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달 동안 극장에서 영화 실컷 보겠다고 다짐했던 11월이 어느새 지나가 버렸습니다. 이제 2008년도 달랑 달력 한 장만 남겨놓은 상태. 극장가의 비수기엔 11월에 비해서 12월엔 기대작들이 많이 개봉하지만 방통대 기말고사가 코앞으로 다가온 상황이라서 최대한 극장에 가는 것을 자제해야하는 우울한 상황이랍니다. 그런 제 상황을 잘 알고 있는지 이번 주는 눈에 확 띄는 기대작은 없습니다.
1724 기방난동사건
[1724 기방난동사건]은 올드 보이의 귀환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영화입니다. 이 영화의 감독은 여균동... 젊으신 분들은 잘 모르실테지만 여균동 감독은 1994년 [세상 밖으로]의 감독과 [너에게 나를 보낸다]의 배우로 동시에 얼굴을 알린 특이한 이력의 소유자입니다.
당시 영화에 한참 빠져 있던 제게 여균동 감독은 천편일률적인 한국영화의 괴짜와도 같은 존재였습니다. 그의 괴짜 이미지는 [맨?]이라는 영화에서 잘 나타나는데... 원제목이 [포르노 맨]이었다가 심의에 걸려 [맨?]으로 바꿔야했던 이 영화는 의심할 여지없이 90년대 한국 영화중 가장 독특한 영화임과 동시에 너무 시대를 앞서간 영화였습니다.
이후 [죽이는 이야기], [미인]등 주로 섹슈얼리티가 물씬 풍기는 영화를 주로 만들었습니다. [1724 기방난동사건]은 2000년 [미인]이후 무려 8년 만에 개봉되는 그의 신작입니다. 아! 물론 국가인권위원회에서 제작한 옴니버스 영화 [여섯 개의 시선]과 언제 개봉은 했는지 전혀 알 수 없는 [비단구두]는 제외하고 말입니다.
암튼 [1724 기방난동사건]은 [다찌마와 리 : 악인이여 지옥행 급행열차를 타라]와 비슷할 것 같은데... [맨?]을 생각한다면 어쩌면 그보다 좀 더 독특할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과속스캔들 / 더 폴 : 오디어스와 환상의 문 The Fall / 쏘우 5 Saw V
차태현이 [복면달호]이후 자신의 코믹끼를 완벽하게 발산한 [과속스캔들]도 이번 주에 개봉합니다. 이미 유료 시사회 형식으로 미리 개봉했던 이 영화는 관객의 반응이 꽤 좋았다고 하더군요. 하지만 제겐 그저 그런 코미디 영화로 보일 뿐입니다. [1724 기방난동사건]처럼 독특한 매력도 없을 것 같고, [순정만화]처럼 탄탄한 원작도 없으니...
[더 폴 : 오디어스와 환상의 문]은 제니퍼 로페즈의 독특한 스릴러 [더 셀]을 연출했던 인도 출신 타셈 싱 감독의 영화입니다. 영화를 촬영하다 떨어져 다리를 다친 스턴트맨이 오렌지 나무에서 떨어져 팔이 부러진 꼬마 숙녀와 세상 끝에서 온 다섯 영웅에 대한 환상적인 이야기를 들려주는 형식으로 진행되는 이 영화는 현실과 환상은 뒤섞이는 판타지 영화라고 합니다. 하지만 미국 개봉 당시에는 흥행에서 완전 참패하고 말았습니다. 그것이 영화의 재미도를 나타내주는 지표인지는 직접 눈으로 확인할 수밖에 없을 것 같습니다.
[쏘우]가 어느새 5편까지 나왔군요. 시사회로 1편을 극장에서 본 이후 나머지 시리즈는 안본 저로써는 5편에도 별다른 매력을 못 느끼고 있습니다. 특히 [쏘우] 시리즈가 고도의 두뇌싸움보다는 잔인함으로 승부하는 스릴러영화라는 사실을 이미 1편에서 체험했던 저로써는 더더욱...
북극의 연인들 The Lovers From The North Pole / 연인들 / 라콤 루시앙 Lacombe Lucien
1998년도에 만들어진 [북극의 연인들]은 과연 무슨 이유로 10년이 지난 이번 주에 개봉하는 것일까요? 이렇게 뒤늦게 개봉하는 영화의 경우 영화에 출연한 배우가 뒤늦게 뜬 경우가 있고(이 영화는 그런 경우는 아닌 것 같습니다.) 당시엔 심의에 걸려 개봉하지 못했다가 뒤늦게 개봉하는 경우가 있으며(이 영화는 그런 경우도 아닌 것 같습니다.) 영화의 작품성이 워낙 뛰어나 명작 상영 의미로 뒤늦게 개봉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앞의 두 경우가 아니니 마지막 이유일지도... 암튼 [북극의 연인]은 두 남녀의 비극적인 사랑을 담은 영화라고 합니다.
[연인들]은 김종관 감독의 단편영화 11편을 모아 [연인들]이라는 제목으로 독립영화전용상영관에서 개봉하는 영화입니다. 단편영화에 별다른 관심이 없어서 김종관 감독이 그렇게 대단한 단편영화 감독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단편영화에 관심이 많으신 분들이라면 한번쯤 관심을 가져볼 의미는 있는 시도라고 생각합니다.
[라콤 루시앙]은 루이 말 감독의 1974년 작입니다. 그러고 보니 지난주에 [마음의 속삭임]이 개봉했었죠? 아무래도 어디에선가 루이 말 감독 특별전이 하고 있는지도... 그러지 않고서야 이 노장의 영화가 2주 연속 개봉할리가 없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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