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 : 드와이트 리틀
주연 : 웨슬리 스나입스, 다이안 레인
언제부터인가 할리우드는 백악관과 대통령을 내세운 영화가 부쩍 늘어나기 시작했다. 아마도 [인디펜던트 데이]의 폭발적인 흥행 성공 덕분인듯. 그런데 재미있는 것은 작품성과 오락성과는 별도로 영화속 대통령의 모습에 따라 흥행 실적이 결정된다는 것이다.
대통령이 전투기를 타고 외계인을 무찔렀던 [인디펜던트 데이]는 95년 흥행 톱을 거머쥐었고, 혼자 테러리스트를 때려 눕혔던 해리슨 포드 대통령의 [에어 포스 원]은 2억달러 가까운 흥행 실적을 기록하였다.
그러나 대통령을 바보 얼간이로 그렸던 팀 버튼의 [화성침공]은 미국내에서 참혹한 흥행 실패를 맛보았으며, 대통령의 섹스, 살인 스캔들을 담은 클린트 이스트우드의 [앱솔루트 파워] 역시 그의 명성에 걸맞지 않는 흥행 실적을 올렸다.
아마도 미국인들은 자기의 대통령이 영웅이기를 바라는 듯 하다. 그래서 클린턴 대통령도 섹스 스캔들을 딛고 이라크 공격 선언으로 인기가도를 달리고 있지 않은가.
[머더 1600]은 백악관에서 벌어진 콜걸 살인사건을 주내용으로 하고 있다.(그래서 흥행에선 재미를 보지 못했다) 살인 사건을 맡은 강력계 형사 리지스(웨슬리 스나입스)와 그를 돕는 미모의(왜 아니겠는가) 경호원 니나 챈스(다이안 레인). 그리고 사건을 은폐하려는 대통령 경호실장과 모종의 음모를 꾸미고 있는 고위 간부가 주요 등장인물이다. 아마 이쯤되면 내용이 대강 짐작갈 것이다.
이 영화의 전반과 중반은 [앱솔루트 파워]식의 사건 전개가 이루어진다. 진실을 밝히려는 주인공들과 이를 은폐하기위해 이들을 쫓는 백악관 경호원들. 사건은 할리우드의 액션 스릴러답게 긴박감 넘치는 스토리와 잦은 반전으로 재미를 자아낸다.그러다 마지막에 밝혀낸 진실은 겁많은 대통령을 사임시키려는 고위 간부의 음모임이 밝혀진다.
이 영화는 흠잡을 곳 없는 액션 스릴러이다. 백악관 살인사건이라는 민감한 주제속에서 남녀 주인공이 진실을 밝혀내는 스토리는 할리우드의 전통적 방식을 그대로 추종하면서도 잦은 반전으로 흥미를 이끌어낸다.
물론 백악관 살인 사건에 대통령과 그의 아들의 섹스 스캔들이라는 민감한 소재를 가지고 만든 영화치고는 너무 액션에 치우쳐 더 깊은 이야기는 하지 못하고 있지만 말이다.
P.S. : 이 영화의 사건동기는 북한의 인질극이다. 소련이 무너진 이후 요즘들어 부쩍 북한이 영화속 악의 집단으로 등장하는 것이 달갑지 않다. 그래도 우린 한 민족 아니던가.
1998년 2월 6일
*** 2007년 오늘의 이야기 ***
미국인들이 영웅 대통령을 좋아한다는 심리를 잘 이용한 사람이 바로 부시 아닐까요? 미국이라는 초강대국의 대통령이 되어 무소불위의 파워를 남용하는 그는 미국인들의 삐뚤어진 영웅심의 본 모습이 아닐런지... (갑자기 왠 반미주의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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