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억의 영화노트/1997년 영화노트

카피캣(CopyCat) ★★★★

쭈니-1 2009. 12. 9. 08:48

 

 



감독 : 존 아미엘
주연 : 시고니 위버, 홀리 헌터, 해리 코닉 주니어

각자 다른 형식의 영화로 강한 여인상을 창출했던 시고니 위버와 홀리 헌터가 한 영화에서 만났다. [에어리언] 시리즈에서 홀홀단신으로 무시무시한 에어리언을 박멸시켰던 헐리우드 최초의 여전사 시고니 위버. 그녀는 최근작인 로만 폴란스키 감독의 [진실]에서 과거에 자신을 성폭행했던 벤 킹슬리에게 린치를 가하는 역을 맡아 강한 여성의 이미지를 이어나갔다.
이에반에 홀리 헌터의 강한 여인상은 커다란 차이를 보인다. 시고니 위버가 근육질의 남성같은 강한 여인상을 창출했다면 홀리 헌터는 너무나 여성스럽고 아름답기에 강한 여인상을 창출했다. 깐느와 아카데미를 홀리 헌터에게 안겨준 [피아노]. 이 영화에서의 그녀의 백치미같으면서 의지력강한 모습에 압도되지 않을 남성이 있었을까?
이 두 여성영웅이 연쇄살인범 검거에 나섰다. 리차드 기어, 조디 포스터 주연의 시대 멜로극 [써머스비]를 연출했던 존 아미엘 감독의 싸이코 스릴러 영화 [카피캣]은 그렇기에 충분히 가슴 설레이는 작품이다.
연쇄살인사건을 소재로한 영화들은 기본적인 재미를 갖추고 있다. 관객이 영화에서 눈을 뗄수없도록 계속 새로운 살인사건이 생기고 새로운 단서들이 관객들을 자극하기때문이다. [카피캣]역시 이러한 재미를 충분히 살려냈다. 과거의 연쇄살인범들의 수법을 그대로 모방하는 살인사건이 계속 일어나고 패기있고 섬세한 여형사 모나한(홀리 헌터)과 과거의 충격으로 광장공포증에 걸린 연쇄살인범죄심리학자 헬렌 허드슨박사(시고니 위버)의 추적이 시작된다. 물론 범인을 잡힐테고 정의는 승리할테지만 결론은 그리 중요하지 않다. 관객이 원하는 것은 '누가 범인이고, 어떻게 경찰은 추적을 할것이며, 살인사건은 얼마나 끔찍한가?'이다. 존 아미엘 감독은 관객이 원하는 것을 알고 있었고 그래서 영화는 재미있다.
특히 이 영화는 다른 영화들에 비해 연쇄살인범들의 심리를 잘 표현해주고 있다. '링컨에 대한 책보다 살인마 잭에 대한 책이 더 많다'라며 허드슨을 위협하는 살인마. 감독은 어쩌면 연쇄살인범들의 상업성을 이용하는 매스컴때문에 유명해지고싶은 제2의, 제3의 살인마가 계속 생겨나고 있는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자신의 힘을 과시하기위해 더욱 완벽하게 살인을 하려는 범인의 심리를 이용하여 허드슨이 위기에서 모면하는 장면은 그래서 더욱 설득력이 있다.
하지만 이 영화엔 [양들의 침묵]의 유령이 보인다. 다시말해 너무 [양들의 침묵]을 모방한 흔적이 보인다. 먼저 연쇄살인범에 맞서 싸우는 모나한 형사의 캐릭터는 [양들의 침묵]의 조디 포스터가 연기한 FBI요원 스탈링이라는 캐릭터와 너무 닮았다. 그리고 2년간 12명의 젊은 여자를 살해했지만 허드슨 박사때문에 감옥에 갇혀 사형선고를 받은 악명높은 살인마 대릴리 컬럼(해리 코닉 주니어)이라는 캐릭터 역시 [양들의 침묵]의 안소니 홉킨스가 연기한 렉터 박사와 너무 비슷하다. [카피캣]의 살인마는 감옥에 갇힌 대릴리 컬럼을 정신적 지주로 모시며 그를 모방한 마지막 계획을 착수하고 아이러니하게도 컬럼은 허드슨에게 단서를 말해준다. 이러한 스토리 전개 역시 [양들의 침묵]과 비슷하고 마지막에 묘한 여운을 남기는 것 역시 너무 닮았다. 존 아미엘 감독은 재미있는 싸이코스릴러영화를 만들었으나 독창적인 영화는 만들지 못한 것이다.
그리고 또한가지 아쉬운 점은 캐스팅 문제이다. 감독은 허드슨역에 시고니 위버를, 모나한 형사역에 홀리 헌터를 캐스팅했는데 이 두사람의 캐스팅이 바뀌었으면하는 개인적인 아쉬움이 남는다. 시고니 위버는 광장공포증에 걸린 나약한 심리학자역을 맡기엔 [에어리언]에서의 강한 여전사 이미지가 너무 강했고, 홀리 헌터는 살인마를 향해 총을 쏘아대기엔 [피아노]에서 건반을 치던 그녀의 아름다운 손이 너무나도 그립다.

1997년 1월 16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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쭈니 [카피캣]은 스릴러 영화를 좋아하는 제게 꽤 높은 평점을 얻은 스릴러 영화입니다. 물론 7년전 느꼈던대로 새로움은 없지만 요즘 스릴러 영화들을 보면 7년전 영화들보다 못한 영화들이 많으니... 다른 영화 장르들은 발전에 발전을 거듭하는데 왜 스릴러 영화들은 오히려 퇴보하는 것일까요?  2004/06/11   
은월
재미나게 봤지요, 이 영화.  2004/06/12   
쭈니 네. 저도 스릴러 영화와 이 두 여배우를 좋아해서 재미있게 본 기억이 납니다.  2004/0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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