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억의 영화노트/1997년 영화노트

섀도우 프로그램(Shadow Conspiracy) ★★★★

쭈니-1 2009. 12. 9. 11:32

 

 



감독 : 조지 P 코스마토스
주연 : 찰리 쉰, 린다 해밀턴, 도날드 서덜랜드

세계 초강대국이라는 미국에서 대통령이 된다는 것은 암살이라는 위험속에 스스로 빠져드는 격이다. 급진적 개혁을 추구했던 링컨도 그러했고, 케네디도 결국 암살로 그 생을 마감했다. 미 대통령 암살은 냉전체제속에서 극우주의자들이 대개 주도하였으며 이제 냉전체제가 끝난 지금은 그저 영화의 소재거리로 밖에 되지 않는다. [새도우 프로그램]은 대통령 암살이라는 흥미진진한 소재를 가지고 만들어진 헐리우드식 오락 영화이다.
올리버 스톤 감독은 케네디 암살사건을 다룬 [JFK]를 충격적 다큐멘터리와 법정 드라마로 흥미진진하게 풀어나갔으며 클린트 이스트우드는 [사선에서]를 통해 대통령 암살사건을 저지르려는 자와 막으려는 자의 서스펜스로 풀어났다. 그렇다면 조지 P 코스마토스 감독은 대통령 암살이라는 소재를 어떻게 풀어나갔을까? 해답은 감독의 경력을 살펴보면 금새 알 수 있다. 조지 P 코스마토스 감독은 실베스타 스탤론을 기용한 [람보], [코브라]를 통해 일찌감치 흥행 감독의 대열에 올라왔으며 제임스 카메론의 해양 SF영화 [어비스]를 베낀 [레비아탄]을 [어비스]보다 먼저 개봉시켜 [어비스]의 흥행을 저지시켰던 그런 인물이다.(물론 그것은 조지 P 코스마토스 감독의 잘못은 아니다.) 그는 무차별적 액션에 능한 감독이며 서스펜스나 드라마쪽엔 관심조차 없다. 그렇기에 [새도우 프로그램]은 대통령 암살에 대한 대립적 이념이나([JFK]처럼) 쫓고 쫓기는 자들의 심리전([사선에서]처럼)은 애당초 없다. 그저 때리고 부수는 헐리우드식 액션만 있을뿐이다.
이 영화의 캐스팅만 보더라도 그것은 입증된다. 이 영화는 진실을 밝히려는 멋쟁이 검사 케빈 코스트너([JFK])도 없고, 대통령의 늙은 보디가드 클린트 이스트우드([사선에서])도 없다. 단지 언제부터인가 코미디 배우라는 이미지를 덮어쓴 더이상 기대할것없는 찰리 쉰과 [터미네이터], [단테스 피크]에서 쫓기는 역할에 능한 린다 해밀턴만이 있을 뿐이다.
이 영화의 시작은 매우 흥미진진하다. 국가기밀관련 연구 프로젝트팀의 의문의 몰살사건과 이에 연루된 잘생기고 촉망받는 대통령 특별 보좌관 바비(찰리 쉰). 바비의 은사였던 포첸코 교수를 만나게되고 그는 '새도우...'라는 말을 남긴채 저격당한다. 그리고 우리의 주인공은 정체도 알 수 없는 적에의해 쫓기며 음모를 파헤쳐야한다.
조지 P 코스마토스 감독은 철저하게 헐리우드 액션 영화의 공식을 이어가기로 결심했으며 그래서 쫓기는 바비에게 파트너 아만다(린다 해밀턴)를 설정해준다. 그리고는 지하철과 엘리베이터, 지하전력소등 스펙타클을 만들어낼 수 있는 온갖 장소를 이용하여 주인공들을 위험에 빠뜨렸으며 암살자는 피도 눈물도 없는 마치 [터미네이터]의 기계 인간과도 같이 설정하여 쫓기는 주인공들에게 동정심을 불어넣었다. 그러나 감독은 너무나도 충실히 액션 영화의 공식을 따르다보니 한가지 실수를 하였다. 그것은 사건의 배후조정자에 대한 설정인데 감독딴엔 의외의 인물을 설정하기위해 바비에게 아버지와도 같은 존재이며 바비가 위험에 빠졌을때 그를 도와주기위해 동분서주했던 제이크(도날드 서덜랜드)를 배후 조정자로 정하였다. 그러나 그러한 감독의 술수에 넘어갈 관객은 분명 얼마되지 않을 것이다. 영화 광고지만보아도 도날드 서덜랜드가 배후 조정자임을 쉽게 알 수 있다. 등장 배우중 두 주인공을 제외하고는 관객이 아는 배우라고는 도널드 서덜랜드밖에 없기에... 게다가 제이크는 너무 의심스러울 정도로 선량하고 자상해보였으며 너무 많이 등장한다. 조지 P 코스마토스 감독은 영화에 가장 흥미로울 부분을 관객에게 미리 들켜버림으로써 영화를 맥빠지게 한다.
그러나 이 영화는 그렇게 엉망은 아니다. 차라리 아무 생각없이 즐기기엔 안성마춤이다. 조지 P 코스마토스 감독은 자신의 장기인 액션을 원없이 이 영화에 펼쳐 보였으며 그렇기에 관객은 방심의 여지없이 주인공들의 필사적의 추격전을 지켜보아야한다. 영화의 당위성이나 작품성 따위를 따지며 이 영화를 보지만 않는다면 킬링타임용으론 꽤 괜찮은 액션 영화이다.

1997년 5월 4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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쭈니 솔직히 지금은 이 영화에 대한 기억이 전혀 남아잇지 않지만... 글을 읽어보니 그럭저럭 재미있게 본 영화같군요. ^^  2005/08/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