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짧은영화평/2017년 아짧평

[존 윅 : 리로드] - 마지막 3편은 꼭 극장에서 봐야겠다.

쭈니-1 2017. 6. 22. 17:15

 

 

감독 : 데이빗 레이치, 채드 스타헬스키

주연 : 키아누 리브스, 리카르도 스카마르치오, 로렌스 피시번, 이안 맥쉐인

개봉 : 2017년 2월 22일

관람 : 2017년 6월 21일

등급 : 청소년 관람불가

 

 

2년전 통쾌함을 다시한번.

 

사실 저는 막무가내식 액션영화를 그다지 좋아하지 않습니다. 특별한 내용도 없이 주인공이 총을 쏘면 수십, 수백명의 악당들이 추풍낙엽처럼 쓰러지는 영화들을 보면 아무런 감흥도 느끼지 못한채 지루하다는 생각만듭니다. 하지만 2015년에 본 [존 윅]은 조금 달랐습니다. 분명 [존 윅]은 제가 좋아하는 스타일의 액션영화가 아닙니다. 은퇴한 전설적인 킬러 '존 윅'(키아누 리브스)이 마피아 조직을 상대로 복수를 하는 내용인데, '존 윅' 혼자 수십명의 마피아 조직원들을 모조리 죽여버립니다. 단지, 마피아 두목 비고의 애송이 아들 요제프(알피 알렌)가 '존 윅'이 애지중지하는 자동차를 훔쳐가고, 부인의 마지막 선물인 강아지를 죽였다는 이유만으로 말입니다.

어쩌면 [존 윅]은 황당한 영화입니다. 만약 요제프가 '존 윅'의 부인인 헬렌(브리짓 모나한)을 죽였다면 복수의 명분이라도 있었을텐데, 요제프는 고작 강아지 한마리를 죽였을 뿐입니다. 그렇기에 '존 윅'의 잔인한 복수 앞에서 요제프는 "고작 강아지였어."라고 항변하기도합니다. 강아지 한마리의 죽음이 마피아 조직원 수십명의 죽음과 맞바꾸어진 셈입니다. 그렇게 의미없이 죽어나간 마피아 조직원들 또한 한 가정의 아버지이자, 아들임을 감안한다면 "뭐 이따위 영화가 다 있어?"라고 투덜거림이 옳을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어찌된 영문인지 저는 [존 윅]이 재미있었습니다. 오랜만에 자신에게 맞는 캐릭터를 만난 키아누 리브스의 액션 연기도 반가웠고, 단순한 총질 액션에서 벗어난 [존 윅]만의 색다른 액션씬도 좋았습니다. 그리고 결정적으로 [존 윅]을 볼 당시 회사에서 스트레스 받는 일이 있었는데, [존 윅]을 보며 스트레스가 확 풀리는 느낌이어서 통쾌했습니다. 아마도 사람들이 [존 윅]과 같은 막무가내식 액션영화에 열광하는 이유는 저처럼 영화를 통한 대리만족 때문이 아니었을까요?

 

 

 

2년만에 돌아온 '존 윅' 이번엔 왜 총을 들었을까?

 

2천만 달러의 비교적 저예산으로 제작된 [존 윅]은 전세계적으로 8천8백만 달러의 흥행을 기록했습니다. 게다가 액션영화팬들은 [존 윅]에 열광적인 반응을 불러 일으켰기에 2편이 만들어지는 당연한 일이었습니다. 그리고 2년만에 2편인 [존 윅 : 리로드]가 공개되었습니다. 이 영화는 전편 흥행의 두배인 전세계적으로 1억6천6백만 달러의 흥행을 기록하며 3편을 예고하기도 했습니다.

[존 윅 : 리로드]는 '존 윅'이 피의 복수를 마치고 자신이 애지중지하던 자동차를 되찾는 것으로 시작합니다. 물론 그 과정에서 또다시 조직 하나를 완전히 박살냅니다. 하지만 조직의 보스에게는 화해의 손을 내밉니다. 비록 요제프의 철없는 장난 때문에 은퇴를 번복해야했지만 요제프에 대한 복수가 끝난만큼 헬렌을 그리워하며 또다시 평화로운 은퇴생활을 즐기고 싶었던 것입니다. 하지만 이번엔 옛 동료인 산티노(리카르도 스카마르치오)가 그를 가만 두지 않습니다. 은퇴를 위해 자신에게 도움을 받았던 '존 윅'에게 산티노는 신세를 갚으라고 요구하며 나선 것입니다.

