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이야기/2009년 영화이야기

[분노의 질주 : 더 오리지널] - 빈 디젤이 돌아왔으면 그것으로 된 거다.

쭈니-1 2009. 12. 8. 23:20

 

 


감독 : 저스틴 린
주연 : 빈 디젤, 폴 워커, 미셸 로드리게즈
개봉 : 2009년 4월 2일
관람 : 2009년 4월 12일
등급 : 15세 이상

설마 이 영화로 결혼기념일 선물을 떼우려는 것은 아니겠지?

4월 20일이 구피와 저의 결혼기념일입니다. 2003년에 결혼했으니 벌써 6주년이네요. 참 시간도 빠르죠? 결혼기념일 선물을 사주기 위해서 열심히 비자금을 조성했지만 불경기로 인하여 비자금 조성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결국 저는 결혼기념일이 한 달도 채 남지 않은 상황에서 조성한 비자금이 고작 만원이라는 위기상황을 맞이하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하늘이 무너져도 솟아날 구멍은 있다죠?
회사에서 연차휴가 수당을 지급해 준 것입니다. 제가 워낙 방통대 시험 준비 하랴, 영화 보랴, 연차휴가를 많이 써먹어서 막상 받을 연차휴가 수당이 별로 없었지만 그래도 고작 만원으로 결혼기념일을 보내는 것보다 상황이 훨씬 좋아졌습니다. 구피는 얼마 안 되는 연차수당을 웅이를 위해 쓰려고 했지만 저는 강력하게 이 연차수당만큼은 널 위해서 쓰라며 팍팍 밀어줬습니다.
이제 제가 구피에게 줬으니 구피가 제게 줄 일만 남았습니다. 구피가 '뭘 받고 싶어?'라고 묻길래 저는 주저 없이 '영화 보여줘.'를 외쳤습니다. 제가 40만원 상당의 연차 휴가비를 결혼기념일 선물로 내줬으니 구피는 최소한 25편의(한 편당 16,000원으로 계산해서) 영화를 보여 줄 것이라 생각했지만 구피는 '그럼 이번 주말에 영화보자. 됐지?'라며 떼우려고 하더군요. 설마 결혼기념일 선물로 달랑 영화 한 편만 보여주고 끝나지는 않을 것이라 굳게 믿지만 지금까지 구피의 전력을 보면 그러고도 남습니다.
암튼 [분노의 질주 : 더 오리지널]은 구피가 결혼기념일 선물로 보여준 영화입니다. 전 [용의자 X의 헌신]을 기대했지만 구피는 [분노의 질주 : 더 오리지널]을 예매해 놓았더군요. 뭐 영화에 대한 선택권은 보여주는 사람에게 있는 것이니... 그나저나 결혼기념일이 아직 10일 가량 남았으니 결혼기념일이 지나갈 때까지 매일 영화 보여 달라고 졸라야겠습니다. ^^


 

영화와 함께하는 로맨틱한 결혼기념일을 꿈꾸며...


빈 디젤이 돌아오다.

[분노의 질주 : 더 오리지널]에서 가장 주목해야할 점은 바로 돌아온 빈 디젤입니다. 빈 디젤은 [분노의 질주]로 혜성같이 등장하여 [트리플 X]를 연속 히트시키며 할리우드의 강력한 액션히어로로 등극했던 배우입니다. 하지만 그는 [트리플 X]이후 하향세를 맞이합니다. [빈 디젤의 디아블로], [리딕 : 헬리온 최후의 빛], [패씨 파이어], [바빌론 A.D.]에 이르기까지 한 결 같이 블록버스터 급 액션영화에 출연했지만 흥행성적은 신통하지 못했습니다.
여기에서 한 가지 의문점이 발생합니다. 성공한 영화는 어떻게 해서든 속 편을 만들어 단물이 전부 빠질 때까지 우려먹는 할리우드가 왜 [분노의 질주]와 [트리플 X]는 가만히 뒀을까요? 사실 [분노의 질주]와 [트리플 X] 역시 속 편은 꾸준히 만들어졌습니다. 하지만 어떤 이유 때문인지 시리즈의 히어로인 빈 디젤은 빠졌습니다.(출연료 때문인지, 속 편에는 출연하지 않겠다는 빈 디젤의 강력한 연기철학 때문인지는 모르지만...) [분노의 질주] 시리즈는 1편의 또 다른 영웅 폴 워커를 주연으로 [패스트 앤 퓨리어스 2], [패스트&퓨리어스 : 도쿄 드리프트]를 만들었지만 빈 디젤의 부재로 인하여 시리즈의 무게감이 사라졌으며, [트리플 X] 시리즈는 빈 디젤 대신 아이스 큐브를 내세워 [트리플 X : 넥스트 레벨]을 만들었지만 우스개 영화가 되고 말았습니다.
빈 디젤도, 빈 디젤로 인하여 흥행영화가 되었던 [분노의 질주], [트리플 X]도 할리우드에서 조용히 사라질 위기에 처한 상황에서 빈 디젤이 다시금 [분노의 질주]의 4편 격인 [분노의 질주 : 더 오리지널]에 출연한 것입니다.
빈 디젤이 출연한 [분노의 질주 : 더 오리지널]은 미국에서 개봉 첫 주 7천만 달러를 벌어들이며 전 편들보다는 막강한 흥행력을 발휘했으며 개봉 둘째 주에 벌써 1억 달러 흥행을 넘어서며 1편이 벌어들인 1억4천4백만 달러의 최종 흥행기록은 가뿐하게 넘어설 기세입니다. 이 정도면 빈 디젤의 귀환은 분명 성공적이며, 이 영화의 성공으로 [트리플 X] 시리즈도 빈 디젤에게 구원의 손길을 보내며 시리즈 부활을 노리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환호해라! 내가 돌아왔다.


