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 : 안토니아 버드
주연 : 라이너스 로치
동성을 사랑하는 카톨릭 신부의 충격적인 사건을 소재로한 영화 [프리스트]. 그렇기에 이 영화는 전세계적으로 많은 화제를 불러 일으켰다.
'교회는 우리에게 먹을 것과 입을 것 그리고 명예까지 모든 것을 제공해줍니다. 그리고 우리에게 바라는 것은 금욕적인 생활뿐이죠'라고 생각하는 젊지만 보수적인 그렉 신부(라이너스 리치). 그는 신부복을 벗고 우연히 들린 술집에서 그레이엄이라는 청년을 만나게되고 하룻밤 정열적인 사랑을 나눈다.
안토닝 버드 감독은 관객에게 '신부가 게이일 수 있는가'라는 유치한 질문따위는 하지않는다. 그는 '신부도 역시 사람이다'라며 그렉 신부에 대한 따뜻한 시선을 보낸다. 그대신 그가 비판하고 나선것은 보수적이고 위선적인 성직자들과 교회라는 집단이다. 안토니아 버드 감독은 관객에게 진지하게 질문한다. '왜 고해성사 내용을 신부들은 비밀로 해야만 하는가?' 그 질문은 아버지에게 성폭행을 당하며 괴로워하는 리사라는 소녀의 등장으로 구체화된다. 그렉 신부는 고해성사를 통해 그 비밀을 알게되지만 규율때문에 소녀를 도와줄수 없다. '내 말한마디면 한 소녀를 구할 수 있는데'라며 괴로워하는 그렉신부. 결국 소녀의 어머니가 리사와 아버지의 현장을 목격하게되고 그녀는 그렉신부를 비난한다.
이렇듯 이 영화는 한 인간으로써의 신부의 모습을 진지하게 관객에게 소개한다. 그러면서 그렉신부와 그레이엄의 동성애 장면을 리얼하게 연출하여 남자들끼리의 사랑에 낯선 우리나라 관객에게는 충격을 던져준다. 마지막 그렉신부와 리사의 화해장면은 코끝이 찡할 정도로 감동적이다. 천주교 신자가 아닌 내가 보아도 공감할 수 있을 정도로 안토니아 버드 감독은 차분하게 영화의 문제의식을 영화속에 펼쳐 놓고 있다. 지금까지 우리가 신부들을 성직자로의 경직된 이미지로 쳐다보았다면 이 영화를 보고난다면 신부들 역시 우리와 똑같은 사람이고 그들 역시 우리와 같은 고민을 하고 사랑을 느낄줄도 안다는 것을 깨닫게 될것이다. 안토니아 버드 감독은 영화의 주제를 위해 '동성애'라는 파격적인 방법을 택했지만 암튼 성공한 셈이다.
1997년 2월 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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