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휴가 때 영화들을 열심히 본 덕분에 더 이상 극장에서 볼 영화가 없었는데 마침 이번 주에 무려 3편의 기대작이 한꺼번에 개봉하는 군요. 특이한 점은 이번 주 세 편의 기대작 중 두 편이 애니메이션이라는 사실입니다. 이미 [업]을 통해서 애니메이션의 진수를 맛 본 저로써는 이번 주 확실히 애니메이션의 향연에 빠져들 생각입니다.
썸머워즈 Summer Wars
저는 [썸머워즈]의 포스터만 보고 '혹시 이 영화, [시간을 달리는 소녀]의 그 감독이 만든 건가?'라는 생각을 했었습니다. 아니나 다를까 맞더군요. [시간을 달라는 소녀]의 호소다 마모루 감독의 신작인 [썸머워즈]는 전작과 비슷한 분위기를 지니고 있습니다. 젊은 청춘의 풋풋한 사랑과 SF의 신선한 만남. 그래서 더욱더 기대됩니다.
내용은 얼떨결에 짝사랑하는 대학 선배의 가짜 약혼자 노릇을 하게 된 수학천재가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세상을 위기에 빠뜨리는 실수를 하게 되고 그 실수를 만회하기 위해서 일생일대의 여름전쟁에 나선다는 내용입니다. [시간을 달리는 소녀]에서는 시간여행이라는 소재와 소년, 소녀의 사랑을 연결하더니, 이번엔 사이버 가상세계와의 전쟁과 청춘의 사랑을 연결지어 놓았네요.
아이스 에이지 3 : 공룡시대 Ice Age : Dawn of the Dinosaurs
[아이스 에이즈]가 어느새 세 번째 영화를 맞이했습니다. [아이스 에이지]는 저와 웅이에게 추억이 깃든 영화입니다. 제가 처음으로 웅이를 극장으로 데려간 것이 바로 [아이스 에이지]였기 때문입니다. 당시 웅이가 무섭다고 하는 바람에 영화의 초반 극장을 나올 수밖에 없었는데... 이제 웅이는 커서 [쥬라기 공원]도 끄덕 없이 보는 강인한(?) 아이로 성장하였습니다.
공룡을 남달리 좋아하는 웅이는 [아이스 에이지 3 : 공룡시대]가 개봉하기만을 손꼽아 기다렸는데요... 그런 웅이의 기대에 걸맞게 CGV 상암에서 디지털4D로 보여줄 생각입니다. 그런데 관람비가 만만치 않네요. 성인 1만5천원, 청소년 1만3천원입니다. 영화 한 편 보는데 2만8천원이라니...
퍼블릭 에너미 Public Enemies
아! 어쩌다가 조니 뎁 주연의 갱스터무비 [퍼블릭 에너미]가 기대작 순위에서 3위로 밀려버렸을까요? 워낙 이번 주에 제겐 특별한 애니메이션이 두 편이나 개봉하는 바람에 조니 뎁에게 이런 실례를 범하고 말았네요. ^^;
[퍼블릭 에너미]는 경제공항기인 1930년대 미국에서 은행돈만 털어 국민들에겐 영웅으로 추앙 받는 갱스터 존 딜린저의 이야기라고 합니다. 조니 뎁이 존 딜린저를 연기했고, 존 딜린저를 뒤쫓는 FBI수사관으로는 크리스찬 베일이 연기했습니다. 그야말로 초호화 캐스팅입니다. 게다가 감독은 남성영화라면 일가견이 있는 마이클 만입니다. 왠지 로버트 드니로와 알 파치노의 불꽃 튀는 연기대결이 압권이었던 [히트]가 연상되는 군요. [퍼블릭 에너미]가 [히트]와 같은 스릴을 안겨준다면 더 이상 바랄 것이 없을 것 같네요.
4교시 추리영역 / 불신지옥
지난 주 여름휴가에서 제가 유일하게 놓친 영화가 [명탐정 코난 : 칠흑의 추적자]였습니다. 하지만 아쉬워할 필요는 없어 보입니다. 바로 [4교시 추리영역]이 개봉하기 때문입니다. 국민남동생 유승호가 살인사건에 휘말리는 고등학생 역을 맡아 40분 안에 학교 내에서 발생한 살인사건의 범인을 찾아내야 합니다. 꽤 흥미진진한 스토리입니다만... 이번 주 기대작이 너무 한꺼번에 개봉하는 바람에 기대작 순위에선 뒤로 밀려 버렸습니다.
[4교시 추리영역]과 함께 이번 주에 개봉하는 또 한 편의 한국영화는 [불신지옥]이라는 공포영화입니다. 하지만 [불신지옥]은 다른 공포영화와는 달리 귀신이 등장하지는 않는다고 하네요. 단지 광신교도들에 의한 끔찍한 현대인의 자화상이 영화 전체를 휘감고 있다고 합니다. 간혹 지하철에서 '예수님 믿으면 천당 갑니다.'를 외치시는 분들을 보면 '얼마나 지옥 가는 것이 무서우면 저러고 다닐까?'하는 생각을 하곤 했는데 [불신지옥]이 바로 그런 분들의 이야기가 아닐지 예상해봅니다.
디스 이즈 잉글랜드 This Is England / 약속해줘! Promise Me This
[디스 이즈 잉글랜드]는 80년대 영국을 배경으로 점점 거칠어지는 한 소년의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외국인 노동자로 인하여 일자리를 잃었다고 생각하는 과격한 스킨헤드족과 그들과 어울려 점점 과격해지는 순진했던 한 어린 소년... 꽤 사회성 짙은 영국영화로 보입니다.
에밀 쿠스트리차 감독의 [약속해줘!]도 이번 주에 개봉합니다. 에밀 쿠스트리차 감독은 [아빠는 출장 중], [집시의 시간], [언더그라운드] 등의 영화를 통해 심각한 소재를 가볍게 풀어내는 재능을 선보인 유고슬라비아의 감독입니다. [약속해줘!] 역시 마찬가지인데 신부 감을 구하기 위해 도시에 온 한 순박한 시골 청년의 사랑과 모험이 담겨져 있다는 군요. 어쩌면 [검은 고양이 흰 고양이]이후 거의 10년 만에 에밀 쿠스트리차 감독의 영화를 만나게 될지도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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