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 : 메리 램버트
주연 : 엘렌 바킨, 가브리엘 번, 이사벨라 롯셀리니, 마틴 쉰, 줄리안 샌즈, 조디 포스터
스페인의 한 공항. 붉은 원피스를 입은 한 여인이 쓰려져있다. 온 몸이 상처 투성이에 옷은 피범벅이 된 그 여인은 비행기 소리에 깜짝 놀라 깨어난다. 그러나 그녀는 자신이 왜 그곳에 잇는지 어떤 일을 겪었는지 전혀 기억해내지 못한다. [씨에스타]는 이렇게 시작한다. 이중적인 마스크를 가진 여배우 엘렌 바킨의 희미한 기억속으로 메리 램버트 감독은 관객을 초대한다.
그녀는 공중 곡예사였다. 그러나 돈을위해 성공을위해 사랑하던 애인 가브리엘 번을 버리고 마틴 쉰과 결혼한다. 그리고 이제 7월 4일 미국의 독립기념일날 그녀는 낙하산도 없이 화산으로 뛰어드는 위험천만한 스턴트를 하려한다. 그녀에게 있어 중요한 7월 4일을 5일 앞둔 6월 30일. 그녀는 가브리엘 번이 결혼을 한다는 소식을 듣고 그를 만나기위해 스페인으로 떠난다.
이 영화가 기본적으로 주어진 실마리는 이것뿐이다. 엘렌 바킨은 자신의 기억을 찾아 헤메이고 관객들은 과거와 현재가 공존하는 화면속에서 그녀가 어떤 일을 당했는지 끝까지 추적해야한다. 단지 그녀는 자신이 누군가를 죽였다고 중얼거릴 뿐이다. 그녀는 방황을 하다가 자유분방한 사진 작가 줄리안 샌즈와 조디 포스터를 만난다. 그리고 두 사람은 엘렌 바킨의 여행에 동참한다. 그리고 다시 영화는 과거로 흘러간다.
스페인으로와 가브리엘 번과 그의 아내 이사벨라 롯셀리니를 만난 그녀는 다시 가브리엘 번과의 사랑을 그리워하게되고 그를 유혹한다. 그러나 그녀와 남편의 관계를 눈치챈 이사벨라 롯셀리니는 질투심에 휩싸이게된다. 영화는 엘렌 바킨이 어쩔수없이 택시기사와 관계를 갖는 모습과 그녀와 가브리엘 번이 섹스하는 모습을 뒤섞어 보여주며 라스트로 향한다.
그리고 관객들은 충격적인 사실에 휩싸인다. 그녀는 죽었다. 아니 다시말해 이사벨라 롯셀리니가 엘렌 바킨을 죽이고 공항에 버린 것이다. 관객들은 지금까지 한 영혼의 과거를 추적했던 것이다.
이 영화는 무척 특이한 영화이다. 영화의 구성은 물론이거니와 출연진 역시 화려하다. [피고인], [양들의 침묵]으로 아카데미를 2회나 수상한 조디 포스터를 제외하고는 이 영화의 출연진들은 스타는 아니지만 확실한 연기력을 가진 배우들로 채워져있다. 관객들은 퀴즈를 풀듯 한 여인의 5일간의 행적을 거꾸로 추적해야하며 라스트에 가서는 호아당함을 맛보아야한다. 물론 영화가 진행되며 메리 램버트 감독은 친절하게도 그녀가 사람이 나닌 영혼이라는 비밀을 살짝 드러낸다. 상처 투성이이던 그녀의 상처는 어느 순간 아물고 깨진 유리로 인해 당한 상처 역시 갑자기 아물어 버린다. 하지만 그것만으로는 설명이 되지 않는다. 그녀가 그 동안 만나고 이야기했던 이들은 모두 어떻게 된 사실일까? 그들 역시 영혼과 만나고 대화를 했단 말인가?
이 영화의 끝은 분명 상식밖으로 충격적이었으나 메리 램버트 감독은 관객이 알아들을 수 있게끔 설명했어야했다.
물론 이 영화의 약점은 라스트의 애매모호함외에도 또 한가지 있다. 스토리 전개의 지루함이다. 엘렌 바킨이 과거를 추적하며 방황하고 겪는 일들은 너무 상투적이다.
그러나 역시 연기파 배우들이 포진한 만큼 볼거리도 많다. [스위치]에서 여자로 태어난 남자역을 [더 팬]에서 아나운서 역을 맡아 인상적인 연기를 펼쳤던 엘렌 바킨의 이상야릇한 매력과 [작은 아씨들], [유주얼 서스펙트]에서 안정된 연기를 보여주었던 가브리엘 번 등 눈에 익은 배우들이 자주 화면에 등장하니 따분하지는 않았다. 특히 [넬]이후 좀처럼 스크린에서 볼 수 없었던 조디 포스터의 깜짝 출연은 유쾌했다.
1997년 5월 26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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