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이야기/2002년 영화이야기

<마이너리티 리포트>- 매혹적이지만 뛰어나지는 않다.

쭈니-1 2009. 12. 8. 14:55

 



감독 : 스티븐 스필버그
주연 : 톰 크루즈, 막스 폰 시도우, 콜린 패럴
개봉 : 2002년 7월 26일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 톰 크루즈 주연, 필립 K. 딕 원작... <마이너리티 리포트>는 이들의 이름만으로도 충분히 절 흥분시킬만 했습니다. 어렵게 인터넷으로 <마이너리티 리포터>의 캠버전 동영상을 구해놓고도 쉽사리 볼 수 없었던 것도 이 영화를 컴으로 보는 것보다는 시설이 잘 갖추어진 극장에서 보기를 원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전 도저히 <마이너리티 리포터>에 대한 유혹을 떨칠 수 없었습니다. 작년 여름 그 수많았던 헐리우드 블럭버스터 중에서도 단연 제 마음을 빼았었던 <에이 아이>를 컴으로 먼저 보고 그렇게 후회를 한 후 다시 극장에서 봤었음에도 불구하고, 전 또다시 <마이너리티 리포터>를 플레이 시키고 말았습니다.
그리고 영화를 본후의 나의 느낌은 실망 반, 기쁨 반이었습니다.
영화적 재미와 미래를 완벽하게 재현한 스필버그다운 화면은 기대 이상이었지만, 필립 K. 딕의 원작을 토대로 한 심오한 메세지에 대한 기대감은 약간 실망했습니다.
역시 스필버그는 그저 흥행 감독일뿐 거장은 될 수 없는 것인지...


 

 

  
스티븐 스필버그... 그의 이름을 들으면 그의 초기작인 <이티>와 같은 착한 동화적 이미지가 먼저 떠오릅니다. 물론 그도 아카데미를 겨냥한 일련의 전쟁 영화들로 이러한 동화적 이미지를 어느정도 벗어던졌지만, 그래도 역시 <쉰들러 리스트>보다는 <이티>가 스필버그 감독에겐 더 어울립니다.
하지만 작년 개봉되었던 <에이 아이>는 이러한 제 생각을 조금 뒤집었습니다. 착한 동화적 이미지가 강했던 그가 만들은 <에이 아이>는 도저히 스필버그의 영화라는 것이 믿어지지 않을 만큼 끔찍했고, 서글펐습니다. 물론 마지막에 가서는 스필버그 감독답게 착한 동화로 마무리지었었지만... 그 마지막 20여분을 제외한다면 <에이 아이>는 거의 완벽한 스필버그 감독의 변신과도 같은 영화였습니다.    
전 <에이 아이>를 보고나서 '드디어 스필버그 감독이 흥행 감독에서 진정한 거장으로 발돋움하려는 가보다.'라고 생각했었습니다. 그러한 와중에 <마이너리티 리포트>의 제작 소식을 들은 겁니다.  
물론 주연을 맡은 톰 크루즈의 이름이 먼저 눈에 들어왔지만, 그보다도 절 더 흥분시킨 이름은 바로 필립 K. 딕이라는 이름이었습니다. 저는 책을 그리 많이 읽지않는 편이라서 그의 소설을 읽은 적은 없지만, 그의 원작이었던 리들리 스콧 감독의 <블레이드 러너>를 무지 감동깊게 봤었습니다.  
암울한 미래... 선과 악의 모호함... 자신의 존재에 대해 확신을 가지지 못하는 주인공...
<블레이드 러너>에 대한 미래의 이미지는 제게 무척이나 인상깊었었죠.
전 <마이너리티 리포트>가 분명 <블레이드 러너>같은 영화일것이라 생각한 겁니다. 스필버그 감독의 전작인 <에이 아이>의 연장 선상에 있는...
하지만 <마이너리티 리포터>는 <블레이드 러너>보다는, 필립 K. 딕의 또다른 원작 소설을 영화한 폴 베호벤 감독의 블럭 버스터였던 <토탈 리콜>같은 영화였습니다.  


