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이야기/2002년 영화이야기

<모스맨>- 성수대교 참사때도 그가 나타났을까?

쭈니-1 2009. 12. 8. 14:28

 



감독 : 마크 펠링턴
주연 : 리차드 기어, 로라 리니, 윌 패튼
개봉 : 2002년 4월 19일

어느 평범했던 날 오전... 황사 현상때문에 몸이 몹시도 좋지 않았던 그 날... 저는 일도 하기싫고해서 인터넷으로 여기저기 돌아다녔습니다. 물론 팀장님 안계신틈을 타서 말이죠. ^^;
영화 정보 사이트도 돌아다니고 와레즈 사이트도 돌아다니다가 우연히 'KaZaA'라는 프로그램을 보게 되었죠. 프로그램 설명으론 단지 공유 프로그램이라고만 되어 있을뿐 사용법은 쓰여있지 않았습니다.
공유 프로그램이라... 그렇지않아도 심심하던차에 전 그냥 그 프로그램을 다운받았습니다. 압축을 풀고 이것저것 실행을 해봤죠. 모든 메뉴가 영어라서 힘이들더군요. (영어에 한없이 약한 쭈니... ^^;) 그러다가 그냥 호기심으로 영화 동영상 파일을 한번 찾아보기로 했습니다. 제가 아무리 영어에 약하다고는 하지만 Search라는 메뉴가 파일을 찾는것에 쓰인다는 것쯤은 알기에 Search에 들어가 아무 영화나 검색을 하기로 했습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영화 제목을 한글로 검색하면 안될것이고해서 제가 보고있던 영화 사이트에서 아무 영화나 골라 원제를 복사하고 Search에 끼어 넣었죠. 그랬더니 몇가지 동영상 파일들이 나오더군요. 그래서 마우스의 오른쪽 버튼을 누르고 아무 동영상을 클릭하여 Download를 눌렀습니다. 오호~ 그랬더니 뭔가 파일이 다운되는 듯한 화면이...
하지만 조금 미심쩍었습니다. 영화 다운받는 것이 이렇게 쉬울리가 없는데... 뭐 암튼 밑져야 본전이니 그대로 프로그램을 실행시켜놓고 업무를 시작했죠.
업무가 끝날때쯤 놀랍게도 제 폴더엔 영화 한편이 떡하니 다운받아져 있었습니다. 지금까지 다른분이 팝폴더에 공유시킨 영화만을 찾아다녔었는데 이렇게 스스로 영화를 찾아서 다운받고나니 정말 뿌듯한 생각이 들었습니다. 마치 이젠 완전히 컴퓨터 박사가 된 듯한 착각도 들고... ^^;
업무를 마치고 집으로가는 길에서도 기분이 좋아 콧노래가 절로 나왔죠.
이렇게 무언가를 새로 배운다는 것... 정말 기분좋은 일입니다. 2년전만해도 메일도 보내지 못했던 제가 많은 발전을 거듭한거죠. 그래서 앞으로 배울것이 많다는 것이 절 설레이게 합니다. 또 어떤 프로그램이 나를 즐겁게 할런지... ^^
제가 너무 흥분했죠? 지금도 기분이 무지 좋습니다. 앞으로 보고싶은 영화가 있으면 다른 분이 팝폴더로 공유하기를 기다리지 않고 스스로 영화를 찾을수가 있으니 말입니다.
그리고 지금까지 영화를 팝폴더로 공유해준 많은 분들을 위해 저도 'KaZaA'로 다운받은 영화를 팝폴더로 공유하기로 했습니다. 물론 아직 팝폴더 공유를 한번도 해보지 않아서 잘 될지는 모르지만... ^^;
암튼 그렇게해서 우연하게 보게 된 영화가 <모스맨>입니다.
혹시 제목만 듣고 이 영화를 <슈퍼맨>, <배트맨>류의 코믹스를 원작으로한 액션 영화로 착각하시는 분 안계시신가요? (한분도 안계신다고요? 전 착각했었는데... ^^;)
<모스맨>은 액션 영화가 아닌 대참사가 일어나기전에 나타난다는 초자연적인 현상을 영화한 것으로 실화라고 하더군요. (음~ 그랬군... ^^)
암튼 <모스맨>은 제게 아주 의미심장한 영화입니다. 제 스스로 찾은 첫번째 영화니까요. ^^


 

 

 


이 영화의 주인공은 워싱턴포스트지의 정치부 기자 존입니다. 그는 직장에서는 촉망받는 기자로써 그리고 가정에서는 사랑하는 아내인 메리의 든든한 남편으로써 행복한 삶을 살고 있었죠. 이제 그는 이 완벽한 행복의 결정체를 완성하려합니다. 바로 메리와 자신만의 보금자리를 마련하는 것입니다. 정말 모든 것이 완벽하고 행복했습니다. 하지만... 불행은 가장 행복한 시간에 찾아오는 법. 영원히 자신의 곁에 있어줄것이라 생각했던 메리가 의문의 교통사고를 당하고 맙니다. 그리고 알수없는 말과 이상한 그림만을 남긴채 죽고말죠. 홀로 남겨진 존... 그렇게 2년이라는 세월이 흘러버립니다. 그리고 존은 다시 이상한 일들을 겪게 되죠.
이렇듯 영화는 처음부터 저에게 수많은 수수께끼를 안겨줍니다. 그리곤 어디한번 수수께끼를 풀수있으면 풀어보라는 식으로 다그치죠.
'도대체 2년전 메리에겐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그리고 지금 존에겐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 것일까?'
저에겐 모든 것이 의문일 수밖에 없습니다. 마치 혼란을 느끼는 영화속의 주인공 존처럼 말이죠.
영화는 철저하게 존의 관점에서 스토리를 진행시킴으로써 제가 이 영화의 수수께끼를 풀기위해 노력하면 할수록 전 영화속의 존과 동화되어 가도록 합니다. 그런면에서 본다면 이 영화는 꽤 성공적인 작품입니다.
일단 영화를 보고있는 저와 영화속의 주인공인 존을 동화시키는데 성공했으니 말이죠.


