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억의 영화노트/1997년 영화노트

샤인(Shine) ★★★★1/2

쭈니-1 2009. 12. 9. 12:28

 

 



감독 : 스콧 힉스
주연 : 제프리 러쉬, 아민 뮬러 슈탈

97년 아카데미에 가장 기대를 건 인물이라면 마돈나와 톰 크루즈일 것이다. 마돈나는 [에비타]로 골든 글로브 뮤지컬부문 여우주연상을 수상하며 자신의 소원인 아카데미 여우주연상까지 기대했었다. 그러나 그녀는 후보지명조차 되지 않았다. 톰 크루즈는 [제리 맥과이어]로 두번째 아카데미에 도전했다. 그는 90년 [7월 4일생]으로 아카데미에 도전했다가 [나의 왼발]의 다니엘 데이 루이스에게 무릎을 끓은 적이 있기에 이번 기회는 매우 중요했다. 그러나 역시 아카데미는 그를 외면했다. 이번에 톰 크루즈에게 쓴잔을 먹인 인물은 지금까지 무명이었던 제프리 러쉬이기에 톰 크루즈의 자존심은 더욱 상했을 것이다.
제프리 러쉬가 아카데미를 수상한 작품은 [샤인]이다. 라흐마니노프 스페셜 리스트로 불리우는 컬트 피아니스트 데이빗 헬프갓에 관한 전기 영화 [샤인]은 다큐멘터리 작가였던 호주 출신의 스콧 힉스 감독 작품으로 이미 독립 영화 축제인 선댄스 영화제에서 96년 개막작으로 상영되었으며 내셔날보드 최우수 작품상에 선정되었다.
영화는 데이빗 헬프갓의 어린 시절로 거슬러 올라간다. 엄격한 유태인 집안에서 태어난 그는 음악광인 아버지의 기대를 받으며 피아노에 천재적 기질을 발휘한다. 자신의 못다이룬 꿈을 데이빗을 통해 이루려는 아버지의 기대감때문에 항상 1등에 대한 강박관념을 가진 데이빗 헬프갓은 결국 유학에 대한 이견때문에 아버지와 맞서게 된다. 그는 좀더 큰 무대에서 크게 활동하고 싶어했으며 아버지는 자신의 분신과도 같은 아들이 다른 곳으로 떠나는 것을 허락하지 않았다. 결국 아버지의 반대에도 무릅쓰고 런던 왕립 음악 대학에 입학하는 데이빗. 그는 그곳에서 천재성을 인정받으며 활약하지만 배신감을 느낀 아버지는 데이빗을 마음속에서 지워버린다.
영화의 클라이막스는 데이빗이 라흐마니노프 피아노 협주곡 3번을 열정적으로 연주하는 장면이다. 스콧 힉스 감독은 이 장면에서 슬로우 비디오 기법을 사용하는등 온갖 기법을 이용하여 열광적으로 표현했다. 그리고 데이빗은 이 연주후 정신이상에 시달린다. 감독은 데이빗의 어린 시절과 청년 시절을 통해 데이빗이 정신이상에 시달리는 이유를 묵시적으로 표현하고 있다.
이제 영화는 중년이된 데이빗으로 옮긴다. 그를 진정으로 사랑하는 길리언이라는 여인을 만나 결혼식을 올리고 감동적으로 재기에 성공하는 라스트까지.
솔직히 영화의 스토리를 쫓아가다보면 [샤인]이 그저 평범한 전기 영화의 전형적인 스토리를 가지고 있다는 것을 알게된다. 그러나 이 영화가 주목받는 이유는 2가지이다. 그 첫번째가 음악이다. 피아니스트의 전기 영화이므로 음악이 그 주축을 이루는 것은 너무나도 당연하지만 이 영화의 경우는 너무나도 열정적이다. 클래식 음악을 잘 모르는 관객이라 할지라도 이 영화속 음악의 열정이 느껴진다.
두번째 이유는 제프리 러쉬의 연기이다. 톰 크루즈가 아카대미를 빼앗긴 이유가 충분히 설명될 정도이다. 말 더듬거리며 중얼중얼거리는 데이빗 헬프갓으로의 연기는 정말로 인상적이었다. 이 영화를 보고난후 데이빗 헬프갓의 팬이 늘어났다면 그것은 순전히 제프리 러쉬의 공이리라.
그리고 또 한명의 배우가 있다. 그것은 바로 데이빗 헬프갓의 완고한 아버지 피터 헬프갓역을 맡은 아민 뮬러 슈탈이다. 이름부터가 너무나도 생소한 배우이기는 하지만 그의 연기는 제프리 러쉬의 연기를 능가한다. 그는 너무나도 완벽하게 데이빗의 강박관념속의 아버지 피터 연기를 해냈으며 관객조차 그의 연기 때문에 영화초반 데이빗처럼 강박관념에 시달리게 된다. 관객은 속으로 데이빗에게 '어서 빨리 아버지의 손에서 벗어나'라고 요구하게되고 데이빗은 아버지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영국의 왕립 음악 대학에 입학한다. 그러나 이제 데이빗이 강박관념에서 벗어났다라고 안심할때쯤 오히려 아버지가 데이빗의 존재를 거부함으로써 데이빗의 강박관념은 극에 치닫는다. 이 얼마나 아이러니한가. 이 모든 아이러니가 아민 뮬로 슈탈에게서 비롯된다. 그의 연기 덕분이다.

1997년 7월 17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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쭈니 이 영화의 포스터처럼 윗옷을 풀러헤치고 하늘을 향해 두팔을 벌려 자유로운 표정을 짓는 포즈로 사진을 찍기를 즐긴 적이 있었답니다. 솔직히 음악에 대해 젬병인 제겐 영화보다는 매력적인 포스트가 더욱 맘에 들었던 영화였답니다. ^^  2006/01/15   
꿈천사
으하하하, 쭈니님의 덧글에 살짝 공감(물론 저는 저런 포즈로 사진을 찍는 게 불가능;)... 한때 피아노를 열심히 배웠던 제게는 영화도 매력적이었지만 저 포스터도 무척이나 마음에 들었었지요^^  2006/01/16   
쭈니 역시 저만 이 포스터를 좋아한건 아니군요. ^^
전 남자 후배들과 제주도가서 제주도 푸른 초원에서 저 포즈로 맘껏 사진을 찍었답니다.
 2006/01/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