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억의 영화노트/1998년 영화노트

리플레이스먼트 킬러(The Replacement Killers) ★★★1/2

쭈니-1 2009. 12. 9. 14:33

 

 



감독 : 안트완느 푸구아
주연 : 주윤발, 미라 소비노

홍콩 느와르의 영웅이며, 할리우드에서 최고의 액션 감독으로 자리매김한 오우삼 감독의 영화적 파트너인 주윤발이 드디어 할리우드로 건너왔다.
그의 첫 할리우드 출연작은 홍콩식 느와르풍의 액션 영화이다. 아마도 오우삼이 제작 총지휘를 맡았으며 홍콩 느와르의 열렬팬인 신예 푸구아 감독이 연출을 맡았기 때문일 것이다.
[리플레이스먼트 킬러]는 할리우드 영화라기보다 홍콩 영화라 생각하는 것이 더 편할 것이다. 할리우드가 자랑하는 거대한 폭발씬을 철저히 자제한채 주윤발의 트레이드 마크인 쌍권총과 치열한 총격전 그리고 비장미로 일관하기 때문이다. 영화속에 짙게 깔려있는 내러티브도 동양적 가족관에 기초를 두고 있다.
그러나 푸구아 감독의 할리우드와 홍콩의 짬뽕 느와르 시도는 실패로 돌아갔다. 아마도 그는 그럴듯하게 포장된 카메라 워크와 끊임없이 난사되는 총탄 그리고 주윤발만 있으면 느와르 영화가 될것이라 생각한듯 하다.
그러나 이 영화의 빈약한 시나리오는 그 아무리 주윤발이라 할지라도 속수무책이었다.
이 영화의 기본적 모티브는 복수이다. 경관에게 아들을 잃은 차이나타운의 마피아 보스가 주윤발에게 경관의 아들을 죽이라고 명령한다. 그러나 주윤발은 너무나도 어린 경관의 아들을 죽이지 못하고 쫓기는 입장이 된다.
영화는 이어서 주윤발과 조직이 기용한 킬러들간의 치열한 총격적으로 남은 러닝타임을 채워버린다. 이러한 반복되는 총격전과 주윤발을 멋지게 포장하려는 과도한 카메라 워크는 오히려 지루함과 유치함만을 관객에게 줄 뿐이다.
그나마 위안인 것은 [마이티 아프로디테]로 아카데미 여우조연상을 수상했던 미라 소비노의 깜짝 출연이다. 그녀는 이 영화에서 위조 여권을 만들며 주윤발을 돕는 여인으로 출연한다. 그러나 이 영화의 시나리오는 미라 소비노의 상큼한 매력과 연기력마저 쓰레기로 만들어 버렸다.
왜 그녀가 주윤발을 도와 그 위험한 총격전에 뛰어들었는지에 대한 설명이라고는 '언젠가 꼭 한번 의미있는 일을 해보고 싶었어요'라는 대사 한마디로 끝내버린다. 목숨을 건 마피아 조직과의 전쟁 참가 이유가 겨우 의미있는 일을 위해서라니...
주윤발 역시 마찬가지이다. 자기 자신의 가족 안전을 내팽개치고 경관의 아들을 구하기위해 위험을 무릅쓰는 것은 아무래도 설득력이 부족했다.
이렇듯 이 영화는 주인공들의 행동에 대한 이해조차 관객에게 시키지 못한채 과도한 비장미와 총격전만으로 액션을 이끌어가려고만 한다.
절대 이길수 없을 것 같았던 라스트 총격씬은 마치 [첩혈쌍웅]식의 킬러와 경관의 우정으로 막을 내림으로써 푸구아 감독이 오우삼에게 바치는 애정이 실감나기도 한다.
이미 느와르 영화는 90년대 초반 이후로 홍콩에서조차 낡은 장르가 되었다. 만약 이 영화가 홍콩 감독에 의해 홍콩에서 만들어 졌다면 분명 시대착오적 영화라고 했을 것이다. 그러나 영화 산업을 장악하고 있는 할리우드에서 만들어졌으니 뭐라고 해야할까?
홍콩 영화인들의 계속된 할리우드 진출은 분명 우리나라로선 부러운 일이다. 그런데 한결같이 데뷔작은 모두 졸작뿐일까?

1998년 2월 5일

*** 2007년 오늘의 이야기 ***

요즘 주윤발은 도대체 무엇을 하고 있는지...
[와호장룡]은 주윤발의 명성을 재확인 시켜줬지만 [방탄승]은 정말 최악이었다는...
하지만 그의 최신작인 [캐러비안의 해적 3]가 곧 우릴 찾아옵니다.
이 영화에서 주윤발은 조니 뎁을 괴롭히는 악당이라네요.
과연 악당 주윤발이 어울릴지...
걱정반 기대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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