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억의 영화노트/1997년 영화노트

체인지 ★★★★1/2

쭈니-1 2009. 12. 9. 11:32

 

 



감독 : 이진석
주연 : 정준, 김소연, 이경영, 이승연

최근들어 PD출신의 감독들이 늘고있다. TV드라마 [폴리스]를 연출했던 이현석 감독의 [용병 이반]을 비롯하여, 최근 황인뢰 감독의 [꽃을 든 남자] 등. PD의 영화감독 데뷔의 신호탄을 쏘아올린 이는 바로 이진석 감독이다. 청춘극 [우리들의 천국]을 비롯 [사랑을 그대 품안에], [아파트] 그리고 최근 폭발적 인기를 얻었던 [별은 내 가슴속에] 등 TV에서 종횡무진 활약하던 그가 영화 데뷔작으로 선택한 영화는 일본의 오바야시 노부히코의 82년작 [전학생]이다. 그는 원작을 좀더 우리의 감수성에 맞게 각색하여 철저한 청소년 오락 영화 [체인지]를 내놓았다.
[체인지]는 감각적 TV드라마에 익숙한 청소년을 위한 영화로 기발한 아이디어와 웃음, 감동으로 잘 치장된 영화이다. 이 영화는 애초에 오락성을 염두해 만들었기에 이 영화의 작품성을 따지는 것은 무의미하다. 그렇기에 이 영화의 평가 기준은 과연 얼마나 재미있으며, 청소년 관객에게 호응을 얻었는가이다. 그런 의미에서 이 영화는 성공작이다. 철저하게 청소년의 눈높이로 만들어졌으며, 너무나도 재미있다.
이진석 감독은 이 영화에서 TV탤런트들을 대거 기용하여 TV에 익숙한 청소년들의 낯설음을 배제시켰다. 그렇기에 이 영화의 출연진은 이경영을 제외하고는 영화에서 자주 볼 수 없었던 배우들로 채워져있다. 주인공인 정준과 김소연은 이 영화가 데뷔작이며(물론 TV에선 아이돌 스타이다.) 새침떼기 미술 선생님 이승연은 [피아노맨]이후 TV로 돌아갔다가 오랜만에 영화로 컴백했다. 그 외에 임현식, 박원숙, 유인촌, 박정수, 이근희, 오지명, 이정섭 등 중량급 탤런트들이 조연으로 대거 출연하였으며 톱스타 김혜수를 비롯 변우민, 박중훈 그리고 김민종, 권해효까지 카메오로 출연, 관객들을 웃길 채비를 한다.
이러한 탤런트 배우진을 통해 낯설음을 없애는데 성공한 이진석 감독은 청소년들이 공감할만한 스토리를 펼쳐놓는다. 이 영화의 주인공인 강대호(정준)는 전형적인 말썽꾸러기(어른들의 잣대로 생각할때). 공부는 전교 600명중 500등하고 항상 지각에 싸움대장이며 록에 심취되어 있다. 그에비해 고은비(김소연)는 전형적인 우등생이다. 공부는 항상 전교 5등 이후로 떨어진적이 없으며 학교 선도부원에 얼굴도 예쁘고 집도 부자이며 클래식을 좋아한다.
이러한 두사람이 어느날 번개를 맞고 뒤바뀌게된다. 성적 혼돈은 너무나도 당연한 일. 대호가 된 은비는 아침마다 일어서는 낯설은(?) 물건 때문에 당황하고 은비가 된 대호는 여성의 생리 때문에 고생한다. 그러나 그것은 약과이다. 두주인공이 진짜 참기 어려운 것은 환경의 변화이다. 은비가 된 대호는 대호의 삼수생형 이호(김민종)의 와일드한 행동에 어쩔줄몰라하며 열등생에 대한 어른들의 편견을 뼈저리게 느낀다. 그에비해 은비가된 대호는 은비 부모들의 엄숙함에 주눅이 들고 우등생의 책임감때문에 좌충우돌한다. 서로 티격태격하던 은비와 대호는 그렇기에 서로를 이해하며 우정을 키운다.
[체인지]는 청소년에 대한 어른들의 편견을 따갑게 비판하는데 대호가 갑자기 5등을하자 대호를 믿지못해 그를 추궁하고나서는 선생들의 모습과 축제날 록콘서트를 무산시키고 클래식의 밤을 계획하는 학생주임(이경영)의 모습에 좀더 구체화된다. 그렇기에 영화 후반의 옥상 록 콘서트 장면은 청소년 관객에게 공감을 얻어낸다.
이 영화의 가장 큰 재미거리는 배우들의 재치이다. 정준은 남자가된 여자의 연기를 무리없이 해냈으며 김소연은 그 예쁜 얼굴로 쌍소리를 해대며 관객들을 끊임없이 웃겼다. 그 외 이승연이나 이경영등 조연 배우들 역시 자신의 캐릭터를 잘 소화해냈다. 이진석 감독은 한편의 잘만들어진 TV미니시리즈같은 이미지를 극장 영화에 무리없이 적용시켰으며 재미와 환상(번개치는 장면에서의 학교는 마치 마법의 성같다) 유머와 감동을 잘 버무렸다. 오랜만에 한편의 영화를 보며 맘껏 웃었던 그런 흐뭇한 영화였다.

1997년 5월 4일

IP Address : 221.139.96.80 
쭈니 꽤 재미있게 본 영화입니다. 이 글을 다시 읽다보니 이 영화에 출연한 이경영과 이승연은 불미스러운 사건으로 요즘 연예계에 거의 떠나있네요. 요즘은 뭐하고 지내는지...  2005/09/01   
영원..
어렸을 때 보아서.. 아침에 일어나 당황하는 모습이나..
약국에 가서.. '날개' 달라는 이야기가 뭐인지.. 몰랐던 과거가 있습니다. 지금은.. (*-_-*)
 2005/09/01   
쭈니 감격!!! 오랜만에 걸린 '영화노트'의 덧글... 영원님 감솨!!! ^^
97년 개봉작이니 거의 10년전... 저는 20대 초반이었겠군요.
저야 당연히 알건 다 알았던 시절이었습니다만... ^^;
 2005/09/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