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 : 조슈아 사프디, 베니 사프디
주연 : 로버트 패틴슨, 베니 샤프디, 버디 듀레스
개봉 : 2018년 1월 4일
관람 : 2018년 5월 7일
등급 : 15세 관람가
황금연휴는 집에 영화보기
어린이날 대체공휴일까지 낀 3일간의 황금연휴. 양가 부모님을 위한 어버이날 외식을 토, 일요일에 하고나니 월요일에는 자유 시간이 주어졌습니다. 특히 웅이는 친구들과 함께 [어벤져스 : 인피니티 워]를 4D로 보기로 했다며 오전에 나간 상황. 구피는 "난 오늘 아무 것도 안할거야."를 선언하며 쇼파와 한 몸이 되어 버립니다. 이럴때 극장에서 볼 영화가 있으면 좋으련만 안타깝게도 극장엔 저를 위한 영화는 없었습니다. 결국 제 결정은 그동안 미뤄놓았던 다운로드 영화 보기입니다.
월요일 하루동안 저는 oksusu를 이용해서 세편의 영화를 연달아 봤습니다. 그 중 첫번째로 본 영화는 [굿타임]입니다. [굿타임]은 미국의 독립영화로 지적장애가 있는 동생 닉(베니 샤프디)이 은행털이 도중 경찰에 체포되자 형 코니(로버트 패틴슨)가 닉을 구하기 위해 겪게 되는 하룻밤 동안의 광란의 질주가 내용입니다.
2017년 제70회 칸영화제 경쟁부문에 초청되어 평론가들의 극찬을 받으며 사운드 트랙상을 수상한 이 영화는 [트와일라잇 시리즈]로 스타덤에 오른 로버트 패틴슨의 파격적인 연기 변신과 할리우드를 이끌 차세대 감독 사프디 형제의 감각적 영상미가 돋보이는 영화입니다.
지적장애 동생과 은행 털이에 나선 코니
[굿타임]은 지적장애가 있는 닉이 할머니의 권유로 정신과 의사와 상담을 받는 장면에서부터 시작됩니다. 닉의 상담이 진행되는 사이 코니는 다짜고짜 병원에 들어와 난동을 부리며 닉을 데리고 나갑니다. 할머니가 닉을 학대하고 있다고 주장하는 코니는 닉을 진정으로 사랑하는 사람은 자신 뿐이라며 닉과 함께 뉴욕을 떠나 새출발을 하겠다고 선언합니다. 하지만 새출발을 위한 자금이 필요했던 코니는 닉을 데리고 은행털이를 시도하는데...
사실 초반 장면은 조금 어처구니가 없었습니다. 치밀한 계획을 세운 전문 범죄자들도 성공시키기 힘든 시내 한복판에 있는 은행 털이를 지적장애가 있는 동생과 함께 하려는 코니의 계획 자체가 어처구니가 없었고, 너무 순순히 돈을 내주는 은행 직원도 어처구니가 없습니다. 하지만 이대로 쉽게 코니의 계획이 성공할리가 없죠. 결국 경찰과의 추격전 끝에 닉은 붙잡히고 맙니다.
솔직히 저는 이게 뭔 영화인가 싶었습니다. 범죄 스릴러라고 하기엔 뭔가 어리숙하고, 그렇다고 [로스트 인 더스트]처럼 형제애를 강조한 범죄 드라마라고 하기에도 지적장애 동생을 범죄에 끌어들이는 코니의 모습을 통해 고개를 가로젓게 만듭니다. 암튼 닉을 범죄에 끌여들여 놓고, 닉을 혼자 내버려두고 열심히 도망쳤던 코니는 뒤늦게 닉을 구하겠다며 역시나 무계획적인 즉흥적인 행동들을 벌입니다.
아무 계획없이 무작정 폭주하는 코니
닉을 구하겠다는 코니의 하룻밤 모험은 그야말로 엉망진창입니다. 은행에서 훔친 돈은 닉의 보석금으로 모두 날리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만달러가 부족해 애인 코리(제니퍼 제이슨 리)를 꼬드겨 어머니 카드를 긁게 만듭니다. 하지만 코리의 어머니가 카드사용을 막아놓자 이번엔 감옥에서의 구타로 병원에 입원한 닉을 구하겠다며 병원에 잠입합니다.
어렵게 병원에 입원한 범죄자를 병원밖으로 끌고 나오지만 그가 닉이 아닌 마약범 레이(버디 듀레스)라는 사실을 알게 되고, 이번엔 레이가 체포전 숨긴 마약을 찾아 팔기 위해 놀이공원에 잠입합니다. 놀이공원 경비와의 사투 끝에 겨우 마약을 찾은 닉은 이번엔 마약을 되팔기 위해 레이의 친구인 마약상과 접촉하지만 결국 경찰에 붙잡히는 신세가 됩니다.
단 하룻동안에 벌어진 일이라고 하기엔 파란만장하지만, 아무리 좋게봐도 코니는 지적장애가 있는 닉 보다 조금 나을뿐 멍청하긴 매한가지입니다. 운좋게 은행털이, 병원에 입원중인 범죄자 구출하기, 놀이공원에서 마약 찾기 등의 계획을 성공하시키지만, 그의 운은 오래 가지 못하고 상황은 점점 꼬여만갑니다. 결국 영화는 미처 날뛰던 코니의 하룻밤의 일상을 보여주다가 코니와 닉이 제자리로 돌아가는 마지막 엔딩을 보여주며 영화를 끝맺음합니다.
코니의 하룻밤 동안의 모험을 통해 감독이 보여주고 싶었던 것은 무엇일까?
제가 상업영화 위주로 영화를 봐서인지 몰라도 가끔은 영화를 보고나서도 이해가 되지 않는 영화들이 있습니다. [굿타임]이 바로 그런 영화입니다. 물론 이 영화의 내용이 이해가 되지 않는 것은 아닙니다. 단지 이 영화를 통해 감독이 관객에게 보여주고 싶었던 것이 무엇인지가 이해가 되지 않았습니다. 일단 영화적 재미를 위한 영화가 아닌 것은 분명합니다. 왜냐하면 [굿타임]은 장르 영화적 쾌감이 거의 없었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분명 사프니 형제는 지적정애가 있는 동생 닉을 구하겠다는 코니의 하룻밤 모험을 통해 관객에게 뭔가 메시지를 전해주려고 했던 것이 분명합니다. 하지만 도대체 아무런 계획도 없이 무조건 저지르고 보는 코니에게서 어떤 메시지를 전달 받을 수 있단 말일까요?
결국 [굿타임]을 보고나서 남은 것은 스타일입니다. 그러고보니 션 베이커 감독의 [탠저린]도 비슷한 느낌이었습니다. 션 베이커 감독도 [탠저린]의 감각적 영상미를 통해 할리우드 차세대 감독으로 등극했으니 어쩌면 할리우드 차세대 감독의 조건은 영화의 짜임새있는 내용보다는 감각적 스타일일지도 모르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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