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 : 알렉스 반 바르메담
주연 : 알렉스 반 바르메담
우리나라에서 할리우드 영화가 아닌 다른 나라의 영화를 본다는 것은 그야말로 곤욕스러운 일이다. 할리우드 영화의 홍수속에서 다른 나라 영화를 발견하다는 것도 어려운 일이지만 할리우드 영화의 스타 시스템에 익숙해진 상태에서 전혀 다른 형식의 영화를 본다는 것 역시 어려운 일이다.
그런 의미에서 [드레스]는 정말로 우리나라에선 찾아볼 수 없는 네덜란드 영화이다. 어쩌면 이 영화를 접하는 순간 우리는 전혀 다른 영화의 세상에서 독특힘과 낯설음을 맛보아야 할지도 모른다. 그렇기에 이 영화에 대한 체험은 독특하다.
감독은 알렉스 반 바르메담은 네덜란드의 새로운 아티스트로 추악받는 인물이다. 그는 할리우드 영화가 점령해버린 조국의 영화 현실속에서 꿋꿋이 자신이 추구해온 영화를 만들어낸 젊은 영화인이다. [드레스]는 그의 세번째 영화이며 원제는 [드레스 그리고 그 옷을 입는 여자들과 그 옷을 쳐다보다보는 남자들에게 일어나는 효과]이다.
이 영화의 주인공은 사람이 아닌 한벌의 드레스이며 카메라는 드레스의 행적을 조용히 따라다닌다. 이렇듯 이 영화는 제목뿐만 아니라 형식면에서 할리우드 영화에선 일찍이 찾아볼 수 없는 파격을 지녔다.
이 영화의 첫장면은 목화밭에서 시작한다. 엄연히 주인공이 한벌의 드레스이기에 감독은 마땅히 드레스가 태어난 곳을 오프닝씬으로 해야한다고 생각한듯 하다. 그리고 곧 디자인이 결정되고 드디어 드레스가 탄생한다.
이렇게해서 탄생된 드레스는 60대 여인인 스텔라에게 입혀진다. 그러나 그녀는 심장발작을 일으켜 쓰러지게 되고 드레스는 새로운 주인을 찾으려는 듯 바람에 날려 젊고 싱싱한 조안나에게 간다.
그러나 그녀가 그 옷을 입는 순간 그녀는 기차 검표원인 디스메트(알렉스 반 바르메담)와 버스 운전사에게 연달아 강간당할뻔하고 다시 그 옷은 전보다 짧아지고 야한 디자인으로 바꿘채 사춘기 소녀 칸탈의 손에 들어간다. 그러나 그녀 역시 디스메트에게 봉변을 당하고 최종적으로 드레스는 걸인인 한 여인에게 입혀진채 그 여인의 죽음과 함께 생을 마감한다.
이 영화에서 드레스는 인간 내면에 감추어진 욕정의 다른 형태이며 이 드레스에 끊임없이 집착하는 기차 검표원이 감독 자신이라는 사실은 우연이 아니다. 감독은 이 영화를 통해 사람이 주인공이 아닌 드레스를 주인공으로 하여 그 드레스로 인해 욕정에 휘말리는 인간들의 모습을 그려내고 있다.
자신의 욕정에 못이겨 심장발작을 일으키는 노부인이나 드레스로 인해 봉변당하는 조안나와 칸탈의 경우에서처럼 말이다.그러나 최종적으로 드레스를 입은 걸인의 경우는 매우 예외인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드레스를 찢어 징표처럼 가지고 다니던 걸인 영감이 사춘기 소녀에게 돈을 주며 프렌치 키스를 요구하는 장면과 디스메트가 미술관에 그려진 드레스를 찢어 달아나다 경비원에게 잡히는 라스트 장면은 한 드레스로 인해 성적 욕망과 집착이라는 이 영화의 주제를 강하게 드러내고 있다.
1998년 6월 1일
*** 2007년 오늘의 이야기 ***
사람이 아닌 드레스가 주인공인 영화.
좀 특이한 설정이긴 합니다만...
제 기억에는 미국 영화중에서도 사람이 나닌 돈이 주인공인 영화가 있습니다.
제목은 기억이 잘 안나는데...
암튼 특이한 영화임에는 분명해 보이는 군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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