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억의 영화노트/1997년 영화노트

프라이트너(The Frighteners) ★★★★1/2

쭈니-1 2009. 12. 9. 12:56

 

 



감독 : 피터 잭슨
주연 : 마이클 J 폭스, 트리니 알바라도

컬트 영화의 열렬한 팬이라면 피터 잭슨이라는 이름은 매우 반가운 이름일 것이다. 뉴질랜드 출신으로 그가 친구들과 함께 비전문적으로 찍었다던 [고무인간의 최후]는 이미 컬트 영화의 걸작 판정을 받앗으며 [데드 얼라이브], [천상의 피조물]에서 사지가 난도질당하고 피비린내가 진동하는데도 웃음짓게 만드는 독특한 작품 세계를 펴보였다.
[프라이트너]는 그가 헐리우드에서 찍은 영화로 그의 팬이라면 너무나 얌전해진 그의 경향에 놀랄 영화이지만 그의 영화를 본적이 없는 이라면 너무나 재미있고 독특한 호러 영화로 비춰질 것이다.(참고로 난 피터 잭슨의 영화는 [프라이트너]가 최초이다.)
[프라이트너]는 여러가지 드라마적 요소를 갖추고 있다. 마치 96년판 [고스트 버스터즈]같은 내용 전개에다가 주인공들은 아픈 과거를 가지고 있다.
교통사고로 아내는 죽고 혼자 살아난 프랭크(마이클 J 폭스)는 사고의 충격으로 영혼과 의사소통을 하는 능력을 갖게 된다. 성공한 건축가였던 그는 새로 지을 집의 정원문제로 아내와 심하게 다툰후 교통사고를 당했고 사람들은 프랭크가 아내를 죽였다고 의심한다. 그러나 영화 중반 아내의 죽음후 정원을 아름답게 가꾸며 고통속에 사는 프랭크의 모습을 보여주며 피터 잭슨 감독은 주인공의 상처를 적절하게 잡아냈다. 그리고 드라마적 영화라면 빼놓을 수 없는 사랑 이야기도 적절하게 표현해 냈다.
그리고 [프라이트너]는 호러적 요소도 갖추고 있다. 20여년전 마을의 병원에서 최고의 살인마가 되겠다는 강박관념을 지닌 한 남자 간호사가 이유없는 살인을 자행한다. 다행히 그는 경찰에 잡혀 사형당했지만 그의 14세 애인인 병원 원장의 딸 패트리샤가 공범인지는 밝혀내지 못했다. 그리고 그녀는 어머니의 보호아래 집안에 갖혀 있게 되고 마을 사람들은 하나둘씩 이유를 알수없는 심장마비로 죽기 시작한다. 우연히 사건의 범인으로 지목된 프랭크는 자신의 능력을 이용하여 무시무시한 살인마 귀신과 한바탕 대결을 벌여야 하며 사랑하는 루시(트리니 알바라도)도 구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이 영화는 코믹적 요소가 너무나도 많다. 영화초반 프랭크를 도와 사기행각을 벌이는 귀신들과 공동묘지의 귀신들은 무섭기보다는 우습기만 하다. 사건수사를 위해 파견된 FBI요원은 멍청하기만 하고 무엇보다도 [빽 투 더 퓨쳐]에서 코믹 연기를 펼쳐보인 마이클 J 폭스의 표정만 보아도 저절로 웃음이 난다. 이것은 이 영화의 장점이기도 하지만 영화의 호러적 요소를 상당부분 감축시킨 단점이기도 하다.
이 영화는 솔직히 영화중반이 지날때까지 그저 평범한 코믹 호러 영화의 범주를 벗어나지 못했다. 그러다 컬트 영화의 악동이라 불리우는 프터 잭슨의 역량이 충분히 발휘된 곳은 영화 후반 폐허가 된 병원에서 살인마 뉴령과 최후의 대결을 펼치는 대목이다. 관객이 지금까지 피해자로만 생각했던 패트리샤가 흉악한 악녀로 변신하여 총을 쏘아대고 멍청한 FBI요원은 프랭크와 루시가 겨우 잡아놓은 살인마 유령을 풀어준다. 프랭크와 루시 그리고 FBI요원과 패트리샤, 살인마 유령이 한데 엉키고 설킨 이 라스트씬은 현재 급박한 상황을 칙칙하게 푸른 톤으로 그렸고 과거의 살인마가 죽기전 자행했던 대량학살은 섬뜩하게 밝은 컬러로 표현했다. 같은 장소에서 발생했던 두 사건은 박진감있게 교차 편집되어 관객을 사로잡는다.
죽었던 프랭크가 다시 살아나 루시와 결혼한다는 결말은 해피엔딩이라는 강박관념에 빠진 헐리우드에서의 억지스러운 결말이긴 했지만 [프라이트너]는 분명 무척이나 재미있고 독특한 그런 영화이다.

1997년 10월 12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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쭈니 [반지의 제왕]으로 제게 최고의 감독으로 등극한 피터 잭슨을 처음 만난 영화네요. ^^
헐리우드에서의 그가 너무 뜨끈미지근해졌다는 악평을 받았지만 제겐 꽤 재미있었던 코믹 호러 영화였답니다.
 2006/05/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