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 : 엘로리 엘카엠 주연 : 데이비드 아퀘드, 캐리 뷰러 개봉 : 2002년 8월 30일 제게 있어서 이 세상에서 가장 즐거운 시간은 물론 영화를 보는 그 순간입니다. 하지만 영화 볼때보다도 아주 쬐금 더 즐거운 시간이 있습니다. 바로 영화를 보기전의 그 기다림의 시간입니다. 하지만 그 기다림의 시간이라는 것이 영화표를 끊어놓고 극장에서 영화가 시작하기를 기다리는 시간을 이야기하는 것은 아닙니다. 예를 들어 컴퓨터로 영화를 다운받을때 그 다운받는 그 순간, 혹은 친구와 영화보기로 약속하고 그날이 오기만을 기다리는 시간을 말하는 겁니다. 전 컴퓨터로 영화를 다운받을때 가끔 멍하니 컴퓨터 화면만 바라보곤 합니다. 영화가 조금씩 제 컴퓨터속으로 들어오는 그 순간이 너무나도 기쁘고 설레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다가 영화가 전부 다운받아질때의 쾌감은 이루 말할수가 없을 정도입니다. 그렇다고 다운 받은 영화를 그 즉시 보는 것은 아닙니다. 다운받은지 1년이 지나도록 아직 보지도 못한 영화도 있습니다. 하지만 언제든지 마음만 먹으면 그 영화를 볼 수 있다는 안도감은 절 정말로 행복하게 합니다. 극장에서 영화보기로 약속한 날을 기다리는 시간은 영화 다운받는 그 순간보다 더 행복합니다. 예전엔 여자친구와 극장에서 영화볼때 본 영화가 시작하기전 예고편이 하면 여자친구한테 '우와! 저 영화 재밌겠다. 우리 다음주에 저 영화보자.'라며 약속을 받아내곤 했습니다. 그러면 또 다음주엔 그 영화를 보게될 것이며, 그 일주일간의 기다림의 시간은 또 절 행복하게 하는거죠. 지금은 여자친구가 없어서 그런 즐거움이 없지만 지난 주에 예기치않게 그런 즐거움이 절 찾아왔습니다. 친한 후배와 <어바웃 어 보이>를 보기전 <프릭스>라는 영화 예고편이 하고 있었죠. 그런데 예고편을 유심히 보던 그 후배는 '오빠! 우리 다음주에 저 영화보러오자.'라고 말하는 겁니다. 그 순간 나의 온몸을 감싸는 그 행복감... '잘 키운 후배 하나, 열 애인 안부럽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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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랑 |
오랫만에 저도 영화좀 볼래요. 오늘 이거 볼까? |
2002/09/03 | |
쭈니 |
극장에서??? 아마 아무 생각없이 즐기기엔 안성맞춤일듯 합니다. |
2002/09/03 | |
아랑 |
그날 예매까지 해놨었는데 영화를 못보고 말았어요. ㅠ_ㅠ |
2002/09/06 | |
쭈니 |
저런... 아까워라... 나중에라도 보세요. 스트레스 푸는데엔 제격인 영화인데... ^^ |
2002/09/06 | |
지인 아빠 |
모처럼 들어왔습니다. 여전하군요. ^^ 롤랜드 에머리히의 실수에 대해 이야기하셨네요. 오버 페이스, 이후의 지루한 극 전개, 그리고 허무할 정도로 급박하게 전개되는 마무리... 이건 분명히 구성 면에서 볼 때 좋은 점수 받기 힘들죠. 그렇지만 이걸 보고 실패라고 한다면 모르겠지만 실수라고 하기엔 어딘가 석연찮은 구석이 있지 않나요? 이 영화를 보지는 않았지만 <인디펜던스 데이>나 <고질라>, <스타게이트> 등의 경우를 생각해 본다면 이건 에머리히의 실수가 아니라 늘상 있어 왔던 것을 반복한 데 지나지 않다는 생각을 해 봅니다. <인디펜던스 데이>의 경우를 볼까요? 외계인들은 의외로 일찍 등장합니다. 