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 : 알란 파커
주연 : 브래드 데이비드
78년 아카데미 각본상과 작곡상을 수상한 알란 파커의 대표작 [미드나잇 익스프레스]는 70년대초 터키에서 실제 있었던 사건을 올리버 스톤의 각본으로 재구성된 작품이다.
터키 이스탄불에 애인과함께 여행중이던 미국인 청년 빌리 헤이즈(브래드 데이비드)는 마약을 숨겨 출국하려다 경찰에 붙잡힌다. 일종의 아마추어 범죄였으나 헤이즈는 미국과 터키의 감정 싸움에 휘말려 4년의 형량을 받게된다.
이 영화의 시작은 긴박한 음악과 브래드 데이비드의 명연기로 시작한다. 마치 헤이즈의 불안한 심정을 나타내는 듯한 음악은 관객마저도 긴장시킨다. 그러나 이 영화의 초반에 관객에게 헤이즈에 대한 동정심을 유발시키는데에는 실패한다. 일련의 탈옥 영화들은 간수의 무자비한 폭력과 죄없는 선량한 죄수를 대비시킴으로써 클라이막스의 극적 탈옥에 관객이 동조하도록 만들어다.
그러나 이 영화는 실화를 바탕으로한데다 터키와 미국간의 외교 분쟁을 일으킬 수 있기 때문에 극적인 요소를 최대한으로 완화시켰다. 그렇기때문에 영화가 시작한지 1시간동안 밋밋한 스토리 전개로 흘러가버린다.
영화가 본격적으로 달리기 시작한 것은 헤이즈의 형량이 어처구니없게도 출옥 두달을 남겨놓고 30년으로 연장되면서부터이다. 4년간을 출옥의 날만을 기다리며 참아온 그에게는 정말로 청천벽력과도 같은 일이었다. 결국 헤이즈는 서양인 죄수 두명과 탈옥을 결심한다. 그러나 그들의 계획은 탄로나고 동료 둘이 간수의 참혹한 린치로 쓰러지자 헤이즈는 밀고한 자의 혀를 깨물어 죽이고 정신병동에 갇힌다.
이 영화의 명장면은 이 정신 병동에서 나타난다. 정신 병동에서 폐인이된 헤이즈가 수년만에 면회온 애인에게 가슴을 보여달라고 애원하는 장면은 외로움이 인간의 영혼과 육체를 어떻게 파괴하는지 단적으로 보여준다. 결국 헤이즈는 우연히 간수를 죽이고 그의 옷을 입고 유유히 탈출한다.
이미 평론가들에 의해 걸작 판정을 받은 이 영화는 나에겐 좀 밋밋한 영화였으며 약간은 실망스러웠다. 그러나 브래드 데이비스의 명연기와 음악은 매우 인상적이었다.
1997년 5월 24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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