레티를 죽임으로써 얻은 것과 잃은 것.

[분노의 질주 : 더 오리지널]이 이렇게 미국에서 폭발적인 흥행을 보여주는 이유는 1편의 주인공들이 다시 모두 모였다는 점입니다. 빈 디젤은 물론이고, 미셸 로드리게스, 조나다 브루스터까지. 그렇게 어제의 용사들을 모아놓고 저스틴 린 감독은 오프닝씬을 멋지게 장식합니다. 도미니카 공화국에서 대형 유조차를 터는 도미닉(빈 디젤) 일행의 범죄 행각은 제목에 걸맞게 시원시원한 스피드를 보여줍니다.
하지만 여기까지입니다. 영화는 오프닝씬이 끝나자마자 자신의 도망자 신분 탓에 동료들을 위험에 빠뜨릴지도 모른다는 도미닉의 어울리지 않는 고뇌가 이어지고 곧이어 레티(미셸 로드리게즈)의 죽음으로 이어집니다.
어제의 용사들을 모아놓고 멋진 액션 한바탕 펼쳐 보일 것 같던 영화가 애써 모았던 용사중 한 명인 레티를 죽여 버린다는 것은 솔직히 충격적입니다. 도미닉과 너무나도 잘 어울리는 레티의 죽음은 [분노의 질주 : 더 오리지널]을 예상 밖의 분위기로 몰아갑니다.
우선 도미닉의 고뇌는 분노로 변합니다. 레티의 죽음으로 도미닉의 복수심을 최대치로 끌어올린 이 영화는 오랜만에 복귀한 빈 디젤의 독무대를 마련해줍니다. 단순한 도망자 신분에서 이젠 사랑하는 여인의 복수를 위한 남자의 끓어오르는 복수극은 이 영화의 액션을 더욱 강하게 만들어줍니다.
하지만 잃은 것도 있습니다. 두 말할 필요 없이 레티는 남자만 득실대는 이 영화에서 도미닉을 제외하고는 가장 돋보이는 캐릭터였습니다. 그런데 그 캐릭터를 영원히 잃은 것입니다. 이 영화가 SF영화가 아닌 이상 죽은 레티가 살아 돌아오지 않을 것이며, 그렇다면 이 영화의 성공으로 앞으로 만들어질 5편에서는 더 이상 레티를 볼 수 없습니다. 그녀의 강하면서 섹시한 모습을 볼 수 없다니 전 아쉽기만 합니다.


 

아듀 레티! 그녀는 지저분한 모습도 섹시했다.


빠르고 섹시하다. 그걸로 된 거다.

