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억의 영화노트/1998년 영화노트

인 앤 아웃(In and Out) ★★★★

쭈니-1 2009. 12. 9. 14:56

 

 



감독 : 프랭크 오즈
주연 : 케빈 클라인, 조앤 쿠삭, 톰 셀릭, 맷 딜런

[필라델피아]로 아카데미 남우주연상을 거머쥔 톰 행크스는 눈물을 글썽거리며 고등학교 시절 연극선생에게 경의를 표했다. '그는 제가 이제까지 만난 가장 훌륭한 게이였습니다.' 이 소감을 들은 제작자 스코트 루딘은 게이 선생에 대한 아이디어를 생각해냈고 그래서 탄생한 것이 바로 [인 앤 아웃]이다. 그리고 예상외의 성공을 거두었다.
이 영화의 주인공은 하워드 브래킷(케빈 클라인)이다. 그는 작은 동네인 그린리프에서 가장 인기있는 고등학교 문학 선생으로 세익스피어의 시를 줄줄 외고 깔끔하고 젠틀한 매너에 주위 사람들로부터 좋은 평가를 받던 인물이었다. 그는 3년동안 사귀었던 에밀리(조앤 쿠삭)와의 결혼을 앞두고 이제 제자였던 할리우드 스타 카메론 드레이크(맷 딜런)의 아카데미 수상을 지켜보고 있었다. 그런데 문제는 그가 수상소감으로 '하워드 선생님께 감사하며 그는 게이입니다.'라고 말해버린다.
그 후부터 순조로웠던 하워드의 인생은 갑자기 꼬이기 시작한다. 카메론의 수상 소감을 들은 마을 사람들은 그를 이상한 눈초리로 쳐다보고 매스컴은 그를 취재하기위해 난리법석을 떤다. 옛 제자의 한마디 말때문에 원치않은 유명인사가 되어버린 하워드는 그야말로 난처한 입장에 빠지고 만다.
이 영화의 초반은 이렇듯 유쾌한 코미디이다. 특히 케빈 클라인과 조앤 쿠삭의 놀라운 연기는 게이라는 낯설은 소재임에도 불구하고 관객들을 유쾌하게 한다.
그러나 중반으로 가면서 영화는 코미디 이상의 그 무엇을 원하는 듯 하였다. 결국 갑자기 영화는 하워드의 정체성 찾기에 촛점이 맞춰진다.
하워드는 '내가 게이인가?'라며 갑자기 자신에게 질문을 던진다. 고해성사를 받은 목사는 약혼한지 3년동안 단 한번도 성관계를 갖지 않았다는 하워드의 말에 '게이 맞네'라며 지금 당장 약혼녀와 섹스를 나누라고 충고하고, 그를 끈질기게 취재하던 TV리포터(톰 셀릭)는 그와 찐한 키스를 나누고 '당신은 게이입니다.'라고 말한다. 진정한 남성을 위한 교육 테잎은 그가 흥겨운 음악에 춤을 춘다는 이유로 '넌 게이야'라고 말하길 주저않는다.
급기야 하워드는 결혼식장에서 '전 게이입니다.'라고 고백하고 만다. 도대체 어찌된 일일까? 바브라 스트라이샌드의 영화를 좋아하고 흥겨운 음악에 자신도 모르게 춤을 추고 남자와의 키스가 어색하지않다는 것만으로 자신이 게이라는 말인가?
게이문화가 자리잡지못한 우리나라 관객으로선 영화의 극적 전개를 위한 억지로밖에 보이지 않는다.
게다가 종반은 더 황당하다. 카메론은 자신이 저지른 일을 수습하겠다고 나서고 라스트에선 갑자기 [죽은 시인의 사회]의 라스트 장면이 연출된다. 한마디로 코미디에서 시작한 이 영화는 한 남자의 자아찾기를 거쳐 게이라는 이유로 부당한 퇴직을 당한 한 교육자의 감동어린 라스트로 막을 내린다. 그나마 우리나라 관객에게 위안거리는 끝까지 코미디적 분위기를 포기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케빈 클라인과 조앤 쿠삭의 뛰어난 코미디 연기는 영화의 분위기가 어색해질때마다 웃음을 터뜨리게 함으로써 관객을 영화속에 몰입하게 하였다.
  
1998년 5월 17일

*** 2007년 오늘의 이야기 ***

[타이타닉]보려다가 매진으로 어쩔수 없이 보게된 영화... 3탄이군요. ^^
그중 [이보다 더 좋을순 없다]가 제일 재미있었고, [인 앤 아웃], [도망자 2] 순입니다.
[인 앤 아웃]은 무난한 별점이 말하듯 그런대로 재미있었습니다.
단지 게이 문화에 익숙하지 못했기에 주인공이 갑자기 '전 게이입니다.'라고 고백하는 장면에 당황했었죠.
저라면... 나중에 깨달아도 절대 고백안할겁니다.
주류 사회에서 밀려난다는 것... 그것이 얼마나 무서운 일인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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