 

 

 

  
일단 수수께끼의 열쇠는 존이 무의식중으로 어떠한 힘에 이끌려 도착한 작고 평화로워 보이는 외진 마을에 있습니다. 존은 이 곳에서 2년전 죽은 아내가 그렸던 이상한 그림의 실체를 봤다는 수많은 사람들과 만나게 됩니다. 그것의 이름은 모스맨(나방인간)... 대참사를 예언해주는 초자연적인 존재이죠. 이제 존은 이 심상치않은 기운속에 모스맨의 예언을 읽어야 합니다. 이유는 알 수없죠.
'왜 하필 존인가?'
이것이 이 영화에서 가장 중요한 수수께끼입니다. 영화를 보면 아시겠지만 이 수수께끼가 풀리며 영화 전반에 걸친 그 수많은 수수께끼도 해결되죠.
이 수수께끼를 풀기위해선 2년전 메리의 죽음으로 거슬러 올라가야 합니다. 그녀가 죽기전 그녀는 존에게 이렇게 말합니다.
'미안해요. 제가 모든걸 망쳤죠?'
그렇습니다. 존은 행복해질 수 있었는데... 메리의 죽음이 그 행복을 망친거죠. 메리의 죽음으로 무미건조한 일상을 사는 존에게 갑작스런 모스맨의 등장은 어쩌면 잃어버린 행복을 되찾아주기 위한 메리의 노력은 아닌지...
이를 뒷받침하는 것으로 존의 환청속에 들리는 메리의 목소리입니다.
'당신이 행복해졌으면 좋겠어요.'
그렇다면 어떻게 메리는 존을 행복하게 해 줄것인가?
일단 모스맨의 등장으로 존은 무미건조한 일상에서 벗어나 진실을 캐내는 기자로써의 본연의 임무로 돌아갑니다. 물론 존이 이 영화에서 모스맨의 등장으로 혼란스러운 모습을 보이기도 하지만 그보단 진실에 대한 그의 열망이 느껴지기도 합니다.
그리고 결국 그는 모스맨의 예언으로인해 새로운 사랑을 시작하게 되죠.
좀 과장되게 말한다면 어쩌면 이 모든 사건과 마지막의 참사가 존과 마을 보안관인 코니의 만남을 위해 죽은 메리가 꾸민 각본이라는 생각마저 들 정도입니다. (에이~ 설마... ^^)
마지막 모스맨에 대한 그 근본적인 수수께끼가 흐지부지되어 아쉽긴 했지만 며칠간의 혼란스러운 진실 찾기끝에 새로운 사랑을 찾았으니 존의 입장에서본다면 그리 손해되는 장사는 아닌 듯 하군요. ^^;


 

 

 


이 영화속 존과 함께 모스맨에 대한 수수께끼를 따라가다보면 라스트의 스펙타클한 장면을 만날 수 있습니다. 바로 모스맨이 예언한 마을의 재앙인 거대한 다리가 무너지는 장면이죠.
그런데 왜 이 장면을 보며 몇년전 우리의 마음을 아프게했던 성수대교 참사가 떠오르는지...
무너지는 다리위에서의 아비규환... 두려움에 떨며 살기위해 발버둥치는 사람들의 모습...
이 영화는 실화이며 실제로 세계의 참사 현장에서 모스맨을 보았다는 증언이 이어지고 있다는 군요. 그렇다면 과연 우리나라의 성수대교 참사나, 삼풍백화점 참사때도 모스맨이 나타났을까요?
만약 모스맨이 내 앞에 나타나 이 참사들을 예언해주었다면... 전 과연 어떻게 대처했을까요?
이 영화의 존처럼 진실을 밝히기위해 뛰어들까요? 아니면 모스맨을 봤다고 주장했다가 모든 것을 잃고 결국은 입을 다문채 폐쇄적인 삶을 살고 있는 리크박사처럼 행동했을까요?
어쩔땐 현실이 영화보다 더 드라마틱할때도 있습니다. 하지만 제가 그 드라마틱한 현실의 진짜 주인공이 된다면???
요즘처럼 나른한 일상속에서 이런 영화같은 상상도 나름대로 생활의 활력소가 되겠군요. ^^


 

 



 


지인 아빠
흠... 그 프로그램에 대해 내가 설명해 준 게 있을 텐데 그 이야기는 눈 씻고 봐도 없네요. 담부터 그러면 절대 안 갈켜 줄 거예요.  2002/04/16   

쭈니
지인 아빠님... 뭐 그런거 가지고 삐지십니까? ^^
다음엔 지인 아빠님 이야기도 많이많이 할께요. ^^
 2002/04/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