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 : 우디 알렌
주연 : 우디 알렌, 미라 소르비노, 헬레나 본햄 카터
헐리우드의 대표적 블랙코미디의 대가 우디 알렌이 그 특유의 독설을 버리고 변신을 꾀한 사랑 이야기.
그런면에서 [마이티 아프로디테]의 후속 연출작인(그러나 우리나라엔 [마이티 아프로디테]보다 먼저 개봉되었던) [에브리원 세즈 아이 러브 유]와 맞닿아 있다. 모든 면에서 이 영화는 [에브리원 세즈 아이 러브 유]와 비슷하다. 사회 풍자적 코미디를 버리고 시시콜콜한 사랑 이야기를 꺼네놓은 것도 그러하고 극중 뮤지컬을 도입한 것도 그러하다.
그러나 [에브리원 세즈 아이 러브 유]가 [마이티 아프로디테]보다 본격적인 사랑 이야기와 뮤지컬을 해댄 것으로 보아 아무래도 [마이티 아프로디테]는 [에브리원 세즈 아이 러브 유]를 위한 전초전인듯 싶다.
이 영화의 주인공은 여전히 뉴욕의 맨하탄의 여피족 부부이다. 아내인 아만다(헬레나 본햄 카터)가 아이를 귀찮아하는 남편 레니(우디 알렌)에게 아이를 입양하자고 조른다. 무기력한 남편 레니는 아만다의 뜻을 꺾지 못하고 어쩔도리없이 사내아이를 입양하지만 아이가 커가는 것을 보며 감탄을 금치 못한다.
맥스란 이름을 지어준 이 아이가 신통한 짓만 하기 때문이다. 아만다의 화랑 개업으로인해 아내와의 관계가 소원해진 레니는 갑자기 맥스의 생모가 궁금해진다. 온갖 수소문끝에 맥스의 생모 린다(미라 소르비노)를 찾아내는 레니. 그런데 왠걸! IQ150의 천재는 될것이라고 기대했던 린다는 포르노 배우이자 창녀였던 것이다. 이때부터 레니는 린다를 올바른 길로 인도하기위해 온갖 방법을 동원한다.
이 영화는 레니가 린다를 올바른 길로 인도하기 위해 벌이는 해프닝으로 진행된다. 그의 전작들처럼 의미있는 웃음따위는 이 영화엔 없다. 단지 사랑에 대한 가벼운 성찰과 행복한 웃음이 있을 뿐이다.
린다 연기로 아카데미 여우 조연상을 수상한 미라 소르비노의 백치미적 순수와 중년이 넘어선 우디 알렌의 코미디적 상상력이 보고 있는 이를 흐뭇하게 한다.
그러나 우디 알렌은 이 영화가 단순한 로맨틱 코미디가 되는 것을 원치 않은 듯 하다. 그는 고대 그리스 비극의 주인공들을 레니의 내면에 존재케함으로써 영화의 환상적 요소를 배치시켰다. 가면을 쓴 이들이 어색한 노래를 부르고 느닷없이 내면의 주인공이 나타나 레니를 설득하기도 한다.
그러나 과연 [마이티 아프로디테]의 내용과 오이디푸스 왕의 비극이 무슨 상관이 있단 말인가? 자신의 아버지를 죽이고 어머니와의 사이에서 아이들까지 낳다가 처참한 최후를 맞이하는 오이디푸스 왕의 비극은 현대정신의학적으로 오이디푸스 컴플렉스라는 용어를 만들어 냈다. 그렇다면 우디 알렌이 굳이 오이디푸스 왕의 비극을 레니의 내면속에 주입시킨 이유는 무엇일까?
암튼 우디 알렌이 그 특유의 독설을 집어던진 것은 약간 서운하기는 하지만 맘 편히 즐기는 코미디로는 [마이티 아프로디테]는 꽤 적격인듯 싶다.
1998년 1월 6일
*** 2006년 오늘의 이야기 ***
사실 가벼운 코미디로 보이지만 우디 알렌의 영화는 꽤 이해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는 듯 합니다.
[마이티 아프로디테]역시 제가 완전 이해는 못한듯...
이 글에서도 나타나듯이 이 영화와 오이디푸스 왕의 비극의 상관관계를 전혀 이해못했으니...
만약 지금 다시본다면 이번엔 이해할 수 있을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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