킬러 세계에서 지켜야할 원칙은 딱 두가지가 있습니다. 하나는 콘티넨탈 호텔에서 살인 금지, 그리고 나머지 하나는 표식엔 반드시 응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산티노는 표식에 응할 것을 요구했고, '존 윅'에게는 선택의 여지가 없습니다. 콘티넨탈 호텔 뉴욕지부의 지배인 윈스턴(이안 맥쉐인)은 '존 윅'에게 충고합니다. 표식을 거부해도 죽고, 표식를 가진 자를 죽여도 죽고, 도망가도 죽을테니 산티노가 원하는 것을 해주라고. 그 다음엔 산티노를 죽이던 말던 아무도 상관하지 않을 것이라고. 이렇듯 [존 윅]에서는 복수를 위해 자발적으로 총을 들어야만 했던 '존 윅'은 [존 윅 : 리로드]에서는 킬러 세계의 룰을 위해 어쩔 수 없이 총을 듭니다.

 

 

 

룰은 지키되 복수 또한 이뤄낸다.

 

[존 윅]의 액션은 두개의 단락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존 윅'이 산티노의 의뢰로 카모라 조직의 보스인 지아나(클로디아 게리니)를 죽이는 것이 전반부입니다. 로마의 고풍스러운 콜로세움에서 카모라 조직원을 상대로한 '존 윅'의 일당백 액션은 그 명성 그대로입니다. 하지만 전편에서 보여줬던 '존 윅'의 분노가 결여되어 있습니다. 왜냐하면 그가 원해서가 아닌 표식에 의해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기 때문입니다. 그렇기에 지아나를 암살하는 장면과 지아나의 최측근인 카시안(커먼)과 대결을 펼치는 장면에서 '존 윅'은 그답지 않게 주저합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실망할 필요는 없습니다. 산티노를 향한 후반부 액션에서 '존 윅'의 진수가 펼쳐지기 때문입니다. 이미 '존 윅'의 집을 불태워버림으로써 헬렌과의 추억마저 모두 없애버린 산티노는 '존 윅'의 복수 대상이 될 수 밖에 없었습니다. 그도 그러한 사실을 잘 알기에 '존 윅'이 지아나 암살에 성공하자마자 자신의 최측근인 아레스(루비 로즈)에게 '존 윅'을 죽이라 명령했고, '존 윅'에게 7백만 달러의 현상금을 붙여 그를 벼랑 끝까지 몰아넣습니다. 하지만 그런다고 당할 '존 윅'이 아니죠.

보워리 왕(로렌스 피시번)의 도움으로 전열을 가다듬은 '존 윅'은 뉴욕에서 산티노를 상대로 화끈한 복수전을 펼칩니다. 가장 '존 윅'답게 말입니다. [존 윅]이 '존 윅'의 복수를 위해 무조건 직진하는 영화라면 [존 윅 : 리로드]는 제 아무리 '존 윅'이라 할지라도 절대 어길 수 없는 킬러 세계의 룰을 통해 액션의 완급을 조절하고, 후반부에 가서야 '존 윅'다운 액션을 제대로 터트립니다. 영화 자체가 전편에 비해 약간은 복잡해진 셈입니다.

 

 

 

'존 윅'의 진짜 이야기는 아직 남아 있다.

 

최근 할리우드 소식에 의하면 [존 윅]의 세번째 영화는 내년초에 제작이 돌입할 예정이라고 합니다. 사실 [존 윅 : 리로드]는 3편까지 염두에 두고 제작된 영화라고 할 수 있습니다. '존 윅'은 산티노의 복수에 성공했지만 콘티넨탈 호텔에서 살인금지라는 킬러 세계의 룰을 어김으로써 킬러의 세계에서 파문을 당합니다. 이제 전 세계의 모든 킬러들이 '존 윅'을 노릴 것입니다.

이미 산티노가 '존 윅'에게 7백만 달러의 현상금을 걸면서 '존 윅'과 킬러들의 대결은 맛뵈기로 선보였습니다. 스모 선수를 연상시키는 거구의 일본 킬러에서부터 각양각색의 특징을 지닌 킬러들이 '존 윅'을 향해 총을 겨눌테니 3편의 재미는 더욱 풍성해질지도 모르겠네요. 그러한 가운데 '존 윅'에게도 총을 들어야만할 이유가 생겨야 할텐데... 과연 3편의 각본은 어떻게 나올런지...

처음 [존 윅]이 개봉되었을땐 한물간 키아느 리브스의 저예산 B급 액션영화일 것이라 생각하며 애초부터 극장 관람을 포기했었고, [존 윅 : 리로드]가 개봉했을땐 함께 개봉한 [루시드 드림], [싱글라이더], [문라이트], [23 아이덴티티]를 먼저 챙겨보느라 [존 윅 : 리로드]를 미뤘었습니다. 하지만 3편이 개봉할땐 꼭 극장에서 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만큼 [존 윅]에 이어 [존 윅 : 리로드]도 제겐 매력적이었습니다.