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짧은영화평/2018년 아쩗평

[겨울왕국의 무민] - 무민 가족에게 찾아온 크리스마스의 의미

쭈니-1 2018. 5. 23. 13:50



감독 : 이라 카르페란, 야쿱 론스키

더빙 : 빌 스카스가드, 알리시아 비칸데르

개봉 : 2018년 2월 8일

관람 : 2018년 5월 22일

등급 : 전체 관람가



연휴의 마지막은 무민과 함께...


5월 21일 월요일에 연차 휴가를 낸 덕분에 저희 가족은 토요일부터 화요일까지 나흘간의 연휴를 만끽했습니다. 연휴 첫째날엔 홍대에서 [마징가 Z : 인피니티]를 본 후 홍대 거리를 배회했고, 둘째날과 셋째날엔 충청북도 단양으로 가족 여행을 다녀왔습니다. 그리고 마지막날엔 석가탄신일을 맞이하여 집 근처 절에서 산채비빔밥과 딱을 얻어먹고 왔습니다. 그랬더니 온 몸이 기진맥진. 결국 저는 오후 1시부터 4시까지 무려 3시간동안 낮잠을 자야만 했습니다.

하지만 이대로 연휴의 마지막 날을 보내는 것은 너무 아쉬워서 웅이와 함께 영화 한편을 보기로 했습니다. 원래 계획대로라면 [피터 래빗]을 보러 갔을텐데... 안타깝게도 [피터 래빗]이 더빙버전으로만 상영을 해서 포기해야만 했고, 그 대신 개봉 당시 더빙버전으로만 상영해서 역시 극장관람을 포기했던 핀란드 애니메이션 [겨울왕국의 무민]을 자막버전으로 집에서 보기로 했습니다.

[겨울왕국의 무민]은 겨울을 맞이하여 기나긴 겨울잠을 자야만 하는 무민 가족이 헤뮬렌이라는 불청객으로 인하여 난생 처음 크리스마스의 소란스러움과 마주하게 된다는 내용읍니다. 아마 크리스마스 시즌에 봤다면 크리스마스의 의미를 되짚어볼 수 있는 영화였을 듯합니다.




크리스마스를 맞이한 무민 가족


무민 가족이 크리스마스의 소란스러움을 처음 마주하게된 사연은 이러합니다. 겨울만 되면 겨울잠을 자야하는 무민(빌 스카스가스)에게 겨울은 지루하고 따분한 계절입니다. 그런데 헤뮬렌과 리틀마이(알리시아 비칸데르)가 찾아와 크리스마스에 잠만 자면 안된다며 무민가족을 깨우고, 영문도 모르는채 겨울잠에서 깬 무민가족은 크리스마스가 누군가의 이름으로 착각하고 손님을 맞이하기 위해 분주하게 준비를 합니다.

무민가족이 크리스마스라는 손님을 맞이하기 위한 준비는 투터키, 헤뮬렌, 소리우 등 새로운 친구들의 파티가 되고, 크리스마스를 잘 마무리한 무민 가족은 그제서야 편안한 겨울잠에 빠져듭니다. 결국 무민 가족은 영문도 모르는채 크리스마스라는 손님을 맞이하기 위한 준비를 했지만, 그것은 곧 가족, 이웃, 친구들과 함께 보내는 크리스마스의 진정한 의미와 맞닿은 것입니다.

처음보는 손님에게도 결코 짜증내지 않고 따뜻하게 맞이해주는 무민가족을 보며 현대인은 어떠한지 되돌아보게 됩니다. 솔직히 저만 하더라도 초대도 받지 않은채 무민가족의 파티에 끼어 들어놓고, 늑대 사촌들까지 데려오겠다는 소리우의 뻔뻔스러움이 짜증났었는데, 무민가족은 그러한 내색을 전혀 하지 않습니다. 어쩌면 그러한 순박함이 무민가족의 매력일지도...


  


부직포를 이용한 새로운 느낌의 스톱모션 애니메이션


[겨울왕국의 무민]은 스톱모션 애니메이션입니다. 특히 이 영화는 보송보송한 펠트와 부직포의 질감을 영화에서 그대로 표현해내는데, 셀 애니메이션, 3D 애니메이션에 익숙한 제겐 굉장히 새롭게만 느껴졌습니다.

하지만 스토리 전개는 솔직히 지루했습니다. 영화를 본 날 제 컨디션이 굉장히 안좋았기 때문인지 몰라도 영화를 보면서도 몇번이나 졸리워 두 눈을 껌벅껌벅해야만 했습니다. 하긴 특별한 사건없이 크리스마스를 준비하는 무민가족의 순박한 소동극으로 1시간 23분이라는 러닝타임이 가득 채워져 있으니, 어린이 애니메이션에서도 긴박한 스펙타클을 즐길 수 있는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애니메이션에 익숙한 제겐 [겨울왕국의 무민]이 지루하게 느껴진 것도 무리는 아니었을 것입니다.

그래도 [겨울왕국의 무민]은 익숙하지 않은 굉장히 독특한 애니메이션이라는 측면에서 꽤 의미가 있는 영화입니다. 언제나 엇비슷한 영화만 본다면 지치기 마련입니다. 애니메이션을 좋아하는 제 입장에서는 이렇게 각양각색의 애니메이션을 즐길 수 있는 것 또한 축복이 아닐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