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 적년기를 넘긴 노처녀 제시카. 돈많고 똑똑한 남자를 만나야 한다는 어머니의 잔소리는 귀찮기만하고, 소개팅 자리에 나온 남자들은 한결같이 무언가 한가지씩 부족하게 보이기만 합니다. 뉴욕 트리뷴지의 기자로 당당한 뉴요커인 그녀. 그런데 왜그리 자신의 반쪽을 찾는 것은 어렵기만 한지... 그런 제시카에게 마치 운명처럼 양성애자인 헬렌이 나타납니다. 여자인 헬렌에게 자꾸 끌리는 자신의 마음이 우정인지 사랑인지 헷갈리는 제시카... 헬렌과의 관계를 통해 제시카는 진정한 사랑을 깨달아가는데...
<이브의 아름다운 키스>는 정말로 이상한 영화입니다. 제시카가 진정한 사랑에 눈을 뜨는 과정을 담은 스토리 전개는 분명 로맨틱 코미디인데, 이 영화를 구성하는 전반적인 스토리 구조는 동성애를 다루고 있습니다. 로맨틱 코미디라는 주류 장르와 동성애 영화라는 비주류 장르가 교묘하게 혼합한 이 영화는 로맨틱 코미디와 동성애 영화의 장점만을 취하고 있습니다.
이 영화는 로맨틱 코미디이면서 동성애라는 파격적인 소재 덕분에 뻔한 스토리 전개라는 로맨틱 코미디의 단점을 피해 갈수 있었으며, 동성애 영화가 일반 관객에게 전해주는 알수없는 거부감은 로맨틱 코미디라는 친근한 이 영화의 장르덕분에 완전 해소되었습니다.
그러면서 이 영화는 제시카라는 여성을 통해 새로운 만남에 두려워하며 외로움과 두려움에 빠져있는 현대의 도시 여성들을 그려냅니다. 남자인 제가 이 영화를 보며 혼자라는 두려움과 외로움에 방황하는 제시카의 심정이 이해가 될 정도로 <이브의 아름다운 키스>는 탄탄한 시나리오를 바탕으로 캐릭터 묘사에 중점을 둡니다.
"새로울 것이 없는 관계를 맺는 것은 타성 때문만은 아니다. 새로운 경험에 앞서오는 두려움과 수줍음 때문이다. 모든 걸 감수할 준비가 된 자만이 살아있는 관계를 지속할 수 있다."
헬렌과 제시카를 연결해주는 결정적인 역할을 하는 이 릴케의 싯구는 이 영화가 하고싶은 말을 잘 나타냅니다. 지금우리는 새로운 것들 앞에서 두려워하거나 수줍어 하지는 않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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