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이야기/2009년 영화이야기

[마다가스카 2] - 꾸준히 성장해다오!

쭈니-1 2009. 12. 8. 23:01

 

 


감독 : 에릭 다넬, 톰 맥그래스
더빙 : 벤 스틸러, 데이빗 쉬머, 제이다 핀켓 스미스, 크리스 록
개봉 : 2009년 1월 8일
관람 : 2009년 1월 10일
등급 : 연소자 관람가

겨울방학... 웅이는 집안에 갇히다.

다른 남자 아이들이 그러하듯이 웅이 역시 뛰어 놀기를 좋아합니다. 하지만 아파트에 사는 관계로 웅이는 집에서는 맘껏 뛰어 다니지 못합니다. 조금만 뛰어도 아랫집에서 항의가 들어올 것 같아서 웅이에게 호통을 치는 바람에 웅이는 뛰고 싶어도 뛰지 못합니다.
그렇다고 웅이를 밖으로 데리고 나갈 수도 없습니다. 집안 대대로 선천성 비염을 가진 아버지를 둔 탓에 웅이 역시 겨울만 되면 코물이 마를 날이 없고, 그렇게 코감기를 달고 살기에 날씨가 추운 겨울에는 집안에 가둬 둡니다.
그런 웅이가 불쌍해서 웅이와 함께 스키장에 가기로 했었습니다. '아빠, 겨울 방학엔 눈이 펑펑 내릴 줄 알았는데...'라며 눈을 볼 수가 없는 서울 날씨를 원망하던 웅이를 위해 온 세상이 눈으로 뒤덮힌 스키장에서 눈싸움도 하고, 눈사람도 만들며 오랜만에 웅이와 실컷 뛰어 놀기로 했었습니다. 하지만 하늘도 무심하시지... 하필 스키장에 가기로 한 날부터 전국에 강추위가 몰려오더군요.
저와 구피가 웅이에게 해줄 수 있는 것은 극장에 데려가는 것뿐이었습니다. 극장에서 영화를 보는 것보다 스키장에서 뛰어 노는 것을 웅이는 훨씬 좋아할 테지만 지금으로써는 이 못난 아빠, 엄마가 웅이에게 해줄 수 있는 것은 그런 값싼 문화체험이 전부입니다.
구피는 다음 주엔 눈썰매장이라도 가자고 합니다. 부천에 실내 눈썰매장이 있으니 그곳에서라도 맘껏 뛰어 놀게 하자는 겁니다. 하지만 그것 역시 장담할 수는 없습니다. 웅이의 코감기가 악화될지도 모르고, 허약체질인 아빠, 엄마가 언제 몸기몸살로 앓아누울지도 모르고, 무심한 하늘은 그날 기상이변에 의한 악천후를 내려 줄지도 모르기 때문입니다. 암튼 신나는 겨울 방학임에도 불구하고 집안에 갇힌 웅이를 보니 안타까운 마음뿐입니다.


 

웅이야, 집밖에 나가면 저렇게 고생이란다.


그래도 [마다가스카 2]가 있어서 다행이다.

스키장에 가지 못하는 대신 웅이를 극장에 데려 갔습니다. 다행히도 지난 주 [볼트]에 이어 이번 주에는 드림웍스의 애니메이션 [마다가스카 2]가 개봉해 줬기에 가능한 극장 나들이였습니다.
외식을 끔찍이 싫어하는 구피도(돈 때문에...) 스키장에 가지 못한 웅이가 불쌍했는지 그 비싼 캘리포니아 롤을 쏩니다. 웅이는 예상하지 못한 호강에 감격했는지 '세상에 이렇게 맛있는 게 있다니...'라며 감탄을 연발 내뱉습니다. 집에서 밥 먹을 때는 식사 시간이 1시간도 부족했던 웅이는 단 10분 만에 캘리포니아 롤을 먹어치우고 저와 단란하게 [마다가스카 2]를 봤습니다.
사실 1편은 저와 구피 단 둘이서 시사회로 보고 왔었습니다. 그리고 그 후 웅이에게 비디오로 보여 줬었는데 웅이의 반응은 썰렁 그 자체였습니다. 그랬던 웅이가 2편에서는 영화 시작과 동시에 너무나도 진지하게 영화에 빠져 들더군요. [볼트]때도 느꼈지만 이제 웅이가 본격적으로 극장에서 영화 보는 것의 참 맛을 느끼지 시작한 것이 분명합니다.
너무나도 진지하게, 그리고 너무나도 재미있게 [마다가스카 2]를 관람해주는 웅이의 모습이 고맙고 기특해서 저도 [마다가스카 2]를 즐겁게 관람했습니다. 펭귄 특공대의 활약에 맘껏 웃고, 멜빈(데이빗 쉬머)의 희생에 감동하며, 알렉스(벤 스틸러)의 모험에 흥미진진함을 느꼈던 1시간 30분의 시간은 그렇게 훌쩍 지나가 버렸습니다.
메가박스 목동 M관이 크기에 감탄하며 웅이는 너무나도 만족스러운 표정으로 극장을 나섰습니다. 영화관람비 8천원을 아끼겠다며 영화가 끝날 때까지 밖에서 저와 웅이를 기다렸던 구피에게 웅이는 신나게 영화 내용을 이야기해줍니다. 그렇게 웅이의 소중한 겨울 방학의 하루가 지나고 있었습니다.


