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짧은영화평/2003년 아짧평

[아이 스파이] - 에디 머피의 시끄러운 수다만이...

쭈니-1 2009. 12. 10. 14:21

 



제가 한창 백수였던 지난 2월, 영화를 얼마나 많이 봤던지 더이상 극장에서 볼 영화가 없었을 정도였습니다. 그땐 사촌동생이 겨울 방학을 맞이하여 저와 하루종일 방에서 뒹굴거리며 시간을 떼웠었는데, 전 간혹 집에 있기 심심하면 사촌 동생과 극장에 가곤 했습니다.
그날도 그랬습니다. 평일에만 사용할 수 있는 공짜 영화표도 있고해서 사촌동생과 극장에 갔는데 볼 영화라고는 [아이 스파이]뿐이었습니다. 하지만 사촌 동생은 [아이 스파이]만은 보고 싶지 않다며 버티고... 그래서 결국 [동갑내기 과외하기]를 다시 한번 봤었습니다.
[아이 스파이]... 한때는 흑인 최고의 흥행 배우였던 에디 머피와 요즘 잘나가는 배우인 오웬 월슨이 주연을 맡은 이 코믹 액션 스파이 영화는 그러나 미국에서도 흥행에 참패하고, 국내에서마저도 관객들의 외면을 받아야만 했습니다.  도대체 왜??? 에디 머피와 오웬 월슨이라는 조합도 그리 나쁘지 않은 듯이 보이며, 코미디와 액션과 스파이 영화를 적절하게 뒤섞은 이 영화의 장르도 관객들을 끌기에 결코 부족함이 없어보이는데 도대체 왜???
그 이유는 아주 간단합니다. 바로 재미가 없어서 입니다.
에디 머피의 따발총같은 수다는 그가 [뮬란]이나 [슈렉]에서처럼 화면뒤에 얼굴을 가리고 목소리 출연으로 수다를 연발했을때는 분명 웃기고 매력적이었는데, 그의 얼굴을 직접보며 그 수다를 들으려니 조금은 짜증이 나더군요. 오웬 월슨의 그 어리숙함도 스파이라는 직업을 맞이하고나니 어울리지 않았습니다.  
출연 배우들이 이러하다보니 이 영화는 그 자체의 재미를 잃어버립니다. 에디 머피의 수다와 오웬 월슨의 어리숙함으로 채운 코미디는 전혀 웃기지 않았고, 액션은 평범하기만 했습니다. 첩보 역시 왠지모르게 치밀함이 보이지 않았습니다. 장르는 여러가지를 취하고 있지만 무엇하나 딱부러지는 재미를 획득하지 못한 이 영화는 결국 관객의 외면이라는 결과를 떠안게 된거죠.
암튼 이 영화를 극장에서 보지 않은 것은 정말 잘한 일 같습니다. 차라리 우리 영화의 미래를 위해 [동갑내기 과외하기]를 두번 본 것이 올바른 선택이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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