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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닥터 후 시즌 8> - 새로운 닥터 피터 카팔디와 함께...

쭈니-1 2018. 4. 30. 16:20



12대 닥터 피터 카팔디


영국 드라마 <닥터 후>는 분명 제 취향에 딱 알맞습니다. 상상력을 자극하는 SF 드라마인데다가 기본적으로 시간여행을 소재로 하고 있습니다. 게다가 괴짜인 닥터 캐릭터가 매력적이고, 닥터와 함께 시간과 우주를 여행 컴패니언과의 케미도 언제나 저를 즐겁게 했습니다. 하지만 단 한가지 아쉬운 점이 있는데 닥터가 자꾸 바뀐다는 점입니다. 제가 10대 닥터인 데이비드 테넌트의 <닥터 후 시즌 2>부터 <닥터 후 시즌 4>까지 재미있게 보다가 갑자기 중단한 이유도 닥터가 데이비드 테넌트에서 맷 스미스로 바뀌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웅이와 함께 <닥터 후 시즌 5>에서부터 <닥터 후 시즌 7>까지 즐기며 어느사이 닥터로 맷 스미스를 받아들이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맷 스미스도 영원히 닥터를 연기하지는 않았습니다. <닥터 후 시즌 8>부터는 피터 카팔디로 닥터가 바뀌었기 때문입니다. 정들면 바뀌니 아쉬운 마음이 클 수 밖에 없지만, 그래도 피터 카팔디 닥터에 익숙해지기로 결심했습니다.

그러한 제 마음을 이해했는지 <닥터 후 시즌 8>의 '에피소드 1 : 숨을 멈춰라'에서 클라라는 새로 바뀐 닥터를 받아들이지 못하고 고민합니다. 그도 그럴 것이 <닥터 후 시즌 7>에서 보여준 맷 스미스 닥터와 클라라의 케미가 환상적이었기 때문입니다. 에이미와 로리가 충격적으로 중간에 퇴장을 했지만 그 공백이 느껴지지 않을 정도였습니다. 그런데 젊고 매력적인 닥터가 갑자기 노인의 모습이 되어 버렸으니... 하지만 마담 바스트라는 그러한 클라라에게(혹은 시청자인 제게) 따끔한 일침을 가합니다. 모습이 바뀌었어도 닥터는 닥터일 뿐이라고...




피터 카팔디를 닥터로 받아들이다.


분명 마담 바스트라의 일침은  맞는 말입니다. 닥터는 재성성을 통해 항상 얼굴을 바꾸어 왔었고, 그것이 <닥터 후>의 기본중에서도 기본인 설정이기 때문입니다. 그것을 인정하지 못한다면 더이상 <닥터 후>를 즐길 자격이 없는 것이겠죠.

일단 피터 카팔디를 닥터로 받아들이고나니 <닥터 후 시즌 8>은 우려했던 것과는 달리 매력적인 이야기를 쏟아냈습니다. 특히 피터 카팔디 닥터와 클라라의 케미가 흥미로웠는데... 사실 <닥터 후 시즌 7>에서 맷 스미스 닥터와 클라라는 마치 사랑하는 사이처럼 보였습니다. 특히 <닥터 후 시즌 7>의 '에피소드 13 : 닥터의 이름으로'에서 클라라는 닥터를 구하기 위해 그의 모든 타임라인에 뛰어들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피터 카팔디로 닥터가 바뀌면서 닥터와 클라라의 관계는 마치 아버지의 딸처럼 보였습니다. 특히 클라라가 군인 출신 수학교사 대니 핑크와 연인 관계가 되자, 닥터는 대니를 묘하게 깎아내리기도 합니다. 마치 애중중지 키운 딸을 낚어 채려는 사위를 원망스러운 눈으로 쳐다보는 장인처럼 말이죠. 그 덕분에 맷 스미스 닥터와는 또 다른 매력을 지닌 피터 카팔디 닥터를 자연스럽게 받아들일 수가 있었습니다.




