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억의 영화노트/1998년 영화노트

마우스 헌트(Mouse Hunt) ★★★★

쭈니-1 2009. 12. 9. 14:24

 

 



감독 : 고어 버빈스키
주연 : 네이단 레인, 리 에반스

우리나라 속담에 '빈대잡으려다 초가집을 태운다'라는 말이 있다. 속된 표현으로 '작은 일에 목숨건다'와 비슷한 의미이다. 스티븐 스필버그, 제프리 카젠버그, 데이비드 게펜 세사람이 설립했으며 국내 기업 제일제당이 초기 자본금 10억달러중 3억달러를 투자한 드림웍스의 두번째 영화(첫번째 영화는 조지 클루니 주연의 [피스 메이커]이다.) [마우스 헌트]는 마치 우리의 속담을 연상케하는 영화이다.
가깝게는 [나홀로 집에]를 차용한 듯한 이 영화는 꼬마 악동 케빈을 영악한 생쥐로, 멍청한 두 도둑을 두 형제로 설정하여 고전적인 웃음을 펼쳐 보인다.
이 영화는 '노끈이 없는 세상은 혼돈이다.'라고 외치던 스먼츠 노끈 회사의 설립자의 장례식에서부터 시작한다. 고인에 대한 슬픔이라고는 전혀 내비치지않고 서로 티격태격 싸우기만하는 스먼츠가의 두 형제 어니(네이단 레인)와 랄스(리 에반스)는 아버지의 유산이 고작 파산직전인 노끈 공장과 다 허물어져가는 낡은 저택뿐임을 알고 실망하게 된다. 그 후 바퀴벌레 소동으로 경영하던 레스토랑이 문을 닫게된 어니와 재정난으로 공장이 폐쇄당하고 부인에게 소박마저 당한 랄스가 아버지의 유산인 저택에 들어서며 이야기는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알고보니 이 저택이 건축학상 수백만불의 가치가 있는 명저택임을 알게된 두 형제는 이 엄청난 횡재에 호들갑을 떨게된다. 그러나 우습게만 보았던 이 저택의 터줏대감 생쥐가 결코 만만한 상대가 아님이 밝혀지면서 이 영화는 배꼽잡는 코믹 액션에 진입한다.
[마우스 헌트]에서 가장 뛰어난 것은 아이디어도, 두 코미디 배우의 연기도 아니다. 바로 60마리가 동원된 생쥐의 연기이다. 극중 95%가 특수효과로 만들어진 쥐가 아닌 실제 쥐의 연기라는 놀라운 사실은 그렇기에 더욱더 관객을 매료시킨다.
솔직히 두 형제와 생쥐의 전쟁은 그리 새롭지 않다. 천개의 쥐덫을 깔아놓기도 하고, 미친 고양이도 풀어놓고 심지어는 최첨단 장비를 갖춘 전문가(놀랍게도 크리스토퍼 워큰이 연기했다.)를 부르기도 하지만 이러한 소동은 우리가 어렸을때 보았던 [톰과 제리]라는 TV 만화를 연상시키며 [나홀로 집에]에서의 소동을 연상시키기도 한다.
이렇듯 [마우스 헌트]는 새로운 아이디어와 웃음을 제시하지는 못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영화는 재미있고 우습다. 한참을 아무 생각없이 웃다가 결국 2천만달러를 호가하던 저택이 그깟 쥐때문에 무너지는 마지막 장면쯤 되면 멍청한 두 형제가 안타깝게 느껴진다.
아마도 감독인 고어 버빈스키는 이러한 점을 간파했을 것이다. 그는 코미디에서 비극은 결코 어울리지 않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기에 멍청하지만 착한 심성을 가진 두 형제에게 마지막 선물을 준비한다. 바로 재정난으로 폐쇄된 아버지의 공장이 그것. 원수같던 생쥐의 도움으로 노끈대신 노끈 모양 치즈를 개발하여 성공을 거둠으로써 이 영화는 비로서 끝을 낸다.
다소 황당해 보이는 이 영화의 결말은 이 영화의 보수주의적 색체를 잘 나타내고 있다. 고어 버빈스키 감독은 노력없이 얻은 행운(저택)은 물거픔과도 같은 것이며 모두 힘을 모아(원수같던 생쥐와의 화해) 조상의 뜻(노끈 공장)을 이어나갈때 진정한 행복이 있다고 역설하고 있다. 이게 웬 개똥같은 소리냐고? 글쎄!!! 아마도 드림웍스는 제 2의 디즈니를 꿈꾸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1998년 1월 10일

*** 2006년 오늘의 이야기 ***

1998년에 처음으로 극장에서 봤던 영화입니다.
졸업을 앞두고 아직 취업도 하지 않았으면서 이때까지는 조금 여유가 있었나봅니다.
하긴 아직은 대학생이라는 신분을 가지고 있었을테니... ^^
고어 버빈스키는 이 영화로 감독 데뷔후 [멕시칸], [링]등을 거쳐 결국 [캐리비안의 해적]으로 대박을 이루었죠.
그런 면에서 스필버그가 인재를 보는 눈이 있긴 있나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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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m
앗!이영화는 제가 어렸을때 tv에서 봤었는데!!
반갑네요 ㅋㅋㅋ
 2006/10/26   
쭈니 이 영화가 TV에서 했나요?
난 못봤는데... ^^;
 2006/10/26   
영원..
노끈 치즈가 진짜 있는줄 알고, 시판되기를 기다렸었죠.  2006/10/27   
쭈니 노끈치즈가 진짜로 있다면 사람보다 영리한 생쥐도 진짜로 있겠군요. ^^;
하지만 다시 생각해보니 노끈치즈가 없으라는 범도 없네요.
만들려고 생각만한다면 얼마든지 만들수 있는 것이니...
어쩌면 지구상 그 어디에선가는 실제 노끈 치즈가 생산되고 있을지도... ^^;
 2006/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