 

겨울 방학엔 영화 보며 신나게 노는 것이 최고라고...


라이온 킹이 된 알렉스.

영화 외적으로 웅이가 이 영화를 재미있게 본 것만으로도 [마다가스카 2]는 충분히 제게 의미가 있는 영화입니다. 웅이는 '[볼트]보다 재미있었어.'라고 선언을 했으니 최소한 어린 아이들의 입장에선 드림웍스가 디즈니에 판정승을 거둔 셈입니다.
하지만 어른인 제 입장에서 다시한번 영화를 꼼꼼히 되새겨 보면 아쉬운 점 역시 많았습니다. 그리고 그런 아쉬움은 [볼트]에서도 그랬듯이 [마다가스카 2]에서도 역시 상상력이 문제였습니다.
[볼트]는 동물이 주인공인 전형적인 디즈니의 스타일 속에 [토이 스토리]의 주요 스토리인 버즈의 깨달음을 담았습니다. 한마디로 디즈니는 픽사를 어느 정도 따라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입니다. 그런 가운데 [마다가스카 2]는 디즈니의 걸작 애니메이션 [라이온 킹]을 따라가고 있습니다. 드림웍스의 또 다른 프랜차이즈 애니메이션 시리즈인 [슈렉]이 애초부터 디즈니와의 차별화를 선언한 애니메이션이라면, [마다가스카]는 처음부터 디즈니 따라 하기로 시작된 애니메이션임을 2편에서도 숨기지 않은 셈입니다.
제가 그렇게 단정 지은 이유는 [마다가스카 2]가 제목인 '마다가스카'에서의 모험을 포기하면서 아프리카로 향한 이유가 알렉스가 어린 시절 헤어진 아버지인 주바와의 만남을 이끌어 내기 위해서였기 때문입니다. 알렉스와 주바의 만남은 주바의 왕 자리를 노리던 주바의 동생이자 알렉스의 삼촌인 마쿵가와의 새로운 갈등을 유발시키는데... 그러한 외형은 영락없이 [라이온 킹]의 심바와 무파사, 그리고 스카의 관계를 연상케 합니다.
그러나 [마다가스카 2]가 [라이온 킹]을 따라 하기만 한 것은 아닙니다. [라이온 킹]보다는 다양한 캐릭터를 구축하고 있는 [마다가스카 2]는 그러한 개성 넘치는 캐릭터들을 통하여 익숙하기는 하지만 또 다른 재미를 유발시키기도 합니다.


 

안녕, 내 아들 심바... 아니 알렉스!!!


3편은 또 어디냐?

알렉스가 사자의 용맹함이 아닌 흥겨운 춤으로 사건을 해결하고, 하마 글로리아(제이다 핀켓 스미스)와 기린 멜빈은 신체적인 차이에도 불구하고 서로의 사랑을 확인했으며, 얼룩말 마티(크리스 록)은 자신이 특별하지 않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지만 그러한 진실을 받아들이기로 결심합니다. 뉴요커 4인방은 서로 각자의 방식으로 한차례 성장통을 겪은 셈입니다.
여기에 맛깔스러운 조연 역할을 잘 수행한 펭귄 특공대와 마다가스카 섬에서 만난 여우원숭이 줄리안과 뉴욕의 지하철에서 만난 괴력의 할머니의 비중이 훨씬 커지면서 영화의 웃음거리를 더욱 확대시켰습니다.
이쯤에서 '과연 다음 이야기는?'이라는 새로운 궁금증이 생기는 것은 이제는 당연한 결과입니다. [마다가스카 2]는 비록 전편의 흥행에는 약간 못 미쳤지만 그래도 미국에서만 1억7천7백만 달러의 흥행을 올렸으며, 전 세계적으로는 5억1천8백만의 성적을 올리고 있습니다. 이변이 없는 한 [마다가스카 3]이 만들어지는 것은 당연한 사실입니다.
잘 갖춰진 개성 넘치는 캐릭터들을 토대로 그들을 또 어떤 모험담으로 한 단계 성장시킬지 저로써는 잘 모르겠지만 웅이가 애니메이션에 열광하는 동안 저는 꾸준히 웅이와 함께 [마다가스카] 시리즈를 보기 위해 극장을 찾을 것입니다. 하지만 언젠가 웅이는 '이제 [마다가스카]는 시시해.'라고 선언할지도 모릅니다. 그럴 때를 대비해서 [마다가스카]도 아이뿐만 아니라 청소년, 나아가서는 어른들도 함께 즐길 수 있는 영화로 좀 더 성장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지금처럼 디즈니 따라 하기로는 부족할 것입니다.


