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이야기/2002년 영화이야기

<맨 인 블랙 2>- 영화적 상상력, 그 한계에 도전한다.

쭈니-1 2009. 12. 8. 14:52

 



감독 : 배리 소넨필드
주연 : 윌 스미스, 토미 리 존스, 라라 플린 보일
개봉 : 2002년 7월 11일

제가 헐리우드 블럭버스터를 좋아하는 이유는 영화가 단순명료하면서도 인간의 상상력을 최대한으로 끌어올린 영화들이 많기 때문입니다.
올 여름도 마찬가지입니다. 수많은 헐리우드 블럭버스터들이 관객의 상상력을 자극하며 개봉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그 중 5년전 <맨 인 블랙>의 유쾌한 상상력에 놀랐던 분들이라면 단연 <맨인 블랙 2>는 올 여름 헐리우드 블럭버스터중에서도 가장 기대되는 영화일 겁니다.
<맨 인 블랙>의 감독... 배리 소넨필드... 그에 대한 제 기억은 상당히 오래전으로 거슬러 올라가야 합니다.
당시 저는 고등학생이었고 한참 영화에 빠져있었습니다. 하지만 그 당시도 지금처럼 영화보러 같이 갈 친구들이 없어서 집에서 비디오를 보는 것으로 나의 영화에 대한 갈증을 해소하곤 했었죠. 그러다가 극장에 갈 기회가 생긴 겁니다. 아마도 그때 누나가 남자친구와 안좋은 일이 있어서 기분 전환을 하기위해 제게 극장에 가자고 했었던 것 같은데... 암튼 저는 설레이는 마음으로 그 동안 제가 보고 싶었던 영화을 골랐습니다. 그 영화가 <아담스 패밀리>라는 아주 독특한 코미디 영화였습니다.
<아담스 패밀리>를 보고난 후 누나의 반응은 상당히 냉담했지만 저는 그 독특한 상상력에 푹 빠져 정신을 차릴 수가 없었죠. 그 후 그의 영화를 다시 보게 된 것은 <맨 인 블랙>에서였습니다. 이 영화에서도 그는 자신만의 독특한 영화 세계로 절 만족시켰었죠.
그리고 이제 <와일드 와일드 웨스트>를 거쳐 <맨 인 블랙 2>로 다시 우리 곁에 돌아온 배리 소넨필드 감독... 마치 10여년전의 풋풋한 고등학생이었던 제가 <아담스 패밀리>를 보러가기전에 느꼈던 그 흥분만큼이나 <맨 인 블랙 2>를 보기전의 나의 흥분은... 글로 표현이 안될 정도입니다. ^^


 

 

      
<맨 인 블랙>은 우리들은 모르지만 어쩌면 외계인들이 우리와 함께 살아가고 있을지도 모른다는 가정에서부터 시작합니다. 이러한 영화의 상상력은 지구의 외계인들을 특별 관리하는 특수요원 MIB를 탄생시켰으며, 이제 검은 옷을 입은 폼 빼면 시체들인 MIB와 외계인들의 한바탕 소동을 만들어 냅니다.
전편에서 저는 이 영화의 상상력에 입을 다물수가 없었습니다. 지금까지 외계인들을 소재로 했던 그 수많았던 영화들을 단숨에 뛰어넘는 이 영화의 설정은 그것이 말도 안되는 설정이라는 것을 알고 있으면서도 '어쩌면... 진짜???'라는 상상력을 제게 불어넣어 주었습니다.
하지만 <맨 인 블랙 2>는 전편의 가장 큰 장점이었던 이러한 상상력에 기댈 수 없습니다. 그것이 속편의 한계이기도 합니다.
이미 전편을 통해 <맨 인 블랙>만의 세계와 그 상상력을 맘껏 경험한 관객들은 아주 당연하게 <맨 인 블랙 2>에서는 다른 그 어떤 것을 원하게 됩니다. 그렇다면 <맨 인 블랙 2>는 과연 관객의 욕구를 채워줄 수 있을지...
다른 수많은 속편 영화들이 전편을 뛰어 넘지 못하고 실패작으로 전락하는 가장 큰 이유는 바로 새로운 것을 보여주지 못했기 때문이라 저는 생각합니다. 전편의 흥행에 기대어 전편을 능가하는 막대한 제작비로 이룩한 거대한 스케일만으로 관객들을 상대하려하니 당연히 전편을 능가할수 없을수밖에 없습니다. 스케일이 커진다는 것이 전편과 다른 재미를 가지고 있다는 의미는 아니니까요.  
하지만 <맨 인 블랙 2>는 관객에게 새로운 것을 보여주기 위해 부단히 노력합니다. 그것은 전편을 능가하는 스케일도 아니고, 화려한 특수효과도 아닙니다. 그렇다고 새로운 상상력을 관객에게 제시하지도 않습니다. <맨 인 블랙 2>의 새로운 재미는 바로 캐릭터의 완성이라는 아주 작은 겁니다.


