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억의 영화노트/1997년 영화노트

월레스와 그로밋(Wallace & Gromit) ★★★★1/2

쭈니-1 2009. 12. 9. 08:57

 

 



감독 : 닉 파크

우리는 디즈니의 [인어공주], [미녀와 야수]등의 셀애니메이션의 환상을 체험했으며, 괴짜감독 팀 버튼의 스톱모션 인형 애니메이션 [크리스마스의 악몽]의 엉뚱함도 경험했다. 그리고 작년에는 컴퓨터 애니메이션 [토이 스토리]의 경이로움에 놀라기도 했다. 그리고 이젠 영국의 애니메이션 작가 닉 파크의 점토 애니메이션 [월레스와 그로밋]의 천진난만한 상상력에 웃을 준비를 해야한다. 세계 주요 영화제에서 비평적인 찬사와 함께 대중적으로도 높은 인기를 모아온 단편 점토 애니메이션 [월레스와 그로밋]. 국내엔 [월레스와 그로밋]의 3개의 단편을 한데모아 일반 관객에게 소개되었다.
1편 [화려한 외출 A Grand Day Out]은 엉뚱한 발명가 월레스와 그의 철학적인 조수이자 애견인 그로밋이라는 캐릭터가 첫선을 보인 영화이다. 치즈를 구하기위해 달로 여행을 떠나는 두 주인공의 모험담을 그린 이 영화는 89년작이며 90년 영국 아카데미에 후보에 지명되어 단편 애니메이션 최우수 작품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이 영화는 매우 어린아이적 상상력이 돋보인다. 달이 치즈로 만들어졌다는 가정과 스키를 타는 것이 소원인 달의 로봇등 등장인물 모두 엉뚱하고 다분히 어린아이적이다. 그래서 어찌보면 좀 유치하게 느껴진다.
2편 [전자바지 소동 The Wrong Trousers]은 비로서 월레스와 그로밋이라는 캐릭터가 전섹적으로 알려진 작품이다. 이 작품은 93년 아카데미 최우수 단편 애니메이션을 수상하며 아카데미의 열렬한 찬사를 얻어냈다. 사실 [전자바지 소동]은 [화려한 외출]에 비해 더욱 세련되어졌으며 스펙타클해졌다. 월레스가 그로밋에게 생일선물로 전자바지를 선물하며 벌어지는 소동을 그린 이 영화는 [화려한 외출]에서 스키타는 것이 소원인 코믹한 로봇이 나온다면 이번엔 고무장갑을 뒤지어쓴 음흉한 악당 펭귄이 등장한다. 기묘한 생일선물, 주인공의 재정적 위기, 의심스러운 하수인, 모종의 치밀한 음모와 아술아술한 미행등 추리소설의 장치를 다채롭게 인용하여 드라마의 전개를 역동적이고 스펙타클하게 이끌어간다. 특히 후반부의 모형기차위의 추격씬은 마치 [미션 임파서블]에서의 추격씬을 연상시킬 정도로 재미있으며 기발하다.
3편 [양털도둑 Close Shave]은 [윌레스와 그로밋]의 96년 최신작이며 역시 아카데미를 수상한 작품이다. 그리고 한층 더 재미있어졌으며 헐리우드화되었다. 이 영화엔 등장인물이 단 3명이던 [화려한 외출], [전자바지 소동]에 비해 많은 등장인물이 등장한다. 월레스는 사랑에 빠지고, 못된 인조개가 등장하며, 수많은 양떼가 화면전체를 가득 채우기도 한다. 그로밋은 살인개로 오인받아 감옥에 갇히기도하고, 월레스의 도움으로 탈출하여 무시무시한 인조개 프레스턴에 맞서 웬들린을 구해낸다. 이 영화는 많은 헐리우드 영화를 차용하고 있다. 영화의 도입부 지하에 설치된 각종 기계와 실내공간은 팀 버튼의 [배트맨]을 연상시키고, 오토바이를 타고 아르바이트가는 장면은 [배트맨과 로빈]의 이미지를 그대로 이어받았다. 월레스가 그로밋을 탈출시키는 장면에서 월레스는 '넌 이제 도망자야. 해리슨 포드처럼'이라고 그로밋에게 말하고, 후반의 차량 추격씬은 스필버그의 [인디아나 존스]를, 인조개는 카메론의 [터미네이터]를 연상시킨다. 영화는 더더욱 스펙타클해졌으며 월레스의 로맨스와 말썽쟁이 양으로 인해 영화는 너무 재미있다.
그러나 아쉬운 것은 [화려한 외출]에서 보여주었던 닉 파크의 독창성은 조금씩 사라지는듯 하다. 다시말해 영화가 [화려한 외출], [전자바지 소동], [양털도둑]으로 전개되며 내용은 소박한 코미디나 드라마에서 액션으로 향해있으며 전개될수록 스펙타클해지고 재미있지만 독창성은 잃어간다. 독창성과 오락성을 같이 겸비하는 것. 그것은 그토록 어려운 것이다.

1997년 2월 2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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쭈니 닉 파크 감독은 [월레스와 그로밋]의 성공 이후 [치킨런]으로 헐리우드에 안착하였습니다. [월레스와 그로밋]의 시리즈가 진행되며 점점 헐리우드화되어가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아마 그래서였나봅니다.  2004/08/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