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 : 이인황
주연 : 이연걸, 유창운, 막문위, 엽방화
홍콩영화의 전성기에는 항상 서극이 있었다. 홍콩의 스필버그라고 불리우는 그는 오우삼 감독과 함께 홍콩 느와르 선풍을 일으켰으며 무술의 달인 이연걸과 함께 [동방불패]로 SF 무협영화를, [황비홍]시리즈로 전통 무술영화를 히트시키며 홍콩영화의 유행을 이끌어나갔다. 그러나 오우삼은 훌쩍 헐리우드로 가버리고 이연걸 역시 서극과의 불화로 그의 곁을 떠나버리자 서극 감독은 슬럼프를 맞이하게 된다. 조문탁이라는 새로운 배우와 손을 잡고 [황비홍]시리즈를 이어나갔으나 모두 실패하고 말았다. 이연걸 역시 홀로 독립하여 헐리우드 영화들을 패러디한 [탈출], [보디가드], [영웅], [모험왕]등을 찍어 자신의 영역을 구축했다. 그러나 그는 최근 아이디어 부재 현상이 나타났고 결국 홍콩영화를 이끌어나갈 서극 감독과 이연걸은 화해하기에 이른다. 그 첫 영화가 [흑협]이다.
신경조직을 파괴해 어떤 고통도 느끼지 못하는 고도로 훈련된 특수대원들로 구성된 701부대. 그러나 정부는 그들을 살해하여 701부대를 해체하려하고, 이를 눈치챈 701부대 대원들은 탈출한다. 영화는 여기서부터 시작이다. 701부대의 교관이었던 소서(이연걸)는 도서관 사서로 취직해 신분을 숨기고 살아간다. 그러던 어느날 홍콩의 마약조직이 집단 살해당하고 소서는 그것이 701부대의 짓이란걸 알게된다. 한때 동료였던 701부대원들과 소서는 이제 힘겨운 싸움을 벌여야한다.
여기에 영화는 양념처럼 소서의 유일한 친구이며 강력반 반장인 조반장(유청운)과 소서를 좋아하는 푼수끼있는 여인(막문위). 그리고 소서에 의해 목숨을 구했으나 이제 소서의 암살임무를 띠게된 미모의 701부대원(엽방화)이 등장, 잔잔한 웃음과 안타까움을 전해준다.
영화는 더욱 잔인해졌으며 처절해졌다. 그리고 액션은 더욱 격렬해졌다. 사랑과 임무 사이에서 고민하는 엽방화의 무표정한 연기는 오랜 기억에 남을만 하지만 문제는 이 영화의 주인공인 이연걸이다. 그는 분명 신경조직파괴로 고통은 물론 인간의 감정을 느낄수없다. 그러나 이 영화에서 이연걸의 따뜻한 미소는 너무 자주 등장한다. 역시 액션은 그를 따라갈 배우가 없는듯하지만 복잡미묘한 감정연기는 그에겐 무리인듯 하다.
1997년 3월 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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