 

 


<맨 인 블랙>을 보면서 제가 느꼈던 가장 큰 불만은 바로 비현실적인 캐릭터였습니다. 사실 SF 영화들의 공통적인 특징인데 <맨 인 블랙>은 조금 더 심했었습니다.
영화엔 분명 고참 MIB 요원인 케이와 신참 MIB 요원인 제이가 등장하지만 영화속에서 이름이 아닌 이니셜로 불러지는 것 만큼이나 이 두 캐릭터는 비현실적이며 평면적이었습니다.
단지 검은 옷을 입고 폼잡고 서있거나, 서로 티격태격하며 말썽피우는 외계인들을 물리치는 역활만이 그들의 임무였죠. 물론 영화가 만화적인 상상력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영화라고는 하지만 그래도 너무 심하다 싶을 정도로 제이와 케이는 만화적이면서 아무런 감정이 없는 단지 지구를 지키는 조금 우스꽝스러운 영웅에 불과했습니다.
하지만 <맨 인 블랙 2>는 이러한 제이와 케이를 한단계 업그레이드 시킵니다.
일반인들은 모르는 임무를 완수하기위해 자신을 본 일반인들의 기억을 지워야하는 제이는 지독한 외로움에 빠지고, 급기야는 자신의 마음을 헤아려주는 아름다운 미모의 목격자의 기억을 차마 지우지 못합니다. 그는 그녀와 사랑에 빠진 것이며, 그녀만이라도 자신을 기억해주길 원했던 거죠.  
전편에서의 임무를 마치고 사랑하는 사람과의 일상적인 생활을 하기위해 기억을 지운 케이는 그러나 사랑하는 사람을 떠나보내고 자아를 상실한채 조작된 생활속에서 의미없는 생활에 빠져 있습니다.
이러한 장면들을 본 순간 저는 <맨 인 블랙>에서 제가 아쉬웠던 부분들이 말끔히 해소되는 쾌감을 받았습니다. MIB 요원도 분명 사람일텐데 그들도 외로움과 싸우며 갑작스레 찾아온 사랑때문에 고민도 하는 것은 아주 당연합니다.
자기 자신의 개인적인 행복과 MIB 특수요원으로써의 임무 사이에서 방황하고 고민하는 제이와 케이... 전편에서 그들이 단지 지구를 지키기위한 영웅이었다면 <맨 인 블랙 2>에서 그들은 하나의 현실적인 인물로 재탄생한겁니다.


 

 