 

감히 내 이야기는 달랑 한 줄 뿐이라니...

우리 이야기가 짧다고 걱정하지는 말아. 이 시리즈가 계속되는 한 우리는 꾸준히 출연할 테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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액션영화광
저도 그저께 이영화를 보았습니다... 그냥 웃고 즐기기엔 좋은 것 같았습니다. 픽사보단 조금 못미치지만 그래도 이영화의 캐릭터들은 개성만점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골든 글로브 결과가 나왔더군요... 역시 히스레저의 남우조연상은 당연했었구요..
남녀주연상은 [레슬러]의 미키루크, [레볼루셔너리 로드]의 케이트 윈슬렛,
작품상과 각본상은 [슬럼독 밀리어네어]이고 감독상도 [슬럼독 밀리어네어]의 대니보일이라고 합니다...
히스레저는 남우주연상으로 주면 좋았는데...
 2009/01/12   
쭈니 결국 브래드 피트와 안젤리나 졸리 커플은 주연상 수상에 실패했군요.
그리고 히스 레저... 정말 좋은 배우였는데... 부디 아카데미도 수상하길...
그 보다도 제가 좋아하는 대니 보일 감독이 드디어 제 실력을 발휘하고 있는 것 같아서 뿌듯합니다. [슬럼 독 밀리어네어]... 이 영화 정말 많이 기대되네요.
[마다가스카 2]를 마지막으로 며칠동안 볼 영화가 없습니다. 빨리 아카데미용 영화들이 개봉했으면 좋겠네요. ^^
 2009/01/12   
액션영화광
대니 보일 감독이 [선샤인]이후로 약간 행보가 주춤한거 갔습니다.
하지만 이영화로 성공했군요... 저도 [슬럼독 밀리어네어] [벤자민 버튼의 시간인 거꾸로 간다] [체인질링] 기대중입니다...
 2009/01/12   
쭈니 [선샤인]은 아예 보지도 않았습니다.
암튼 대니 보일 감독의 슬럼프 탈출이 가장 기쁩니다.
그나저나 이번주 개봉작은 볼 영화가 없고...
다음주엔 [체인질링], [적벽대전 2], [발키리], [배드타임 스토리]까지 무려 기대작이 4편이나 개봉합니다.
이번주와 좀 나눠서 개봉해주면 좋을텐데... ^^
 2009/01/12   
김실장
막강 할머니...ㅋㅋㅋ
그래 이제 춤을 다 봤으니 먹자.~~!!
아 그런 반전이 있을줄이야...ㅋㅋㅋ
펭귄대장이 나무인형이랑 결혼할때 옆에 있던 부하가 키스해도돼? ㅋㅋㅋ
마지막 사진에서 보여주네요 따귀때리는 장면 ㅋㅋㅋ
하지만 전편에 비해 조금 아쉬운건 저만 그런가요?
 2009/01/13   
쭈니 저도 전편에 비해서는 아쉬웠습니다.
뭐 솔직히 말한다면 전편도 그렇게 열광하며 본 편은 아니지만...
그래도 웅이한테는 딱 알맞은 수준의 영화였음에는 분명합니다. ^^
 2009/01/13   
이빨요정
전체적으로 무난하게 진행되서 좀 시시한감이 없지 않았지만 그래도 즐기면서 보기에는 괜찮았습니다.  2009/02/20   
쭈니 네, 맞습니다. 즐기면서 보기에는 괜찮은...
픽사의 애니메이션을 볼땐 '우와'하면서 봤는데... ^^
 2009/02/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