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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닥터 후 시즌 9> - 충격과 슬픔으로 클라라를 떠나보내다.

쭈니-1 2018. 5. 14. 17:04



닥터의 유언장으로 포문을 열다.


먼저 <닥터 후 시즌 9>에 대한 제 전체적인 평을 하자면... '최근 봤던 <닥터 후> 중에서 가장 충격적이고, 재미있었다.'입니다. 최근에 본 <닥터 후>가 시즌 5에서부터 시즌 9까지이니 말 그대로 5시즌 동안 저는 <닥터 후 시즌 9>가 가장 인상적이었습니다. 일단 '에피소드 1 : 마법사의 제자'부터가 그러합니다. '에피소드 1 : 마법사의 제자'는 닥터가 어느 행성에서 죽을 위기에 빠진 한 소년과 마주하는 장면으로부터 시작합니다. 그 소년의 이름은 데브로스. 바로 달렉을 창조자였습니다. 결국 닥터는 소년을 구해주지 않고 현장에서 도망칩니다.

시간이 흘러 생명력이 다한 데브로스는 죽기 전에 닥터와 대화를 나누겠다며 닥터를 찾아나섭니다. 하지만 닥터는 자신의 유언장인 고백 다이얼만 남긴채 두문불출합니다.  <닥터 후 시즌 8>에서 닥터의 친구이자 적으로 애증의 관계를 보여줬던 미씨는 닥터를 찾겠다며 클라라에게 협박같은 도움을 청하고, 미씨와 클라라는 닥터를 찾아 함께 데브로스를 만나기 위해 달렉의 행성 스카로로 갑니다.

'에피소드 2 : 마녀의 꼭두각시'로 이어진 스카로에 간 닥터와 미씨, 그리고 클라라의 모험은 굉장히 흥미로웠습니다. 특히 닥터를 구하기 위해 클라라의 희생쯤은 아무 것도 아니라는 듯 여기는 미씨의 행동은 처음부터 끝까지 긴장감을 부여했습니다. 그리고 마지막엔 스카로를 탈출한 닥터가 다시 과거로 돌아가 소년 데브로스를 구합니다. 결국 소년 데브로스를 구하며 닥터 또한 달렉의 창조에 일조한 셈입니다.




애쉴다의 등장을 눈여겨 보라.


저는 처음부터 미씨가 등장하여 <닥터 후 시즌 9>에서는 미씨가 꽤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 기대했습니다. <닥터 후 시즌 6>의 리버 송처럼 말입니다. 하지만 미씨의 활약은 딱 거기까지입니다. 그 대신 달렉과 타임로드의 혼종인 라이브리드에 대한 전설이 <닥터 후 시즌 9> 전체를 잇는 중요한 매개체 역할을 하고, 새로운 말썽꾼 애쉴다가 '에피소드 5 : 죽었던 그 소녀'에서 등장하여 <닥터 후 시즌 9>의 재미를 더욱 복돋아줍니다.

애쉴다는 바이킹족의 소녀입니다. 하지만 바이킹 마을을 습격한 외계종족 마이어의 공격에 애쉴다가 죽음을 당하자 닥터는 애쉴다를 살려줍니다. 그리고 그 대신 그녀에게 영원한 삶을 부여합니다. 문제는 애쉴다를 살리기 위해 선택한 영원한 삶이 애쉴다에게 저주가 되었다는 점입니다.

이후 애쉴다는 '에피소드 6 : 살았던 그 여인'에서 다시 모습을 드러내는데, 바이킹 마을의 사랑스러운 애쉴다가 아닌 영원한 삶이라는 저주로 인하여 냉혹해진 도둑 나이트메어가 되어 닥터에게 원망을 쏟아냅니다. 그리고 <닥터 후>의 에피소드 중에서 가장 충격적이었던 '에피소드 10 : 까마귀와 마주하다'에 등장하여 클라라의 죽음에 일조하고, '에피소드 12 : 지옥으로 향하다'에서는 모든 것이 멸망한 최후의 우주에 홀로 남은 존재로 그려집니다.




두개씩 짝 지어진 에피소드들.


<닥터 후 시즌 9>가 이전의 다른 <닥터 후>와 달랐던 것은 에피소드가 하나로 끝나지 않고 두개씩 짝을 이루고 있다는 점입니다. '에피소드 1 : 마법사의 제자'와 '에피소드 2 : 마녀의 꼭두각시'가 서로 이어져 있고, 2119년 수중 기지에 나타난 유령에 대한 이야기인 '에피소드 3 : 호수 아래에서'와 '에피소드 4 : 홍수 이전에'도 서로 연결되어 있습니다. 애쉴다가 등장하는 '에피소드 5 : 죽었던 그 소녀'와 '에피소드 6 : 살았던 그 여인' 역시 사로 배경은 다르지만 하나의 이야기로 봐도 무방합니다.

