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면 이번주 개봉하는 영화들은 경쟁이 좀 덜한 편일지도 모릅니다.
전주의 개봉작들이 거의 흥행세를 끝내고 있는 영화들이기에 스크린를 잡는데도 큰 무리가 없으니 개봉 주말에 총력을 기울인다면 기본적인 흥행은 기록할 수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다음주 개봉하는 영화들은 그야말로 점입가경이네요.
대선선거일로 인하여 목요일이 아닌 이르면 화요일, 늦어도 수요일에 개봉하는 다음주 개봉작들은 이미 전주에 개봉하여 스크린을 선점하고 있는 영화들과도 경쟁을 해야하고, 크리스마스, 연말 대목을 노리는 그 다음주 개봉작들과도 경쟁을 해야합니다.
일단 그 피튀기는 현장에서 순진한 사랑을 꿈꾸는 전형적인 겨울멜로영화 [내사랑]을 살펴보겠습니다.
POINT 1. 제 2의 러브 액츄얼리가 될수 있을까?
[내사랑]이 지향하고 있는 영화는 당연히 [러브 액츄얼리]일 것입니다.
사랑에 대한 여러 단편적인 에피소드들을 하나의 영화로 엮어낸 [러브 액츄얼리]는 2003년 12월에 개봉하여 [반지의 제왕 : 왕의 귀환], [실미도] 등 메가톤급 흥행영화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200만에 가까운 국내흥행을 기록하였습니다.
눈에 띄는 스타라고는 휴 그랜트 정도였기에 [러브 액츄얼리]의 흥행은 꽤 오랫동안 화제가 되었으며, 지금도 겨울멜로영화의 대명사로 군림하고 있습니다.
[러브 액츄얼리]의 흥행 후 국내에서도 이런 류의 옴니부스형식의 멜로영화들이 만들어지기 시작했는데 2005년 가을에 나란히 개봉한 [내 생애 가장 아름다운 일주일]과 [새드무비]가 대표적인 영화입니다.
[내사랑]은 바로 그러한 [러브 액츄얼리]의 흥행을 꿈꾸는 또 한편의 멜로영화입니다.
POINT 2. 내 생애 가장 아름다운 일주일이 될것인가? 새드무비가 될것인가?
2005년 가을에 2주 터울로 개봉한 [내 생애 가장 아름다운 일주일]과 [새드무비]는 참 많은 부분에서 비슷했던 영화입니다.
먼저 제 2의 [러브 액츄얼리]를 꿈꾸었던 영화들이며 각각 스타급 배우들이 총출동하여 자존심을 벌인 영화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이 두 영화는 흥행면에서 극과 극의 대조를 보이고 맙니다.
개봉 첫주 [너는 내 운명]을 물리치고 박스오피스 1위에 등극한 [내 생애 가장 아름다운 일주일]은 2주차에도 1위 자리를 지키며 최종 250만이 넘는 흥행을 기록하였습니다.
하지만 개봉 첫주 [내 생애 가장 아름다운 일주일]을 제치고 1위로 화려하게 박스오피스에 데뷔했던 [새드무비]는 2주차에는 [야수와 미녀], [오로라 공주] 심지어는 [내 생애 최고의 일주일]에도 뒤지는 성적으로 4위로 내려앉았고 이후 가파른 하향세를 보이며 100만이 조금 넘는 흥행기록에 만족해야 했습니다.
그렇다면 과연 [내 생애 가장 아름다운 일주일]과 [새드무비]의 차이는 무엇이었을까요?
그것은 바로 내실있는 이야기입니다.
스타의 티켓 파워가 별 효과가 없다는 것이 여실히 드러난 2007년 국내 영화계에서 내실있는 이야기의 구축은 [내사랑]에게 있어서 가장 중요한 요소가 될것입니다.
내실있는 이야기가 있냐, 없냐에 따라서 [내사랑]은 꾸준한 흥행세를 보였던 [내 생애 가장 아름다운 일주일]이 될것인가, 개봉 첫주 반짝하다가 주저앉은 [새드무비]가 될것인가 결정될 것으로 보입니다.
POINT 3. 그래도 개봉 첫주 반짝이라도 하려면 스타 파워가 필요하지 않을까?
감우성, 최강희
정일우, 이연희
류승용, 임정은
그리고 엄태웅
물론 [내사랑]에 가장 절실하게 필요한 것은 바로 내실있는 이야기입니다.
하지만 아무리 그래도 스타를 무시할수는 없겠죠.
붕어가 없는 붕어빵처럼, 눈물이 없는 [새드무비]가 그래도 100만 관객이라도 동원할 수 있었던 결정적인 이유는 정우성, 임수정, 차태현, 염정아로 이어지는 화려한 캐스팅 멤버에 있었기 때문입니다.
[내사랑]의 배우들을 살펴보면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것은 역시 [왕의 남자]의 천만 배우 감우성과 톡톡튀는 이미지의 최강희 커플입니다.
감우성과 최강희는 이미지 그대로 바른생활사나이와 어디로 튈지 모르는 엽기녀의 알꽁달꽁한 사랑 이야기를 보여줄 전망입니다.
하지만 의외로 감우성과 최강희를 제외하고는 그리 스타라고 할만한 배우는 안보입니다.
정일우와 이연희, 그리고 류승용, 임정은 등 가능성이 있는 배우들은 많지만 특별히 관객을 끌어모을 배우는 감우성과 최강희 정도입니다.
아! 미안... 한명 빠뜨렸군요. 엄태웅...
그런데 엄태웅은 아직 영화배우라기 보다는 탤런트라는 이미지가 강해서...
POINT 4. 이한 감독, 전작만큼만 해라.
사실 제게 있어서 [내사랑]의 가장 큰 기대 포인트는 바로 이한 감독입니다.
이한 감독의 연출 데뷔작 [연애소설]은 저에게도 소중한 추억이 담긴 영화입니다.
두번째 연출작인 [청춘만화]는 비록 [연애소설]만큼은 못했지만 그래도 꽤 재미있었던 멜로 영화였습니다.
그러한 이한 감독의 능력을 생각해본다면 [내사랑]은 충분히 기대할만해 보입니다.
비록 겨울시즌 대작 판타지영화들의 틈바구니 속에서 개봉하지만 분명 한겨울 데이트용 영화는 그 존재가치가 분명하기에 [내사랑]은 이한 감독의 전작만큼만 한다면 최소한 [내 생애 가장 아름다운 일주일]만큼은 할 것 같습니다.
그러고보니 '당신에겐 있었나요?'라고 광고 카피에서 관객에게 질문을 던졌던 [내 생애 가장 아름다운 일주일]과 마찬가지로 [내사랑]도 '찾았나요? 당신의 반쪽'이라며 질문을 던지고 있군요.
[트랜스포머]가 개봉하기전 국내에서 외화 최고의 흥행기록을 보유하고 있었던 [반지의 제왕 : 왕의 귀환]과 한국영화중 처음으로 천만관객 시대를 열었던 [실미도]의 틈 속에서도 흥행을 기록했던 [러브 액츄얼리]의 경우를 보더라도 멜로영화다운 훈훈함만 갖춘다면 [내사랑]은 분명 겨울영화전쟁 속에서 살아남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문제는 역시 과연 재미있을까? 인데... [새드무비]보다 스타 파워가 약한 상황에서 영화적 재미마저 구축하지 못한다면 관객의 관심을 끌지못한채 아주 조용히 사라지게 될지도...
그 모든 것은 바로 [내사랑]에 달려있습니다. 관객의 눈은 아주 공평하거든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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