대니 핑크의 죽음, 그리고 클라라의 분노


만약 내가 대니라면 닥터와 함께 하는 클라라의 여행을 눈감아 줄 수 있을까요? 솔직히 그러지 못할 것 같습니다. 왜냐하면 닥터와의 여행은 언제나 위험이 도사리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제가 만약 클라라라면 닥터와의 여행을 그만 둘 수 있을까요? 솔직히 그러지 못할 것 같습니다. 닥터와의 여행은 분명 위험하지만 내가 특별한 존재임을 느낄 수 있습니다. 만약 닥터와의 여행을 그만둔다면 평화로운 일상이 너무 지루하고, 내 자신이 보잘것 없는 존재처럼 느껴질 것입니다.

닥터와 클라라의 모험은 이렇게 아슬아슬한 경계 안에서 진행됩니다. 대니는 끊임없이 자신보다 닥터를 우선시하는 클라라에게 불만을 드러내고, 클라라는 닥터와 대니 사이에서 갈팡질팡합니다. 그런데 사건이 발생합니다. '에피소드 11 : 다크 워터'에서 대니가 교통사고로 죽고만 것입니다. 닥터와의 위험한 모험을 즐기는 클라라 대신 안전한 현실에 안주는 대니가 죽다니... 참 묘하죠?

대니의 죽음은 클라라를 변하게 만듭니다. 클라라는 대니를 살리기 위해 닥터를 협박하기에 이르고, 닥터를 클라라를 위해 사후 세계에 찾아갑니다. 그리;고 그곳에서 미씨의 충격적인 음모와 마주하게 됩니다.




애증의 관계 마스터... 미씨가 되어 돌아오다.


'에피소드 11 : 다크 워터'가 클라라의 흑화로 인상깊었다면,  <닥터 후 시즌 8>의 최종화인 '에피소드 12 : 천국에서의 죽음'은 미씨의 정체가 밝혀지며 <닥터 후 시즌 8>을 완벽하게 마무리짓습니다. 사실 미씨는 '에피소드 1 : 숨을 멈춰라'의 마지막 장면에서 잠시 모습을 드러낸 바가 있습니다.

빅토리아 시대의 런던에서 사람들의 장기를 빼앗아 자신의 몸을 수리하는 정체모를 외계인은 약속의 땅을 언급하는데, 그 약속의 땅이 바로 미씨가 구축해놓은 천국입니다. 사실 미씨는 닥터의 오랜 친구이자 숙적이기도한 마스터가 여성의 모습으로 재성된 것입니다. 미씨는 인간의 영혼을 저장하여 사이버맨 군대의 몸에 주입시켜 인간을 순식간에 말살할 수 있는 군대를 만듭니다. 그의 목표는 닥터가 사이버맨 군대를 이용하여 지구를 지배하는 것. 이러한 어처구니없는 미씨의 계획을 끝낸 것은 사이버맨이 된 대니의 마지막 희생입니다.

<닥터 후 시즌 8>은 피터 카팔디 닥터와 클라라의 관계를 아버지와 딸의 관계로 묘사함으로써 새로운 케미를 만들어냈고, 그와 더불어 대니의 죽음으로 충격적인 결말도 구축합니다. 그리고 더더욱 중요한 것은 미씨의 등장인데... <닥터 후 시즌 9>를 보니 미씨는 단발적인 캐릭터가 아닌 앞으로도 계속 등장하여 닥터와 애증의 관계를 이어나갈 것으로 보입니다. 그리고 보너스... <닥터후 시즌 8>의 최종화인 '에피소드 12 : 천국에서의 죽음'의 마지막 장면에서 산타가 등장하여 '이대로 끝낼 수는 없잖아.'라고 선언한다는 점입니다. 이로 인하여 저는 무려 1,500원을 투자하여 <닥터 후 시즌 8 크리스마스 스페셜>을 구매해버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