          
이제 전편의 약간은 불완전했던 캐릭터를 완성한 <맨 인 블랙 2>는 본격적인 이야기에 돌입합니다.
전편에서 우스꽝스러운 바퀴벌레 외계인이 지구를 위기에 빠뜨렸다면 <맨 인 블랙 2>에서는 징그러운 긴 촉수를 가진 악의 여왕 셀리나가 등장합니다. 전 우주를 위기에 빠뜨릴수도 있는 '자르타의 빛'을 찾기위해...
셀리나의 첫 등장자체가 압권입니다. 영화는 거대한 우주선이 지구에 착륙하는 장면을 보여줍니다. 하지만 그것은 실제로 겨우 콜라캔만한 크기의 우주선이었으며 그 우주선에서 내린 이상한 애벌레 처럼 생긴 외계인은 미모의 속옷 광고의 여인으로 둔갑하는 거죠.  
엄청난 크기의 우주선과 무시무시한 외계인을 기대했던 제게 이 영화는 시작부터 나의 빈약한 상상력을 비웃습니다. ^^;  
나의 빈약한 상상력의 한계를 느낀 장면은 여기에서 그치지 않습니다. 지하철을 통체로 삼키는 어마어마한 지렁이 외계인에서부터 말하는 강아지 외계인까지... 영화는 쉴새없이 관객의 상상력을 자극하며 관객을 시각적인 즐거움도 제공합니다.  
특히 의외의 마지막 장면이 보여주는 왠지 철학적인 뜻이 깊게 담긴 듯한 장면은 이 영화속의 상상력의 극치입니다.
이 영화는 전편과 마찬가지로 이 영화속의 상상력만으로도 1시간 30분이 금새 지나가버리는 아주 특이한 영화입니다.


 

 

    
하지만 <맨 인 블랙 2>가 전혀 단점이 없는 영화는 아닙니다.
가장 큰 단점은 영화의 진부한 스토리입니다.
악이 등장하고, 정의의 영웅이 등장하고... 아름다운 여인은 악의 인질이 되고, 정의의 영웅은 악을 물리쳐 지구도 구하고, 인질로 잡혔던 아름다운 여인도 구하고... 뭐 이게 전부입니다.
하지만 기본적으로 이 영화는 스토리라는 영화에서 어찌보면 가장 큰 요소를 포기하고 시각적인 재미와 예기치못한 상상력을 위주로 만들어진 영화라는 사실에 주의해야 합니다.
물론 많은 헐리우드 블럭버스터들이 시각적인 즐거움만을 추구하는 SF 영화를 만들어 빈축을 사고 있지만... <맨 인 블랙 2>는 이 시각적인 즐거움에 상상력이라는 또다른 요소를 채워넣음으로써 다른 속빈 강정같은 블럭버스터와는 다른 재미를 주는 영화입니다.  
그리고 또한가지 아쉬운 것은 솔직히 이 영화의 캐릭터들이 전편에 비해 현실적이고 좀 더 복합적이 되었다는 것을 제외한다면 이 영화는 전편과 전혀 다른 면모를 보여주지 못한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전편에서 가장 아쉬웠던 부분을 채워 주었기에 제겐 더 이상 바랄것이 없을 정도로 좋았었습니다.  


 

 

 




아랑
아직도 제홈이 안돌아가요..
ㅠ_ㅠ 서버관리자는 뭘하는지..
토요일날 스타워즈를 봤는데요. 회사 바로 앞인 충무로 대한극장..
자리가 글쎄 앞에서 세번째였어요. 고등학교때 알라딘을 봤을때 극장 젤 앞자리에서 보느라 아주 고생했던 악몽이 다시 경험되는 시간이였어요.
그런데 그때보다 더 심하더라구요. 극장의 큰 스크린을 휙휙 지나다니고 날라다니고 화면 쫓아가느라 눈아퍼 죽는줄 알았어요. 급기야는 너무 어지럽고 현기증이 나서 걍 눈을 감아버렸어요.ㅠ_ㅠ
극장가서 눈감고 어여 영화 끝났으면.. 하고 바랬던게 얼마만인지--;
좀 편한 자리에서 뒤쪽에서 봤다면 재밌게 봤을텐데 아쉬어여...
 2002/07/15   

쭈니
대한극장이요???
저도 거기 자주 가는데...
시설도 좋고... 사람도 많지않고...
<스타워즈>를 앞자리에서 보셨다면 눈이 많이 아프셨겠어요. ^^;
운이 없으셨네요.
표 사기전에 미리 확인하시지 그러셨어요...
 2002/07/15    

구구콘
[..마음을 해아려주는 아름다운..]
[..분명 시람일텐데..]...이땅앙!!(=이상!!)...흐흐
 2002/07/15   

쭈니
에궁~ 아깝다... 두세번 확인했는데 오타가 있을줄이야... ^^  2002/07/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