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 : 서극
주연 : 장 클로드 반담, 데니스 로드맨, 미키 루크
드디어 서극이 할리우드에 진출했다. 오우삼 감독이 할리우드에 정착하며 이름을 날리고 있을때 묵묵히 홍콩 영화계를 지키며 할리우드의 유혹을 떨쳐버렸던 그가 결국 할리우드에 도전하기로 결심한 것이다.
그의 할리우드 데뷔의 동반자는 이번에도 장 클로드 반담이다. 오우삼의 할리우드 데뷔작 [하드 타켓]과 임영동의 [맥시멈 리스크]에 이어 홍콩 감독 3인의 데뷔작에 모조리 주연을 맡은 셈이다.
아무래도 할리우드는 홍콩 감독들의 현란한 액션을 맡을 수 있는 배우는 장 클로드 반담뿐이라고 생각한듯 하다.
그러나 서극 감독은 오우삼과 임영동 감독이 했던 실수를 똑같이 반복하며 자산의 능력을 다 펼치지도 못한채 [더블 팀]을 평범한 액션 영화로 전락시켰다. (왜 아니겠는가? 장 클로드 반담으로는 그의 액션에 섞인 철학을 표현하기 힘들었을 것이다.)
이 영화는 여느 액션 영화처럼 오프닝 액션 장면으로 시작한다. 그러나 서극이 연출한 이 오프닝 액션은 관객에게 실망만 줄뿐이다. 말도 안되는 상황 설정과 빈약한 액션은 영화가 진행되면서 좀 괜찮아진다.
장 클로드 반담은 여전히 그의 근육을 자랑하며 현란한 액션 동작을 펼쳐 보이고 마이클 조던과 사킬 오닐에 이어 영화에 데뷔한 NBA스타 데니스 로드맨은 그 특유의 패션감각(?)으로 현란한 색체를 주도하고 있으며, 한동안 볼 수 없었던 섹시스타 미키 루크는 이 영화에선 스타브로라는 악당이 되어 그 특유의 카리스마로 영화의 분위기를 장악했다.
그러나 이들 출연진들은 그 각자의 장점만큼이나 약점을 내포하고 있어 이 영화를 오히려 퇴보시키고 있다.
장 클로드 반담의 경우는 이미 [하드 타켓]과 [맥시멈 리스크]에서도 드러났듯이 현란한 액션이외엔 할줄 아는게 없다.
이 영화에서 그가 콜로니라는 비밀기지에 강금되어 있는 동안 스타브로가 그의 임신한 아내를 인질로 잡고 그에게 복수를 강행하는 장면이 나온다. 이 최악의 상황에서 장 클로드 반담의 얼굴에 스친 표정은 담담하기만 하다. 이것은 작은 예일 뿐이다. 그렇기에 그가 등장하는 영화는 아무리 훌륭한 감독이 맡았더라도 2류 액션 영화밖에 되지 못한다.
데니스 로드맨의 출연은 아마도 관객의 호기심 자극을 위해서일 것이다. 그도 그럴것이 그는 NBA최고의 트러블 메이커이며 최고 인기구단 시카고 불스 소속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에게 연기를 기대하는 것은 무리일 것이다. 그렇기에 반담과 로드맨 컴비는 아마도 영화 사상 최악의 컴비일 것이다.
게다가 서극 감독은 로드맨의 현란한 머리색깔과 패션이 마음에 들지 않았는지 클라이막스 액션 장면에선 그에게 중절모와 양복을 입혀 놓는다. 그렇기에 가장 중요한 부분에서 그의 특기는 죽고만다. 중절모와 양복을 입은 데니스 로드맨은 그저 연기못하는 흑인 배우에 불과할 뿐이다.
반담과 로드맨에 비해 연기력만으로는 휠씬 앞서는 미키 루크의 경우는 오히려 그 연기력이 문제가 된다. 그의 강인한 카리스마는 오히려 주인공인 반담을 능가하기에 이 영화에서 너무 두드러진다. 그러나 그는 악당이다. [나인 하프 위크]등의 전성기 시절의 그는 아니더라도 연기 못하는 반담과 로드맨에 비해 너무 앞선 것이다.
그렇기에 서극 감독은 그의 출연 분량을 최소화함으로써 영화의 밸런스를 맞추려 하지만 그것 역시 마땅치못하다. 이렇듯 서극의 할리우드 진출작은 철저한 실패작이지만 카메라 워크에선 여전히 돋보인다. 그래도 반담과 로드맨이라는 최악의 캐스팅을 가지고 이 정도의 영화를 만들어냈으니 차기작을 기대해도 될듯하다.
1998년 1월 30일
*** 2006년 오늘의 이야기 ***
서극의 다음 영화를 기대했건만 그 다음 영화 역시 반담을 주연으로 기용한 [넉 오프]라는 B급 액션 영화였죠.
이후 홍콩으로 되돌아왔지만 [순류역류], [촉산전], [칠검]등 예전의 솜씨는 발휘하지 못하고 있답니다.
어서 그가 할리우드 진출 이전의 모습을 보여주기만을 바랄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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