 

 


영화의 배경은 2054년 워싱턴 D.C. 미래의 예지능력이 있는 예지자 세명의 도움으로 범죄가 일어나기전에 그 범죄를 막는 임무를 가지고 있는 특수 경찰인 프리 크라임의 리더 존 앤더튼(톰 크루즈)이 이 영화의 주인공입니다.
범죄를 저지르지 않은 사람들을 미래에 저지를 범죄에 대한 죄목으로 구속시킨다는 구조적 모순을 가지고 있는 프리 크라임. 하지만 존은 이 프리 크라임의 제도에 대해 철저히 신봉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예지자에 의해 존 앤더튼이 다음 살인 사건의 범인으로 지목됩니다. 존은 하루아침에 자신이 그토록 믿고 있었던 시스템의 희생자가 되어 쫓기는 신세로 전락한 겁니다.
이러한 이 영화의 기본 줄거리는 사이보그 인간을 뒤쫓는 특수 경찰이었던 데커드(해리슨 포드)가 자신 역시도 인간의 기억이 심어진 인조인간이었다는 기본 줄거리를 가진 <블레이드 러너>와 일맥상통합니다.  
오로지 인간의 적인 인조인간의 제거를 인생의 목표로 삼았던 데커드가 인조인간이었다는 <블레이드 러너>와 미래 범죄 예방에 자신의 인생을 걸었던 존 앤더튼이 바로 미래 범죄자였다는 <마이너리티 리포트>... 그러나 이 두 영화는 주인공의 상황만 비슷할뿐, 분명 다른 영화적 길을 걷습니다.  
<블레이드 러너>가 데커드의 인간적인 고뇌와 자신의 존재에 대한 혼돈을 암울한 미래속에서 표현했다면, <마이너리티 리포트>는 화려한 특수효과속에 존 앤더튼의 모험담에 그 촛점을 맞춥니다.  
분명 존 앤더튼의 모험담은 2시간30분에 가까운 영화의 러닝타임이 어떻게 지나갔는지 모를 만큼 흥미진진합니다.
하지만 그 흥미진진한 모험담 속에서 인간의 의지로 미래는 바뀔수 있기에 그 미래를 미리 예지하고 막는 다는 것이 얼마나 부질없는 행동임을 알리는 원작의 메세지는 그 진가를 발휘하지못하고 흐지부지 마무리 됩니다.


 

 


이 영화의 두번에 걸친 반전 역시 그리 매력적이지 못합니다.
관객들은 분명 톰 크루즈의 편이 되어 그가 누명을 썼다는 것에 대해 믿어 의심치 않으며, 영화가 진행되는 동안에도 톰 크루즈 한테 누명을 씌운 나쁜 놈을 찾기에 여념이 없습니다.
스필버그 감독은 이러한 관객의 의도를 파악한듯 연방 정부의 검사 워트워(콜린 패럴)을 등장시켜 그 악역을 떠맡깁니다. 하지만 헐리우드의 액션 스릴러에 익숙한 관객이라면 이러한 속이 뻔히 들여다보이는 함정에 빠질리가 없습니다.
사건의 진상이 밝혀지는 영화 후반부의 반전 역시 영화를 집중해서 본 관객이라면 쉽게 맞출 수 있을만큼 허술합니다.
하지만 애초에 이 영화가 반전을 위한 영화가 아님을 상기한다면 이러한 단점은 솔직히 별로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이 영화는 관객과 게임을 벌이는 영화는 결코 아니니까요.
관객들은 단지 스필버그 감독이 완성해놓은 완벽한 미래속에서 존 앤더튼의 모험담을 지켜보기만 하면 되는 겁니다.