그래서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도 부수고, 백악관도 부수고, 좀 크다 하는 건물은 다 부숩니다. <고질라> 역시 다르지 않습니다. 고질라가 등장하는 게 영화 시작하고 얼마나 지나서였는지는 모르겠지만 예상할 수 있는 시간보다 빠르면 빨랐지 느렸던 것 같지는 않습니다. <스타게이트>는 어떤가요? 이 영화는 다소 미스테리적인 요소를 담고 있고, 그래서 '발견'에 이르는 과정이 영화를 이끌어 가는 주된 힘임에도 불구하고 '발견'은 정말로 빨리 이루어집니다. 그러니까 '오버 페이스'는 에머리히의 실수가 아니라 실력인 거죠. 왜 에머리히는 매번 오버 페이스를 하는 걸까요? 제 생각에 그건 비유적으로 말하자면 '크기'를 보여주기 위해서인 것 같습니다. <고질라>의 카피가 '문제는 크기이다' 아니던가요? '크기'에 집착하는 이상 그 '큰 놈'은 빨리 보여줘야만 직성이 풀릴 것 같습니다. 극 전개를 원만하게 이끌어 가기 위해서도 이건 필요해 보입니다. 왜냐 하면 그 '큰 놈'을 물리치는 데 걸리는 시간도 확보를 해야 하니까요. 끝이 허무할 정도로 빨리 지나가 버리더라고 이야기하셨죠? 이건 이렇게 '큰 놈'을 이렇게 빨리 해치워 버리다니, 하는 생각 때문이겠죠. 맞습니다. '큰 놈'이라면 물리치는 데 걸리는 시간도 길어야 할 테니까요. 그렇지만 여기에 맹점이 있습니다. 아주 큰 놈이라면 지구를 찜쪄먹는 데 걸리는 시간이 아주 짧을 겁니다. 따라서 지구를 지키려면 이 시간보다 빨리 이 놈을 물리쳐야 합니다. 따라서 이런 공식이 나옵니다. 지구 수호 = 큰 놈을 물리치는 데 걸리는 시간 < 큰 놈이 지구를 찜쪄먹는 데 걸리는 시간 지구 찜쪄먹는 데 걸리는 시간 = m / 큰 놈의 크기 (m=상수) 큰 놈을 물리치는 데 걸리는 시간 = m * 큰 놈의 크기 이 공식을 적용해서 지구를 수호할 수 있는 조건을 산출해 볼까요? 편의상 큰 놈을 물리치는 데 걸리는 시간을 A, 큰 놈이 지구를 찜쪄먹는 데 걸리는 시간을 B, 큰 놈의 크기를 C라고 해 봅시다. 그러면 지구 수호 = A < B A = m / C B = m * C 따라서 지구 수호 = m /C < m * C m은 상수라고 했으니까 이 부등식을 만족시키는 값 C는 1 이하여야겠군요. 여기다 크기와 재미가 비례한다는 공식을 포함시켜 볼까요? 그러면 재미를 위해서는 크기가 클수록 좋겠군요. 순전히 수학적으로만 본다면 1과 가장 가까우면서도 1보다는 조금 작은 크기, 이게 딱 좋겠네요. 뭐 1보다 쬐끔 더 커도 상관은 없습니다. 큰 놈의 실수가 있다면 이 정도야 극복할 수 있으니까요. 아마 1보다 조금 작거나 1보다 조금 클 때 영화는 재미 있어지는 게 아닌가 싶습니다. 1보다 많이 작으면 시시하고, 1보다 많이 크면 현실성이 없어 보이고. 이건 굳이 에머리히에게만 적용되는 건 아니겠죠. 크기를 자랑하는 모든 할리우드 영화에 적용될 수 있는 이야기라고 생각합니다. 장황하게 이야기를 했네요. 결론은 그렇습니다. 에머리히의 관심은 크기다. 그리고 어떻게 하면 큰 놈의 크기를 1에 근접하게 맞추는가 하는 것이다. 오버 페이스? 그건 에머리히 전공이다. 이상 조크였습니다. |
2002/09/18 | |
쭈니 |
푸하하하~ 오랜만입니다. 지인아빠님... 여전히 해박한 지식을 자랑하시며 저를 웃음의 도가니로 몰아 넣으시는 군요. 지인아빠님의 말씀을 듣고보니 오버페이스는 롤랜드 에머리히의 장기가 맞는 것 같습니다. 그런데 그걸 수학 공식으로 푸시다니... 머리 뽀개지는 줄 알았습니다. 암튼 재미있었습니다. ^^ |
2002/09/18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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