도미닉이 레티의 복수를 시작합니다. 브라이언(폴 워커)은 미국 최대의 마약조직을 무너뜨리기 위해 작전에 참가합니다. 도미닉과 브라이언은 각자 다른 이유로 미국과 멕시코를 횡단하는 비밀의 레이스에 참가합니다. 모든 준비는 완료된 것입니다. 도미닉이 돌아왔고, 서로에 대한 우정과 배신 등으로 미묘한 관계에 놓였던 도미닉과 브라이언이 만났습니다. 그리고 그들의 장기인 레이스도 마련되었습니다. 이제 [분노의 질주 : 더 오리지널]은 관객의 시선을 사로잡는 초고속 레이스로 도미닉의 복수극을 완성시키기만 하면 되는 것입니다.
일단 이 영화는 섹시합니다. 그리고 스피디합니다. LA시내를 관통하는 차량통제 없는 레이스와 좁은 땅굴 속에서 펼쳐지는 죽음의 레이스 등 영화에서 펼쳐지는 레이스는 각각의 개성을 뽐냅니다. 초반의 기세에 비해 후반부 액션의 강도가 좀 약하긴 하지만 1시간 45분 동안 즐기기엔 무리가 없습니다.
1편을 보지 못했고, [분노의 질주]가 제임스 딘의 영화를 리메이크한 영화라고 착각한([이유 없는 반항]과 헷갈린) 구피에겐 이 영화는 좀 생뚱맞은 영화로 비춰졌지만 1편의 매력에 사로잡혔다가 2편에 실망하여 3편은 아예 안 봤던 제게 [분노의 질주 : 더 오리지널]은 분명 만족스러운 영화였습니다.
그걸로 된 것입니다. 빈 디젤이 돌아왔고, 영화는 예전처럼 빠르고, 섹시해졌으니 그것으로 이 영화는 맡은 바 책임을 다 한 것입니다.


 

아찔한 스피드는 이 영화의 생명이다.

이봐! 파트너. 우리 앞으로는 헤어지지말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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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빨요정
아! 결혼생활도 쉽지않으신가 보군요.
이것저것 유지할것도 신경쓸것도 많은것도 같고......그런것은 지금도 많은데....
결혼을 해야하나 말아야하나....
고민이군요.

빈디젤의 귀환은 일단 성공적인거 같습니다.
이런 영화에 이 이상 더 뭘 바라겠습니까?
즐기면 그만.
적어도 빈디젤 최근작들과 비교하면 명작입니다.

에이리언 2020 (pitch black)에서 강렬한 연기를 보여주고
분노의 질주1, 트리플X 1편 로 확뜬후에 저는 2 영화의 속편으로 다시 돌아올줄 알았는데
너무도 뜬금없는 이상한 영화들로 하락하는것을 보면서 너무 안타까웠습니다.
차세대 액션 히어로로 급부상했다가 바로 추락해 버리다니요.
빈 디젤이 카르타고의 한니발 장군으로 나온다는 "한니발"도 깜깜 무소식이고
정말 잊혀지고 있던 순간에 이런 영화로 다시 돌아온 것이 정말 반가웠습니다.
이 영화로 탄력을 받아 더 멋진 영화로 활동하길 기대해봅니다.

이런 멋지고 스피디한 자동차 영화들 보면 항상 생각하는 것이 있죠.

" 나도 분노해보고 싶다만 차가 있어야 분노를 해보지!!! "
 2009/04/19   
쭈니 ㅋㅋㅋ
저 때문에 결혼에 대한 비관적인 인식이 들었다면 죄송...
결혼은 미친 짓이지만 사랑하는 사람과 결혼을 안하는 것은 더욱더 미친 짓이라고 생각합니다. ^^
암튼 빈 디젤의 귀환으로는 성공이라는 의견 동감합니다.
저 역시 빈 디젤의 카리스마에 주목했었는데 최근 그의 영화들이 너무 터무니없이 재미없어서 황당했거든요.
기왕 돌아온거 [트리플 X 3]도 찍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나저나 장농면허인 저는 차가 있어도 분노하지 못합니다. ^^;
 2009/04/19   
김실장
시작하자마자 죽어버리는 주인공의 여친...^^
마니 슬펐어요 ㅋㅋㅋ
화려한 자동차 액션씬...
하지만 내심 기대했던 페라리나 람보의 액션신은...ㅠㅠ
제작비를 마니 아낀다는 느낌은 여전하네요...
cg로나마 조금만 보여주지...^^
 2009/06/20   
쭈니 ㅋㅋㅋ
저도 슬펐습니다. ^^;
그래도 죽어라 자동차 패달을 밟아되더군요.
차가 없는 뚜벅이 족인 저로써는 그것만으로도 속 시원했습니다. ^^
 2009/06/21   
준냉이
늦게 댓글달아도 보실수 있으실려나?>
트리플x의 힘은 머니머니해도 반디젤이죠!
리딕과 트리플x에서의 반디젤은 정말 매력적!
최고! 어떻게보면 가장 이 배역들에 부합하는
배우일지도 .. ㅋㅋ
아무튼 이영화들로 인해 반디젤의 팬이
되버리게 되었슴당 ^6
 2009/08/14   
쭈니 늦게 답글 달면 잘 못보긴 하지만 그래도 이렇게 빨리 발견하기도 합니다. ^^
[트리플 엑스]의 힘은 반 디젤이라는 말씀에 절대적으로 공감...
그가 다시 [트리플 액스]의 속편에 나온다면 3편도 극장으로 달려가 볼 의향이 있습니다. ^^
 2009/08/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