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억의 영화노트/1997년 영화노트

롱 키스 굿나잇(The Long Kiss Goodnight) ★★★★1/2

쭈니-1 2009. 12. 9. 11:18

 

 



감독 : 레니 할린
주연 : 지나 데이비스, 샤무엘 L.잭슨

[다이하드 2], [클리프 행어]등 액션영화라면 그 어느 감독에게라도 지지않겠다고 자부했던 레니 할린의 유일한 실패작 [컷스로트 아일랜드]. [컷스로트 아일랜드]는 흥행적 실패뿐만아니라 비평면에서도 혹평을 면치못한 그야말로 완벽한 실패작이 되었다. [컷스로트 아일랜드]의 실패는 레니 할린 감독뿐아니라 지나 데이비스에게도 뼈아픈 것이었다. [델마와 루이스]에서 얻은 약간 멍청하면서도 순수한 이미지를 벗기위해 남편인 레니 할린의 힘을 빌려 여전사로의 이미지 변신을 시도하다 완벽하게 실패해 버린 것이다.
그러나 레니 할린과 지나 데이비스는 그리 호락호락하지 않았다. 마치 오기처럼 1년후 또다른 액션영화를 내놓았고 지나 데이비스의 이미지변신에 반신반의하던 관객과 비평가들을 동시에 날려버렸다. 그렇다면 [컷스로트 아일랜드]와 [롱 키스 굿나잇], 레니 할린과 지나 데이비스 커플의 두 영화를 비교해보자.
첫째 제목부터 관객에게 주는 느낌이 틀리다. [컷스로트 아일랜드]를 직역하면 '목자르는 섬'이다. 그에반헤 [롱 키스 굿나잇]은 그야말로 로맨틱 영화에나 어울릴듯한 부드러운 느낌을 준다. 물론 우연의 일치인지 모르겠지만 레니 할린은 [컷스로트 아일랜드]의 실패를 생각조차하기 싫었고 그래서 아예 제목이 주는 느낌조차 정반대로 한것이 아닐까?
둘째 시대적 상황이 틀리다. 레니 할린은 [컷스로트 아일랜드]를 통해 1660년대 해적을 등장시켜 그 동안 잊혀졌던 해적영화를 부활시켰다. 그리고 실패했다. 그래서 레니 할린은 [롱 키스 굿나잇]을 현대로 옮겨놓았다. 다음 레니 할린과 지나 데이비스의 액션 영화는 미래가 될지도(???)
셋째 조연배우가 틀려졌다. [컷스로트 아일랜드]에서 매튜 모딘은 얼굴은 잘생겼지만 액션 연기에 서툰 지나 데이비스를 보좌하는데에는 실패했다. 레니 할린은 그때의 실수를 되풀이하지 않았다. 그는 지나 데이브스의 재도전을 마치 물가에 노는 아이를 바라보는 심정으로 조마조마했으며 그래서 최고의 보좌관인 샤무엘 L.잭슨을 붙여주었다. 샤무엘 L.잭슨은 흑인에다가 얼굴은 못생겼지만 연기력만은 최고이다. [펄프픽션]에서 존 트라볼타의 부활에 가려 제대로 빛을 보지 못했지만 [다이하드 3]에선 브루스 윌리스를 완벽하게 보좌했고, [타임 투 킬]에서는 연기력이 미숙한 매튜 맥커너히와 산드라 블럭을 보좌하느라 동분서주했다. 최고의 조연 샤무엘 L.잭슨의 든든한 보좌를 받으며 지나 데이비스는 당당히 액션 배우로의 이미지 변신에 성공했고, 관객들은 '역시 배우는 얼굴보다 연기력이야'라는 사실을 새삼 깨닫게 됐다.
넷째 뭐니뭐니해도 지나 데이비스의 변신이 가장 눈에 띈다. [컷스로트 아일랜드]에서는 레니 할린은 욕심을 부렸다. 그는 자신의 아내를 아름다운 여전사로 만들고 싶어했고 그래서 그녀의 백치미같은 외모는 그대로 놔두었다. 그러나 그것은 실수였다. 관객은 도무지 여려보이는 그녀의 액션에서 실감을 느끼지 못한 것이다. [롱 키스 굿나잇]은 그녀의 외모부터 달라졌다. 영화 중반 기억이 되살아나 다시 킬러로 변신한 그녀의 모습은 너무 무시무시했다. 머리를 금발로 염색하고 짧게 잘라 뒤로 넘긴후 눈주위는 까만 화장을 바른 그녀의 모습은 우리가 예전에 알아왔던 지나 데이비스가 아님을 금새 알아챌수 있었다. [컷스로트 아일랜드]에서 조금의 노출씬도 허용핮 않았던 레니 할린은 [롱 키스 굿나잇]에서 얼마간의 노출을 하용했고 그것이 오히려 지나 데이비스의 변신을 성공으로 이끌었다.
다섯째 영화의 전체 분위기부터가 다르다. [컷스로트 아일랜드]는 그동안 레니 할린의 연출스타일이라 할 수 있는 전통적인 방법으로서의 액션 영화에서 크게 벗어나 마치 [보물섬]을 보는듯한 우화적인 액션이었지만 [롱 키스 굿나잇]은 전통적인 헐리우드의 액션 스타일을 그대로 이어나갔으며 폭발씬과 액션씬이 휠씬 늘어났고, 더욱 잔인해졌다.
결론은... [롱 키스 굿나잇]은 [컷스로트 아일랜드]보다 휠씬 재미있으며, 액션 영화에서 느낄수있는 후련함을 느낄수 있었고, 지나 데이비스의 변신은 완벽했다. 이제 아무도 [델마와 루이스]의 약간 멍청한 그녀를 생각해내지 못할것이다.

1997년 3월 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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쭈니 한때는 제가 무척이나 좋아했던 레니 할리 감독과 지나 데이비스... 요즘은 뜸하더군요. 레니 할린 감독은 최근에 [엑소시스트 : 더 비기닝]을 연출했지만 제가 기대했던 액션 영화가 아니라서 실망스러웠고, 지나 데이비스역시 이 영화 이후 [스튜어트 리틀] 1,2편으로 나왔을뿐 전혀 활동이 없습니다.
그나저나 영화 포스터의 샤무엘 L.잭슨의 미끈한 얼굴이 눈에 띄네요. 그땐 저렇게 젊었는데... ^^
 2005/02/20   
조두고
제가 초등학교 6학년 때 보고 아주 재밌어 했던 기억이 나네요.
이 게시판의 취지처럼 저도 7년전을 추억하고 있습니다.
다른 영화들도 읽어 봐야겠네요^^
 2005/05/08   
펫포코
야...이 추억의 영화...지나 데이비스의 변신에 놀란마음을 안고 봤었던 기억이 나네요...하핫. 사무엘씨...정말 얼굴이 탱글탱글해요-  2005/07/30   
쭈니 저는 이 영화 이후 지나 데이비스의 팬이 되어버렸다는...
요즘은 뜸하던데 더시 예전의 여전사 영화 한편 개봉되었으면 좋겠다는 개인적인 희망을 품어봅니다.
그러기엔 그녀는 너무 늙었을까요? ^^;
 2005/09/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