 

 

  
스필버그 감독은 SF 액션 스릴러 영화로써 <마이너리티 리포트>의 재미를 확실하게 책임집니다.
이 영화에 등장하는 여러 미래 소품들은 과연 스필버그 답습니다.
특히 제가 인상깊었던 것은 어딜 가든 안구 조사를 통해 그 신원이 밝혀진다는 부분입니다. 지하철을 탈때도, 의류 매장에 들어갈때도, 필히 안구 조사를 해야합니다. 분명 국민의 안보가 중요시되는 미래라면 그러한 안구 조사가 등장할지도 모릅니다.
그 외에도 이 영화에 등장하는 미래 소품들은 과연 50여년 후라면 저러한 것들이 등장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정교합니다.
수직으로 달리는 자동차, 범인 검색을 위한 거미 로봇 등등...
이러한 놀라운 시각적 효과는 스필버그 감독의 뛰어난 이야기꾼 기질과 함께 영화의 재미를 이끌어나갑니다. 마치 인디애나 존스의 모험담을 보는 것같은 존 앤더튼의 모험담은 정교한 미래 소품들과 더불어 영화적 재미를 한단계 업그레이드 시킵니다.    
과연 스필버그... 라는 탄성이 나올만 합니다.


 

 

  
만약 작년에 <에이 아이>를 보지 않았다면... 아니, 스필버그 감독의 흥행 감독에서 거장으로 발돋움할거라는 기대만 가지지 않았더라면... 분명 이 영화는 흠잡을때 없는 SF 액션 스릴러 영화 입니다.
제가 지금까지 봤던 올 여름 헐리우드 블럭 버스터 중에서도 가장 으뜸인 재미를 갖추고 있습니다.
과연 스필버그... 라는 기대감도 결코 무너지지 않습니다.
필립 K. 딕의 원작 소설에서 기본 상황만 가져와 헐리우드 블럭버스터로 깔끔하게 만들어놓은 스필버그의 이야기 실력에도 더 이상 이의를 제기할 수 없을 정도로 완벽합니다. 그러나...
어쩌면 제가 스필버그 감독에게 너무 많은 것을 원했을지도 모릅니다. 헐리우드의 여름 블럭 버스터 영화가 재미를 갖추었다면 된것을...
하지만... 하지만... 이제 더이상 스필버그 감독에게 <에이 아이>같은 영화는 기대할 수 없는 걸까요?


 

 

 




인연이
내가 올 여름 보고싶은 영화중에 하나얌..
에구 볼 영화 엄청시리 많은데 볼사람 정말 정말 없네^^
잼 있을거 같오...이 영화...그냥 느낌에 말야~~
 2002/07/25   

쭈니
재미있어.
러닝타임이 2시간 30여분인데... 그 긴 시간이 어떻게 지나갔는지 모를 만큼...
 2002/07/25    

아랑
볼래요 저둥.
재밌겠당~
저는 토탈리콜 옛날에 무지 재밌게 봤었거든요.
스필버그 감독 영화는 전 그냥 재미로 봐염
 2002/07/25   

쭈니
저도 예전엔 그냥 재미로 봤었는데...
<에이아이>를 보고나서는 <마이너리티 리포트>에 대한 기대가 너무 컸었나봐요. ^^
 2002/07/29    

아지랭이
이 영화 잼있나?  2002/07/29   

쭈니
넵!!!  2002/07/29    

인연이
드뎌 봤다.. 두번예매에 둘다 취소해야 하는 불상사 드뎌 세번째 예매만에 어렵게 어렵게 영화를 봤쥐. 한마디로 얘기하자면 생각보다 별로였어. 미래를 그린건 정말 대단한거였지만, 하여튼 오빠처럼 작년에 A.I를 볼때의 그런 느낌하고는 웬지 다르더라. 웬지 있지... 탐크루즈는 바닐라스카이에서의 느낌하고 별반 다른 느낌이 없었어.. 시간이 어떻게 가는지 모르게 영화를 보긴 했지만 보고 나선 왜 뭔가 빠진득한 허전함이 느껴지더라....  2002/08/10   

쭈니
정말 어렵게 봤네!!! 나라면 그런 경우 차라리 포기하고 말아버려.
그런데 인연이는 집요하군. ^^;
이 영화에 너무 많은 것을 바라지 않고 그냥 재미위주로 감상한다면 정말 재미있는 영화야. 그치???
 2002/08/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