고 결심했나??? - 이것이 [펀치 드렁크 러브]를 보기전의 제 첫번째 의문점이었습니다.
  
2. 정녕 이 영화가 아담 샌들러 주연의 영화라는 말인가?

아담 샌들러... [웨딩 싱어], [빅 대디], [미스터 디즈]... 그가 출연한 영화를 본다면 그가 어떤 배우인지 알 수 있습니다. 그는 코미디 영화에만 출연하는 배우이며 약간은 모자라며 조금은 괴팍한듯한 캐릭터가 그의 이미지입니다. 우리나라에선 별로 인기가 없지만 미국에선 출연하는 영화마다 흥행에 성공시키며 2천만달러라는 초특급 개런티를 받는 유명 배우입니다. 그런 그가 [펀치 드렁크 러브]에 출연합니다. 과연 폴 토마스 앤더슨과 아담 샌들러가 잘 어울릴까?
물론 폴 토마스 앤더슨의 영화에 헐리우드의 유명 배우들이 자신의 이미지를 깨고 출연하는 경우가 이번이 처음은 아닙니다. 신세대 액션 배우로 각광을 받고 있었던 마크 윌버그는 포르노 스타로 변신했었고(부기 나이트), 헐리우드의 최고의 스타인 톰 크루즈는 어린 시절의 아픈 상처를 지닌 처세술 강사역을 맡았었습니다.(매그놀리아)
그럼에도 불구하고 왠지 아담 샌들러와 폴 토마스 앤더슨이라는 조합은 선뜻 그려지지 않습니다. 가벼운 코미디 영화의 황제 아담 샌들러와 무거운 평론가용 영화의 천재 폴 토마스 앤더슨... 헐리우드에서 서로 완전히 다른 길을 걷고 있는 이 두사람의 만남은 그렇기에 이 영화에 대한 의문점만 점점 증폭 시킵니다.

3. 정녕 이 영화가 깐느 영화제에서 감독상을 차지한 영화라는 말인가?

폴 토마스 앤더슨 감독이 한번쯤은 가벼운 로맨틱 코미디 영화를 만들고 싶었을 수도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아니면 아담 샌들러가 평론가들의 그 지긋지긋한 악평이 듣기 싫어서 한번쯤은 폴 토마스 앤더슨 감독의 평론가용 영화에 출연 할 수도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깐느 영화제 감독상이라는 타이틀은 도저히 이해가 되지 않습니다. 아무리 폴 토마스 앤더슨 감독이 평론가들이 좋아하는 감독일지라도 가벼운 마음으로 만든 로맨틱 코미디에 감독상을 차지할 정도로 천재는 아닐테고... 아무리 아담 샌들러가 맘 먹고 자신의 천성을 버리고 폴 토마스 앤더슨 감독의 영화에 철저하게 동화되려 시도했다고 하더라도 로맨틱 코미디라는 영화의 장르상 그의 못말리는 연기는 감출 수 없을텐데... 도대체 깐느 영화제의 감독상이라는 이 타이틀은 무엇을 의미하는 것인지...

4. 영화를 본 후 풀린 의문점들...

먼저 이 영화는 폴 토마스 앤더슨의 영화가 맞습니다. 영화의 러닝 타임이 다른 영화들에 비해서 대폭 줄어들었고, 로맨틱 코미디라는 대중적인 장르를 가져온 것을 제외하고는 이 영화는 폴 토마스 앤더슨의 영화가 확실합니다. 왜냐하면 이 영화 역시 [부기 나이트]와 [매그놀리아]만큼이나 지루하니까요. 저는 1시간 30분이라는 시간이 마치 3시간처럼 느껴졌습니다.
그리고 이 영화는 아담 샌들러의 영화 역시 맞습니다. 그가 출연한 다른 코미디 영화들처럼 그는 여전히 오버하고 멍청하며 괴팍합니다. 단지 그의 다른 영화들에 비해서 영화가 재미없고 지루하다는 것을 제외한다면 이 영화는 완벽하게 아담 샌들러의 영화입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이 영화는 깐느 영화제의 감독상 수상작 역시 맞습니다. 지금까지 깐느 영화제의 수상작들에게서 영화적인 재미를 느껴본 적이 거의 없는 제게 이 영화는 다른 깐느 영화제 수상작과 마찬가지로 지루함을 제게 안겨줍니다. 저는 여전히 영화 평론가라는 도대체 알 수 없는 족속들과의 가까워질래야 가까워질 수 없는 거리감을 느끼며 역시 영화적인 재미를 느끼려면 평론가들이 악평을 해놓은 영화나 최소한 깐느 영화제 수상작을 피하는 것이 좋다는 생각만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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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오
윽;; 좋아하는 감독인데  2003/06/13   
쭈니 전 솔직히 이 감독... 별로...
저는 조금은 상업적인 감독이 좋더라고요. ^^;
 2003/06/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