모습을 바뀌 인간과 함께 더불어 살아가던 자이곤의 과격파가 반란을 일으키는 '에피소드 7 : 자이곤 침공'과 '에피소드 8 : 자이곤 반전'도 서로 연결되어 있는데, 특히 이 에피소드에는 <닥터 후 시즌 8>에서 미씨에게 죽음을 당한 오스굿이 다시 나오고, <닥터 후 시즌 8> 막판 흑화된 클라라와 비슷한 악당 클라라의 모습도 볼 수 있습니다.

이렇게 에피소드가 두개씩 짝을 짓다보니 이야기의 완성도가 높아졌습니다. 특히 '에피소드 7 : 자이곤의 침공'과 '에피소드 8 : 자이곤 반전'에서는 이슬람 과격주의자들의 테러에 대한 정치적 풍자와 메시지가 담겨져 여러모로 의미가 깊었습니다.




클라라여, 안녕!


제가 <닥터 후 시즌 9>를 최근 본 <닥터 후> 중에서 가장 충격적이고 재미있었다고 칭한 것은 '에피소드 10 : 까마귀와 마주하다'에서부터 시작한 <닥터 후 시즌 9>의 후반 덕분입니다. 앞서 언급한대로 클라라는 '에피소드 10 : 까마귀와 마주하다'에서 죽음을 당합니다. 닥터에게 복수를 하지 말라는 간절한 당부의 말을 남기고...

애쉴다가 이런 계략을 꾸민 것은 하이브리드에 대한 비밀을 찾기 위한 갈리프레이(닥터의 고향) 대통령의 음모 때문입니다. 하지만 '에피소드 11 : 하늘에서 내리다'에서 닥터는 모진 고문을 당함에도 불구하고 하이브리드에 대한 진실을 털어놓지 않습니다. 그리고 닥터는 45억년이라는 세월동안 죽음과 복제를 반복한 끝에 이 지옥에서 빠져 나갑니다.

클라라의 죽음에서부터 시작하여 45억년이라는 세월동안 죽음과 복제를 반복하는 닥터의 모습도 충격적이지만, 마지막 에피소드인 '에피소드 12 : 지옥으로 향하다'에서 클라라를 향한 닥터의 눈물겨운 애정, 그리고 닥터를 위한 클라라의 마지막 선택은 제 가슴을 후벼팠습니다. 결국 닥터는 영원히 클라라를 기억하지 못한채 그녀를 찾아 헤맬 것입니다. 그러한 닥터를 보는 클라라의 마지막 눈빛이 어찌나 슬프던지...




<닥터 후> 컴패니언이 퇴장할때마다 난 슬프다.


결국 <닥터 후 시즌 7>에서 혜성처럼 등장하여 제 마음을 사로 잡았던 컴패니언 클라라는 이렇게 퇴장을 합니다. 그녀는 애쉴다와 함께 갈리프레이로 돌아가 정지된 시간에 갇힌 자신의 죽음의 순간을 되돌릴 것입니다. 물론 그 전에 갈리프레이까지 멀리 멀리 돌아간다고 했으니 클라라는 죽음을 맞이하기 전 애쉴다와 신나는 모험을 겪게 될것입니다. 이렇게 클라라는 퇴장합니다.

하지만 클라라 이전 에이미의 퇴장에서도 저는 비슷한 감정을 느꼈었습니다. 에이미는 <닥터 후 시즌 5>에 처음 등장 한 후 <닥터 후 시즌 7> 중반에 갑자기 퇴장해서 저를 충격에 빠뜨렸었습니다. 그런데 다시한번 돌이켜보니 최초의 컴패니언 로즈 타일러가 퇴장했을 때도 비슷한 감정을 느꼈었습니다. 이쯤되면 <닥터 후> 컴패니언이 퇴장할 때마다 저는 충격과 슬픔을 느꼈던 것 같습니다.

저는 지금 <닥터 후 시즌 10>을 보기 위한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닥터 후 시즌 10>에는 새로운 컴패니언 빌 포츠가 등장합니다. 솔직히 제가 선호하는 외모는 아닌 펄 맥키가 연기했기에 로즈, 에이미, 클라라처럼 빌을 좋아하게 될런지는 아직 미지수이지만, 그래도 닥터와 빌이 겪는 새로운 모험을 학수고대하고 있는 중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