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 : 스튜어트 베어드
주연 : 웨슬리 스나입스, 토미 리 존스,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 이렌느 야곱
93년 해리슨 포드와 토미 리 존스가 주연한 영화 [도망자]는 63년부터 67년까지 방영한 ABC방송국 동명의 인기 TV시리즈물을 영화화한 작품으로 93년 전미흥행 2위를 기록한 초대형 흥행작이다.
[도망자]는 평범하게 살던 의사가 살인사건의 누명을 뒤집어쓰고 쫓기면서 벌어지는 긴박한 스릴러 영화로써 관객들의 좋은 반응을 얻어냈다. 영화속에서 이미 주인공은 누명을 벗고 할리우드 영화의 전통대로 막을 내렸다. 그런데 갑자기 웬 [도망자 2]인가?
이 영화엔 해리슨 포드도 나오지 않고 전편과는 스토리조차 전혀 연결되는 점이 없다. 단지 토미 리 존스가 냉혹한 추적자로 나온다는 것 이외엔...
그렇다면 [도망자 2]라는 제목의 수수께끼는 역시 [도망자]의 흥행덕을 보려했던 수입업체측의 얄팍한 상술에 불과하다.
그렇기에 [도망자]의 긴박했던 스토리 전개를 기대하고 갔던 관객이라면 아마 대실망하엿을 것이다. 왜냐하면 이 영화는 단지 평범하기만한 할리우드 액션 영화이기 때문이다.
그래도 수입업체측에서 굳이 제목을 [도망자 2]로 붙였으니 [도망자]와 비교해보자.
우선 이 영화의 도망자는 전직 CIA요원인 마크(웨슬리 스나입스)이다. 그는 CIA내부의 음모에 휘말려 쫓기지만 제임스 본드 뺨치는 실력으로 추적을 따돌리며 누명을 벗는다. 이러한 설정은 [도망자]에서 평범한 의사를 주인공으로 내세워 관객들의 공감대를 형성했던 것에 비교해본다면 주인공을 너무 뛰어나고 특별한 사람으로 그리고 있어서 관객들의 공감대 형성에 실패했다.
두번째로 [도망자]가 도망자의 긴박한 상황을 그리고 있다면 [도망자 2]는 추적자의 입장에서 영화가 진행되고 있다. 그렇기에 [도망자]의 주인공이 해리슨 포드이고 토미 리 존스는 조연에 불과하다면 [도망자 2]에선 추적자인 토미 리 존스를 주연으로 위치를 격상시켰고 오히려 도망자인 웨슬리 스나입스는 조연에 머물고 말았다.
결정적으로 두 영화가 틀린 점은 장르이다. [도망자]는 철저한 미스터리 스릴러이다. 해리슨 포드가 자신의 누명을 벗고 진범을 찾는 과정이 물론 액션도 포함되어 있지만 철저하게 스릴러 분위기로 몰고 간다. 그에반헤 [도망자 2]는 액션 영화이다. 애초에 CIA의 음모라는 사건의 전말은 관객에게 노출된채 액션 스타인 웨슬리 스나입스의 화려한 스턴트 연기에 의존한다. 사건의 마지막 반전으로 등장하는 존 로이스(로버트 다우니 주니어)라는 인물은 그저 할리우드 특유의 트릭일 뿐이다.
먼저 이 영화는 불쾌하다. 관객을 속이면서까지 제목을 굳이 [도망자 2]라고 붙인 수입업체측에게도 불쾌하고 쫓고 쫓기는 상황을 지겹도록 상영시간 내내 질질 끄느 영화의 내용도 불쾌하다.
그러나 거대한 비행기 추락 장면과 마크가 빌딩 옥상에서 뛰어내려 열차로 도망치는 장면등 불거리는 꽤 있는 편이다.
P.S. [베로니카의 이중생활], [세가지색 : 레드]등에서 국내 팬들에게 강한 인상을 심어주었던 여배우 이렌느 야곱이 이 영화에서 마크의 애인으로 등장한다. 그녀가 드디어 할리우드로 진출했다는 것은 그녀를 자주 볼 수 있다는 점에서 반가운 일이지만 이 영화에서처럼 쓰레기같은 배역에 또 나올까 걱정스럽다.
*** 2007년 오늘의 이야기 ***
[이보다 더 좋을순 없다]에 이어 [타이타닉]을 보기위해 CGV강변에 갔다가 매진되어 어쩔수없이 본 영화입니다.
이 영화외에도 [인 앤 아웃]이 또 기다리고 있답니다. ^^
어쩔수없이 본 영화인만큼 감상평도 그리 썩 좋지는 않네요.
웨슬리 스나입스의 그저 그런 액션 영화중 한편으로 기억됩니다.
P.S. [도망자 2]는 [도망자]의 스핀오프라고 합니다. 그러니 본문 내용의 [도망자]와 [도망자 2]가 전혀 관계가 없다는 식의 글은 제가 글을 썼던 1998년 당시 제대로된 영화 정보를 얻지 못한 것으로 인한 오류였음을 밝혀둡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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