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억의 영화노트/1997년 영화노트

솔로(Solo) ★★★1/2

쭈니-1 2009. 12. 9. 12:25

 

 



감독 : 노베르트 바르바
주연 : 마리오 반 피블스, 윌리암 새들러

헐리우드에 거대한 블랙돌풍이 불기 시작했다. 백인들의 주무대로만 여겨졌던 헐리우드에 흑인이 대거 등장 인기를 끌기 시작한 것이다.
80년대엔 에디 머피 정도만이 대중들에게 인기를 끌었지만 90년대 들어서 우피 골드버그가 [사랑과 영혼]으로 인기를 모으더니 덴젤 워싱턴, 웨슬리 스나입스, 모건 프리먼, 사무엘 L 잭슨 등 연기력을 갖춘 개성파 흑인 배우들이 헐리우드를 누비기 시작했다.
감독중에서도 스파이크 리는 헐리우드를 벗어나 가장 성공적인 독립 영화 감독으로 떠오르고 있다. 90년대들어 미국 영화계가 발견한 흑인 감독은 스파이이크 리뿐만이 아니다. 91년 [뉴 잭 시티]로 데뷔, 블랙 서부극 [파시]로 대중적인 주목을 받은 마리오 반 피블스의 등장도 매우 고무적인 일이었다. 게다가 그는 감독뿐 아니라 연기자로서의 역량도 발휘하여 주목받았다.
그러나 그는 [파시]를 끝으로 역량있는 흑인 감독으로의 길을 포기하는듯 보였다. [파시]이후 그가 출연한 영화는 [하이랜더 3]와 같은 3류 액션물이었기 때문이다. [솔로]역시 그가 자신의 역량을 배신하고 출연한 B급 액션 영화이다.
어떤 상황에도 완벽하게 전투를 수행해내는 인간병기 솔로(마리오 반 피블스). 그는 가족도 친구도 없다. 법적으로도 존재하지 않는다. 만약 심한 부상을 입으면 즉각 폐기처분된다. 그는 20억달러의 국방예산이 투입된 사이보그 인간병기일 뿐이다. 그러나 문제는 솔로가 스스로 삶의 가치를 깨닫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그는 상부의 명령에도 불복종하고 민간인을 보호하기위해 스스로 작전을 취소한 것이다. 본부에선 솔로의 기억 회로를 지우려하고 이것을 알아낸 솔로는 탈출한다. 그리고 솔로를 체포하기위한 매든(윌리암 새들러) 대령을 중심으로한 특공대가 파견된다.
노베르트 바르바 감독은 이 영화에 의미를 부여하고 싶었다. 그래서 그가 택한 방법은 감정이 없는 사이보그는 인간적이며 정작 인간인 군인들은 비인간적이라는 아이러니이다. 그는 이러한 아이러니를 통해 전쟁과 폭력의 비인간성을 지적하고 싶었는지도 모른다. 그러나 이미 너무나도 많은 액션 영화에서 써먹은 방법이었고 결국 [솔로]는 별 개성없는 평범한 B급 액션 영화로 머물고 말았다.
거대한 자본이 들어간 A급 액션영화에 비해 스케일도 작으며 시나리오마저 부실하여 관객들에게 별 재미를 선사해주지 못한다.
게다가 주연을 맡은 마리오 반 피블스는 연출실력은 뛰어나나 아직 연기력은 그리 뛰어난 편이 아니었다. 인간의 감정은 없으나 인간적인 그렇기에 자신을 만들어낸 상부를 배신해야하만 했던 복잡미묘한 솔로의 감정을 잘 표현해내지 못했던 것이다.
결국 [솔로]는 B급 액션의 공식을 충실히 따른 그렇기에 별다른 재미나 감동이 없는 그저그런 액션 영화로 머물고 말았다.
어서 빨리 마리오 반 피블스가 자신의 역량을 배신하는 이러한 영화들을 관두고 예전의 그의 모습으로 돌아가주길 진심으로 바랄뿐이다.

1997년 7월 1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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쭈니 어쩌면 [파시]에 매료되어 제가 너무 마리오 반 피블스를 과대평가했는지도 모르겠군요. 마리오 반 피블스는 [뉴 잭 시티], [파시]이후에도 여러편의 영화를 연출했지만 국내엔 단 한편도 소개되지 못하고 조용히 제 기억속에서 묻혀졌습니다. 어쩌면 그것이 그의 역량인지도...  2006/01/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