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 : 장화영
주연 : 정준호, 송윤아, 신구
[일팔일팔]은 신인 감독에 의한 신인 배우에 의해 만들어진 풍자 코미디이다. 이 영화는 신인에 의한 만들어진 영화답게 발상부터 기발한 영화이다.
700-1818 이라는 욕먹는 음성전화 서비스를 차려놓은 마대경(정준호)과 호세인(송윤아)이라는 인물들을 중심으로하여 격암유록별권이라는 미래의 지도자가 적혀있는 고서를 놓고 벌어지는 해프닝을 담고 있다.
이 영화엔 성윤리가 파괴된 우리사회의 풍속과 부패한 정치계에 대한 은유적인 코믹함이 가득하다.
그러나 이 영화는 감독의 의도와는 별개로 슬랩스틱 코미디의 틀에 묶여 코미디라는 제 역활을 충분히 소화해내지 못한채 억지웃기기에 연연하는 유치한 코미디가 되고 말았다.
그 일차적인 책임은 이 작품이 데뷔작인 시나리오 작가 신범수에게 있다. 이 영화의 내용은 온통 장난으로 가득차 있다. 물론 그것이 그의 의도였을지도 모르지만 그 도가 지나치다. 주인공에 대한 캐릭터 구축은 제대로 되어 있지 않은채 멍청한 악당이라는 조금은 낡은 수법을 이용해 억지로 관객을 웃기려 한다.
그것은 감독과 배우들 역시 마찬가지이다. 장화영 감독은 너무 짧은 경력을 이용하여 너무 빨리 영화계에 뛰어든것 같다. 그 역시 현실에 대한 풍자 코미디라는 자신의 의도를 영화 속에서 제대로 반영하지도 못한채 유치한 슬랩스틱 코미디에 빠져 있는 영화의 시나리오를 힘없이 쫓아가기만 한다.
그렇기에 이 영화는 언뜻보기엔 신랄한 풍자가 가득 담긴 영화인듯 보이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그저 아무 생각없는 그런 코미디에 불과하다.
이 영화의 배우들 역시 마찬가지이다. 주연을 맡은 정준호와 송윤아는 공채 탤런트 출신으로 TV에서 연기자로의 실력을 채 갖추기도 전에 너무 빨리 영화계에 진출했다.
정준호는 그 매끈한 마스크와는 반대되는 약간은 멍청한 마대경이라는 인물을 연기하기 위해 고군분투하지만 여의치 않아보이며 송윤아가 맡은 홍세인이라는 캐릭터는 시나리오의 부실덕분에 갈팡질팡하는 듯이 보인다.
이 영화의 출연자중 유일하게 관객의 눈에 익은 연기자인 신구는 왕자라는 사건의 열쇠를 쥐고 있는 신비의 인물로 표현되어 캐릭터의 비현실성 때문에 오히려 관객에게 어필하지 못했다.
신인 감독돠 신인 배우 그리고 신인 시나리오 작가. 분명 신인이라는 타이틀은 신선함이라는 장점이 있다. 그들은 아직 충무로에 물들지 않아 흥행을 위한 틀에 박힌 영화가 아닌 진정 자신들이 할 수 있는 영화를 할 수도 있다.
그러나 [일팔일팔]은 신인의 한계를 보여준 작품이다. 신인은 노련함이 없다. 그래서 신인 감독이 만든 작품은 정말로 기대외의 수작이 되는 경우보다 기발함이 돋보이는 졸작이 되는 경우가 허다하다. 안타깝게도 [일팔일팔]은 후자에 속한다.
1998년 2월 1일
*** 2007년 오늘의 이야기 ***
어느새 2006년 오늘의 이야기가 아닌 2007년 오늘의 이야기네요. ^^
이 영화의 캐스팅은 요즘으로 보면 초호화입니다.
정준호와 송윤아의 결합이라니...
하지만 9년전엔 신인이었던 탓에 연기가 정말 어이없었다는...
그래도 장화영 감독은 배우보는 눈은 있었나봅니다.
그 많은 신인중 오늘날 이렇게 톱스타가 될 배우를 캐스팅했으니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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